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RIX_FABRIC

문유선 회화展   2004_0720 ▶︎ 2004_0727

문유선_MATRIX0401_캔버스에 혼합재료_112×161×7cm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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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720_화요일_06:00pm

유엠갤러리 서울 강남구 청담동 9-2번지 Tel. 02_515_3970

문유선의 '견고한 흘림' : 욕망과 절제의 하르모니아 ● 문유선의 견고한 흘림의 작업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선을 보인다. 강렬한 색채의 평면에 수직 수평의 결들이 규칙적으로 드리워진 작가의 작업은 시간과 에너지가 조화롭게 농축된 생명의 공간이다. ● 작가의 작업은 일정한 두께도 뚜렷한 방향도 갖지 않는 실날같은 자유로운 흘림들이 각각 층을 달리하여 누적되고 그 위에 수평과 수직의 구조들이 반듯하게 격자를 이루며 나타난다. 「MATRIX」, 「FABRIC」이라는 명제의 이 작업들은 흡사 섬유의 섬세한 조직과도 같고 곱게 짜여진 타피스트리 같이 유연한 흘림을 구사하는 즉흥적 행위와 이들을 절제하고 다듬는 직선들의 반복적 교차로 완성된다.

문유선_MATRIX0402_캔버스에 혼합재료_97×162×7cm_2004

이러한 작업은 대학시절부터 시작된 것이다. 실크스크린을 처음 접할 무렵 점성을 가진 잉크의 속성에 매료된 이래, 작가 작업의 요체가 된 것이 바로 이 매재(媒材)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주요한 요소를 들라하면 테이핑의 반복적 과정이 있다. 점성 잉크의 유연성과 테이프의 결단성은 동일한 평면 위에서 긴장과 이완, 갈등과 화해를 팽팽하게 주고받으면서 긴장감 넘치는 생명력을 획득하게 된다. 이는 테이프에 의한 견고한 프레임에도 불구하고 유연한 색채의 흘림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약동하는 색무리들이 파고드는 형상으로 완성된다. 그러므로 이 두 가지 요인들이 작업의 주된 표현 방식이자 표현 내용인 것이다. 즉 작가의 작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두 요체를 인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문유선_MATRIX0403_캔버스에 혼합재료_78×120×7cm_2004_부분
문유선_MATRIX0403_캔버스에 혼합재료_78×120×7cm_2004

먼저 점성의 잉크에 의한 흘림은 대체로 다섯 가지 정도의 순색으로 제한되고, 강렬하면서도 붓질이 가해지지 않은 잉크의 생생한 굵기와 방향을 그 특징으로 한다. 한 층을 완성하고 말린 다음 그 위에 다시 흘리기를 반복하면서 생생한 안료의 가닥들은 서로 만나 갈등과 화해를 거듭하며 충만(充滿)에 다다른다. 이 충만의 공간은 작가의 삶과 예술에서 욕망 하는 모든 것들이 유연한 흘림으로 자리한 것이다. 자신 안에 잠재된 무의식적 표현 욕구와 삶의 에너지가 제어 없이 자유롭게 드리워진 욕망의 지평이 바로 그것이다.

문유선_MATRIX0404_캔버스에 혼합재료_120×78×7cm_2004
문유선_MATRIX0405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97×7cm_2004

그러나 작가의 작업은 이 욕망과 에너지 발산의 공간에 테이핑 처리에 의한 현실적인 원리와 규정의 틀을 짜면서 '욕망과 절제의 하르모니아'에 근접하게 된다. 수직과 수평의 직선들의 반복은, 때때로 수직적 형태로만 드러나기도 하지만, 거의 교차하는 방식으로 견고한 프레임 형태로 드러난다. 그러한 프레임은 흘림의 공간 위에 직선의 테이프들을 규칙적으로 붙이고 그 위에 다시 흘리고 나서 테이프를 제거하면 직선들이 자리한 공간에 텅 빈 결들이 생성됨으로써 완성된다. 이 직선적인 결들이 충만한 에너지의 흘림에 제어와 절제의 장치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은 삶에서의 욕망 하는 것들에 대한 이성적인 판단과 현실의 문제를 예리하게 그리고 반복적으로 상기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문유선_FABRIC0402_캔버스에 혼합재료_73×91×5cm_2004
문유선_FABRIC0401_캔버스에 혼합재료_121×73×5cm_2004

이렇게 작가는 흘림과 프레임의 반복 구조를 통해 무한한 에너지의 발산과 현실 원리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욕망 하는 것들과 현실적인 상황들이 긴장과 화해를 시도하여 상생(相生)을 도모해 가는 것이리라. 그러나 이제 이 농축된 상생의 공간이 프레임들을 비집고 어른거리며 피어나는 색무리들과도 같이 조금씩 꿈틀거리며 또 다른 모색을 꿈꾸길 기대해본다. ■ 박남희

Vol.20040720a | 문유선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