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부터 온 것 그리고 상상하기

김성묵 회화展   2004_0714 ▶︎ 2004_0720

김성묵_물을 건너다_캔버스에 유채_150×150cm_2004

초대일시_2004_0714_수요일_06:00pm

백상기념관 서울 종로구 송현동 60-1번지 Tel. 02_724_2236

바다를 보기 위해 도시에서 달려온 '객(客)'들은 바다에서 무엇을 얻기 위해 또는 버리려고 오는 걸까... 지치고 힘든 경험들에 고통스러워하는 자신을 기꺼이 안아 줄 수 있는 가장 편안한 태반과 양수를 바다에서 기대하는 것은 아닐까... ● 몇 년간의 작품들을 돌이켜보건대, '물(水)'이라는 소재는 거의 매번, 나의 작업 속에 포함되어 왔다. 사私적인 경험들로부터 채집된 '병(甁)'과 '물'의 이미지를 통하여 세계의 유기적 연관성과 디오니소스적 체험을 표현하고자 했던 작업들... 그리고, 인체의 단절된 형상을 빌어 이성의 맞은 편에 서있는 '몸'의 새로운 가치에 대한 확인을 현시화하고자 했던 작업들에서'물'은 내 작업의 당연한 근간인 것처럼 화면의 바탕에 흐르고 있다.

김성묵_갈증_캔버스에 유채_150×150cm_2004

나의 잠재의식 속에 있는 물의 근거는 다분히 문학이나 영화에 포함된 그것의 이미지에 빚을 지고 있는 것 같다. 때로는 안락과 평안을, 또 다른 상황에서는 죽음과 고통 그리고 의지에 反하는 강압적인 힘의 은유이기도 한 물은 바다를 직접 접하는 경험 가운데에서 더욱 '상상하기'를 부추긴다.

김성묵_유영_캔버스에 유채_112×162cm_2004
김성묵_십자가_캔버스에 유채_112×162cm_2004

『공무도하가』에서 거센 물살에 휩쓸려버린 백수광부의 모습과 물가에서 넋을 놓고 허망해하는 그의 아내의 모습을 상상한다던가 아니면, 『그랑 블루 Le Grand Bleu』의 자크Jacques처럼 돌고래만큼이나 자유롭게 물 속을 유영하는 모습에 대한 기억은 작업실에서 10분이면 다다르는 바다[물]이라는 매체 앞에 설 때, 자연스럽게 그들이 있던 현장으로 나를 데려간다.

김성묵_flow__캔버스에 유채_80×100cm_2004

회화라는 작업방식이 내 작업의 발상idea에 명징한 시각적 효과를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성물감이라는 유동성 매체의 얇은 피막을 쌓아올리면서 느끼는 촉감은 물과 직접 접촉하면서 생기는 감정을 대신할 만 하다. 그리고 드로잉으로 헤엄치기... 기호와 흔적들의 드로잉drawing은 물을 통해 새로운 장場을 꿈꾼다. 물의 긍정적 의미에 어디로든 흘러갈 수 있는 자유의 속성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것은 '여기'에서 형상과 상황들의 자유로운 병치를 가능하게 하는 근거가 될 것이다. ■ 김성묵

Vol.20040714b | 김성묵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