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내게로 오다

갤러리 라메르 사진기획展 / 책임기획_김남진   2004_0721 ▶︎ 2004_0801

김중만_End of The Rain_디지털 프린트_85×115cm_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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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721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고명근_구본창_김장섭_김정수_김중만_박우남_박재영_심우현 윤명숙_윤상욱_이경애_이민영_이영훈_이주한_임안나 정세영_정소영_정주하_한상필_한성필 최경자_최병관_황규백_황선구

협찬_한국후지필름_아남옵틱스_포토랜드

갤러리 라메르 서울 종로구 인사동 194번지 홍익빌딩 3층 Tel. 02_730_5454

여름입니다. 햇빛은 작렬하고 나뭇잎들은 곧 까맣게 타버릴 듯합니다. 아스팔트들은 아무리 물을 뿌려도 금세 다시 달아오르고, 짧은 소나기는 긴 열대야까지 식혀주지 못합니다. 제아무리 붉은 수박과 차가운 아이스커피인들 도시의 피로와 권태와 갈증을 거둬가주지 못하고, 이대로는 더는 안 되겠다 싶어집니다.

김장섭_바다_컬러인화_50×60cm_2004
윤상욱_Lunatic Series_컬러인화_50×60cm_2000
이경애_꿈꾸는 바다_디지털 프린트_120×180cm_1998
윤명숙_바다_컬러인화_50×60cm_2000~3
이주한_다도해 프로젝트_컬러인화_30×60cm_2002

서둘러 책상 위를 치우고 서랍을 정리합니다. 커다란 여행가방을 꺼내듭니다. 거기 바다,라는 행선지가 분명히 적혀있습니다. 동해의 해수욕장이거나 비진도의 백사장, 서해의 낙조, 혹은 하와이이거나 그리스의 산토리니이거나 혹은 몰디브, 타히티의 바다들……. 어느 바다든 바다를 봐야 수평선 같은 마음의 넓이와 신선함을 되찾고, 원색의 비치파라솔 같은 인생의 화려함과 강렬함을 회복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 여름. 마침내는 바다로 가지 않을 수 없는 계절인 것입니다.

한성필_My sea 2_디지털 프린트_85×110cm_1998
황선구_The Wall_디지털 프린트_120×50cm_2000~1
심우현_공존_디지털 프린트_80×100cm_1998
임안나_바다의 전설_디지털 프린트_50×60cm_2004
박재영_바다_디지털 프린트_40×50cm_2004
이민영_Surface_디지털 프린트_60×100cm_2004
최경자_빛나는 바다_디지털 프린트_60×162cm_2004

하지만 정말로 바다가 그리운 건 여름만이 아닙니다. 계절에 상관없습니다. 봄에도 겨울에도, 일상이 십 원짜리 동전처럼 구차하고 초라할 때, 사랑이 단지 상처거나 모욕일 때, 마음만큼 잘 안되는 일과 손바닥만한 인간관계가 절망스럽고 쓸쓸할 때, 그럴 때면 언제나 문득 바다가 그리워지곤 합니다. 보들레르는 "자유인이여 언제나 너는 바다를 사랑하리"라고 노래했다면 우리는 "일상인이여, 나는 언제나 바다를 그리워하리"인 것입니다.

최병관_내안의 바다_컬러인화_97×66cm_1997
이영훈_두 개의 세상_디지털 프린트_80×50cm_2003
박우남_아틀란티스_비디오 영상설치_2004
황규백_바다_비디오 영상설치_2004
고명근_water-1_컬러필름과 플라스틱_29×41×29cm_2003

그런 때 찾아가는 바다는 인간스승이자 신이자 종교입니다. 늘 그깟 것, 그만 다 잊으라거나 용서하라고 일깨워주고 야단쳐주고 구원해주는. 알고 보면 아무도 잘못 없다, 바다의 도덕교과서엔 써있습니다. 세상에서 그토록 아름답고 장대한 걸 거저 누리고 있다는 게 바다와 우리 사이의 큰 채무관계입니다.

구본창_Ocean 06_흑백인화_34×43cm_2002
정세영_공기_흑백인화_50×60cm_1993
정주하_서쪽바다_흑백인화_50×60cm_1998~2002
한상필_Pacific_흑백인화_50×50cm_1997
김정수_바다_디지털 프린트_120×270cm_2004
정소영_바다가 되다_디지털 프린트_50×75cm_2001

그런 바다를 여기 초대했습니다. ● 환한 한낮의 뭉게구름 같은 바다에서부터 일몰의 바다도, 검정먹빛의 밤바다도, 깊은 심해의 침묵도, 알 수 없는 바다의 언어도 모두 다 카메라의 그물에 담아왔습니다. 도시의 여름 한가운데로 옮겨진 그 바다를, 그 한없는 번짐과 깊이를, 현대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의 하나가 되어버린 블루의 내밀한 감정을 한껏 누려보시기 바랍니다. ● 바다가 도시의 우리에게로 올 때는 뭔가 할 말이 있어서일 것입니다. ■ 김경미

Vol.20040719a | 바다. 내게로 오다 사진기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