Surroundings

황호석 회화展   2004_0602 ▶︎ 2004_0608

황호석_Mask_혼합재료_11×8cm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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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602_수요일_06:00pm

갤러리 아트사이드 서울 종로구 관훈동 170번지 Tel. 02_725_1020

Surroundings & Relationship ● 황호석 그림의 열쇠는 아이콘이다. 그리고 그 아이콘은 필연적으로 그것을 둘러싼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하나의 관계를 설정하고, 각각 그 고유의 힘을 획득한다. 아이콘은 인간이 내면적으로 추구하는 그 어떤 것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것으로 인간의 역동적인 힘 혹은 긍정적인 욕망을 대변한다. 따라서 그가 의미하는 아이콘은 미술에서 보편적으로 논의되는 이미지, 像도 아니며, 또한 단순히 컴퓨터 화면상에 사용되는 아이콘도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초월적인 능력과 힘을 내포하는 게임에서의 아이템과 같은 물건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가 "아이콘이 필요로 하는 이유는 여러 사람들과의 감정적인 관계를 좀더 부드럽게 형성하고자 함이다"라고 말하듯, 아이콘은 상대방과 대면하는 순간마다 인간의 실질적인 관계를 좀더 활성화시켜주는 촉매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즉, 타인보다 약함을 느꼈을 때, 힘을 상징하는 칼이라는 아이콘이 필요한 것이고, 여자 친구와 사이가 좋지 않을 때는 큐피트라는 아이콘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콘은 인간 내부에서 기본적으로 갈망하는 심리적 불안감을 채워주고 보충해주는 구세주이며,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의 감정적인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척도이기도 하다.

황호석_Battle for Soul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3cm_2004
황호석_Garden for Thinkers_종이에 에나멜과 연필_27×51cm_2004
황호석_Garden for Thinker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320cm_2004

「studies for the parts of surroundings」시리즈는 그의 아이콘 이야기를 가장 적절히 표현한 작품이다. 남녀가 만나면서 발생하는 심정적 변화를 아이콘의 모습으로 변조시켰다. 비록 오랜 기간 사랑을 서로 교감했더라도, 사실상 그 관계를 그렇게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내면적으로 무수히 많은 아이콘이 필요했었다는 것을 지적한다. 즉 외면적으로는 공통점만 보일지라도, 그 속에는 불일치와 불협화음이 있을 뿐만 아니라 겉과는 다른 이면적인 긴장과 복잡한 감정이 함께 공존하는 것이다. 그림에 등장하는 아이콘은 모두 독특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살아있는 기호이다. 예를 들어 반지는 무엇인가를 증명하는 것이고, 손바닥에 있는 주사위는 운명을 지칭한다. 또한 번개는 벌을 주거나 정신을 들게 하는 능력을 지닌 아이콘이며, 깃발은 내 영역을 뜻한다.

황호석_Surrounding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3×130cm_2004
황호석_Surrounding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3×130cm_2004
황호석_Surrounding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3×130cm_2004

「garden for thinkers」은 작가 자신과 그를 둘러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관계를 주제로 한 것이다. 가족 또는 가족 같은 친구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으로 그들과 소통하며 느끼는 심리적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이 그림에는 아이콘이 들어갈 자리만 존재하고, 실제로 아이콘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아이콘이 필요하지만, 가족과 같이 친밀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아이콘이 방해된다는 점을 역설하며, 이들에게 의지하고 싶은 속마음을 은근히 내비친다. 더불어 이 시리즈는 회화와 드로잉의 형식으로 구현되는데, 표현기법에 따라 달라지는 감정의 미묘한 진폭을 작가는 포착하고자 한다. ● 「battle for souls」는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 야기되는 감정적 부딪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림에 등장하는 두 남자는 자신의 담화를 펼쳐놓고, 자신의 신념을 더욱 더 확고히 하기 위해서 실제와 같은 치열한 전투를 진행 중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조화를 바탕으로 인간의 관계맺기가 시작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실상 다른 측면에서 분쟁과 갈등이 서로 혼합되고 얽히면서 비로소 진정한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황호석_Surroundings_종이에 연필_각 31×23cm_2004

황호석 회화에 등장하는 아이콘은 그가 겪었던 과거 경험들의 누적이다. 콤플렉스와 같이 숨기고 싶은 감정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언젠가는 소멸되기를 그는 희망하였지만, 그것은 고스란히 마음속 칸칸이 자리잡고 있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그러나 그러한 감정적 관계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서로 공유하고 마치 고해성사와 같이 발설함으로써, 아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즉 누군가에게 이야기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영혼의 흔적이 치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황호석_Sing_종이에 에나멜_31×23cm_2004

황호석은 공간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섬세한 심정의 대립뿐만 아니라 시간적으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축적된 감정의 변화를 동시에 고려하며, 인간 심리상태의 복잡하고 다양한 층위를 자신만의 회화 어휘로 표현한다. 그것은 메타적인 의미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아이콘의 탄생으로 이해할 수도 있으며, 그 아이콘을 통해 황호석은 우리들에게 손을 내밀며 교감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 류한승

Vol.20040528c | 황호석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