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상(想像異象)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주최_영은미술관   2004_0714 ▶︎ 2004_0905

상상이상(想像異象)-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_작가와 장애학생의 작품 제작 워크샵_2004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영은미술관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4_0714_수요일_01:30pm

참여작가 곽윤주_권종환_윤유진_이돈순_임자혁_황성준 삼육재활학교 학생 15명

후원_경기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진흥원

작가와 장애학생의 작품 제작 워크샵 2004_0630_수요일_10:00am~04:00pm_영은미술관 영은홀 참가자_곽윤주_윤유진_황성준 / 삼육재활학교 학생 15명 / 보조 교사 다수

영은미술관 경기도 광주시 쌍령동 8-1번지 Tel. 031_761_0137

『상상이상(想像異象)-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展은 2000년 12월에 개최된 『만남과 표현- 장애와 비 장애의 사이에서』展에 이어 우리 미술관에서 두 번째로 개최되는 장애인 이 직접 참여하는 전시 및 행사이다. '상상(想像)'을 주제로 작가와 장애학생이 워크샵을 개최하고 그 결과물을 전시를 통해 선보임으로써,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미술을 통한 상호소통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동시에 장애인들의 잠재된 예술적 재능을 발굴함을 주요 목적으로 하였다.

곽윤주_fickleness(변덕)-#2_컬러인화/사진-남우현_2001
황성준_흔적으로부터 흔적_캔버스에 나무, 채색_2004

정상과 비정상, 자아와 타자, 중심과 주변 등의 분류는 오래 전부터 존재해 온 것이지만, 현대 사회에서 그 경계는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 절대성이라는 개념은 그 힘을 잃은 지 오래이며 더불어 이분법이라는 논의는 위험이 수반되는 개념으로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이것이 언어나 개념적인 면에서 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에서 현재화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게 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구분' 혹은 '경계'에 대한 논의에서 출발한 것으로, 미술 작품, 그리고 미술 활동을 통해 그것을 허물어 보고자 하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작가와 장애 학생이 함께 하는 작품 제작 워크샵과 그 전시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미술을 통한 소통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하였으며, 상상의 영역을 시각화한 작품 전시를 통해 장애학생들의 잠재된 예술적 감수성과 상상력을 이끌어내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계기를 만들고자 하였다. 또한, 전시 작품 속에 시각, 촉각, 청각 등 모든 감각적 표현을 수용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미술에 대해 새로운 경험과 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작품 제작과 오감 체험을 통해 내면을 치료하는 미술 치료의 효과를 경험하게 하는 것도 이번 전시의 의도 중 하나이다. ● 정상과 비정상, 내부와 외부의 경계 허물기를 위해 전시의 주제를 '상상(imagination)으로 설정하였다. '상상'은 일상과 현실, 언어와 법의 세계를 넘나드는 초월의 공간으로 상상의 영역에서는 자아와 타자,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과 차별이 모호하다는 점에서 장애와 비장애의 소통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이번 전시의 주제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게 하고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상상력'은 영혼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생겨난다는 점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이며, 또한 시간과 장소에 사로잡힌 인간 존재를 해방시킨다는 점에서 장애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하는 기능으로 작용한다.

이돈순_꽃의노래_2004
윤유진_all in on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20×100cm_2004

곽윤주는 작가 본인을 소재로 하여 상상의 작업을 펼쳐나간다. 까다로운 모습의 전문직 여성으로부터 자유로운 보헤미안, 공장의 여공, 사창가의 여성까지 다양한 존재로 변장한 모습을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표현한다. 자아의 타자화를 시도하는 이러한 작업은 장애 학생과의 워크샵에서도 시도되었는데, 학생들은 마법사, 악마, 춘향이 등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설정하고 '의상'과 '분장'이라는 표현 방식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였다. 특이나 사진은 일반적으로 이 세계를 가장 객관적으로 재현하는 매체로서 인식되어 있기에 각 사진에서의 모습은 강한 현실성, 전형성을 띄게 되며, 이를 통해 학생들로 하여금 새로운 자아 인식 및 자아 존재감의 확장을 경험하게 하고자 하였다. ● 권종환은 솜이라는 재료를 통해 이 세상의 다양한 물체, 풍경들을 재현해낸다. 작품 속의 소재들은 자전거, 의자, 난로, 절구통, 피아노 등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물건들이나, 이러한 것들이 솜이라는 재료에 의해 본연의 성질과는 다른 느낌으로 재탄생되며, 또한 물건들의 낯선 조합과 설치로 인해 관람객들은 작가가 생각하는 상상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이번 전시에 출품된 솜으로 만든 자전거들이 천장에 매달려 있는 모습은 일상의 물건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한다. 또한 솜은 시각적인 요소 뿐 아니라 촉각적인 요소를 많이 가진 재료이기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보다 다양한 상상의 느낌을 가지도록 만든다. ● 윤유진은 특유의 희화된 상상력으로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시되고 있는 외모 지상주의에 접근한다. 캔버스에 아크릴로 세밀하게 표현된 뚱뚱한 남성과 여성은 이러한 세태를 비웃기라도 하듯 당당하고도 재미있는 표정을 짓고 있으며, 특히 여성의 올인원과 대비되는 남성의 독특한 올인원-넥타이와 속옷이 합쳐진-은 작가의 희화된 발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이는 겉옷을 입었을 경우에는 전혀 드러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인간의 외면과 내면에 대한 논의와도 연결되며 외면에 치중한 나머지 내면의 아름다움을 간과하게 되는 우리의 세태에 대한 반감, 혹은 무의식적으로 동조하게 되는 스스로에 대한 일탈의 표현일 수도 있다. 윤유진과 함께 한 학생들의 작업은 각자의 소망 혹은 상상의 요소들을 작품 속에서 마음껏 표출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질주하거나, 늘씬한 모델이 되고 싶은 마음을 컴퓨터 그래픽에 의한 합성으로 표현했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연에 대한 느낌들을 물감과 붓을 통해 나타내기도 했다. 또한, 평소에 생각했던 상상 속 발명품들을 글로 표현하거나, 날개가 달린 휠체어를 만들어보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각자의 독창적인 생각들을 예술로써 실현해보았다.

권종환_두공간의 접신과 화해_설치_솜_2001
임자혁_I Haven't Been There_벽에 실, 못, 테이프, 종이_2004_부분

이돈순은 시각의 영역인 회화에 청각적인 요소를 도입한다. 낡은 느낌의 목판에 음각을 한 후 석고나 신문, 잡지 등의 재료로 상감하여 닥풀, 아네모네, 더덕 등의 다양한 식물들을 표현하는데, 회화의 뒷면에는 스피커를 설치하여 관람객들이 자연의 소리 혹은 경음악 등을 작품의 시각적인 요소와 동시에 감상하도록 하였다. 연주되는 음악의 성격은 작품의 소재인 자연물과 크게 배치되지 않으나 그 음악을 만들어 내는 스피커라는 오브제는 문명의 요소로서 목판이라는 화면, 그리고 그려진 식물들과 사뭇 이질적으로 조우하며 의도하지 않은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 임자혁의 작업은 다분히 장소 특정적이다. 작가에게 공간은 그저 작품이 표현되는 배경이 아니라, 어떤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는 작업의 주요한 소재이자 출발점이다. 다양한 높이와 모서리를 가진 공간들에서 작가가 느끼고 떠올리는 바에 의해 작업의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며 이것은 주로 '선'이라는 요소에 의해 표출된다. '선'의 표현 도구인 라인 테이프, 실 등은 장소 선택의 즉흥성과 '벽'이라는 장소의 제한점으로 인해 선택된 것으로 작가의 추상적인 느낌이 공간 안에 자유롭게 펼쳐지도록 하는 주요한 도구이다. 작품 안에 등장하는 소재들인 인물과 새, 거북이 등은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으나, 캔버스를 넘어 확장된 장소적 특수성과 독특한 구성, 설정으로 인해 관람자로 하여금 상상의 이미지를 떠올리도록 만든다. ● 황성준의 작업은 일상 속의 오브제들에 전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과거에 대한 재인식으로부터 출발한다. 손때가 묻은 나무토막, 자전거 바퀴, 의자, 시계 등의 오래된 이미지들은 어느 순간 그 기능을 상실한 채 버려지게 된다. 작가의 작업은 이러한 오랜 정서를 새로운 의미 부여의 과정을 통해 재창조하는 것이다. 오브제들을 선택, 배열한 후 캔버스를 씌우고 로울러, 색연필, 붓 등으로 문지르는 프로타주 기법을 이용하여 오브제의 잔형들을 찾아낸다. 이를 통해 오브제들은 본래의 기능이 소거된 전혀 다른 이미지로의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작업 방식을 장애 학생들과의 워크샵에도 적용하였다. 학생들이 선택해 온 물건들을 프로타쥬하면서 그 물건과 본인들과의 관계, 그 속에 담긴 추억을 생각해보는 계기를 갖고 우연적인 효과의 경험을 통하여 고정적인 시각을 넘어선 다양한 가능성을 경험하도록 하였다. 또한, 작가의 기둥 작업은 프로타주 기법 특유의 재현효과로 인해 실제보다 더 실제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처럼 작가는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사물을 하나의 이미지나 관념으로 규정짓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한다. ● 『상상이상(想像異象)-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展은 경계, 구분에 대한 고정관념을 넘어 '상상(想像)'이라는 개념을 통해 자아와 타자에 대한 재인식과 소통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 영은미술관

Vol.20040713b | 상상이상(想像異象)-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