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 로보틱스_cult-robotics

소리에 춤을 추는 토막난 뱀 같은 멀티미디어 실험극   2004_0910 ▶ 2004_0915 / 월요일 휴관

홍성민_잠자는 아름다움_낸시랭과 우루사 리허설 장면_2004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컬트 로보틱스』 홍보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2004_0910/11/12/14/15_07:30pm_1일 1회 총 5회 공연

입장료_일반 1,5000원 / 학생 1,000원 / 문의 Tel. 016_208_7622 후원_정미소_운생동_계원조형예술대학_대안공간 루프 이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기금을 받아 이루어졌습니다.

정미소 극장 서울 종로구 동숭동199-17번지 객석빌딩 Tel. 02_3672_3001

Preview : 틈 그 두 번째 : 컬트 로보틱스 ● 박화영, 서현석, 홍성민의 두 번째 공동 프로젝트인 『컬트 로보틱스』가 9월 10일부터 15일까지 대학로 '정미소' 극장에서 연극으로 올려진다. 지난 98년 아트선재센터에서 『틈-빠지다/빠지다/빠지다』이라는 제목으로 비디오 매체에 고유한 비선형 서사를 이론적, 실천적으로 정교화하려고 했던 이들은 이번에는 같은 주제를 연극공간에서 시도한다. 물론 연극적 요소들을 통해 서사를 이끌어내는 과정은 비디오와는 전혀 다르다. 게다가 이들이 구현해내려고 하는 서사성 역시 기존의 연극의 그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홍성민_잠자는 아름다움_단채널 영상 프로젝션 및 12인 퍼포머_00:30:00_2004

미술의 관점에서 보아 연극은 두 가지 경우에 허기를 일으킨다. 첫 번째는 그것이 텍스트에 얽매여 있을 때이고, 두 번째는 연극의 관습적 재현구조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할 때이다. 반대로 미술에서 흔히 다루는 퍼포먼스의 경우는 (퍼포먼스라는 단어 자체가 공연예술을 지칭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에 해석-생산구조로서의 중층적 서사가 결여되어 있거나 또는 지나치게 관념의 일차원적 재현(상징, 파토스 등)으로 치달을 때 표현의 기호들로 박리되어 흘러내리곤 한다.

박화영_블라인드 스퀘어_키네틱 소품_00:30:00_2004
박화영_블라인드 스퀘어_다채널 비디오, 2인의 퍼포머 및 각종 소품_00:30:00_2004
박화영_블라인드 스퀘어_다채널 비디오, 2인의 퍼포머 및 각종 소품_00:30:00_2004

그러므로 연극과 시각예술적 퍼포먼스 양자의 재래적 재현양식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시도들이 요구되는데 이러한 사례들은 매우 적긴 하지만 20세기를 통해 부단히 탐구되어 왔다. 가령 1917년의 다다 퍼포먼스나 1924년의 『Entr'acte』와 같은 초현실주의 극은 오늘날 타데우스 칸토르, 로버트 윌슨 등이 보여주는 다양한 형태의 연극-시각적 서사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비쥬얼 내러티브'를 통해 리듬과 비선형적 스코어 및 대사들, 그리고 드로잉의 배열로 이루어진 연출의 영역을 개척하였다. 그에 따르면 소위 '열린 서사구조'라는 것은 상징이나 은유를 배제하고 배치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서현석_비밀의 비밀_다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인스털레이션, 배우 퍼포먼스_00:30:00_2004
서현석_비밀의 비밀_다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인스톨레이션, 배우 퍼포먼스_00:30:00_2004
서현석_비밀의 비밀_다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인스톨레이션, 배우 퍼포먼스_00:30:00_2004

두 번째 『틈』 공연 역시 이러한 태도의 연장선상에 있다. 다만 독특한 것은 이들의 경우 여전히 기술과 그것이 방출하는 신화적 관념들이 주제의 범위로 공유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공연은 서현석의 「비밀의 비밀」과 박화영의 「블라인드 스퀘어」, 그리고 홍성민의 「잠자는 아름다움/Sleeping Beauty」의 삼부작으로 이루어진다. ● 서현석은 '가족', '죽음'과 같은 사적 경험의 대상들을 등장시키면서 일상과 그것에 내재하는 비밀들, 그리고 덧없는 주체로서의 로봇 등을 서사적 단위들로 조합한다. 그에게 있어 기계와 사적인 신체, 그리고 이들이 공유하는 꿈은 탁월한 의미에서의 '비밀'을 생성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 박화영은 레슬링의 링처럼 생긴 공간 안에서 이루어진 두 개체의 조합을 중심으로 '샴쌍동이 로봇인형'에 대해 서술한다. 그에 따르면 이것은 "공포/희열, 불안/평안, 통증/쾌락, 분리/합체, 결여/온전, 속박/자유, 권태/욕망이 충돌하는 접점에 존재하는, 거북한 개체들의 잔혹과 심미가 혼재하는 이야기"다. 로또복권 숫자를 응용하거나 한글조합양태를 차용한 스코어들, 그리고 해체된 텍스트 따위는 이 절망적인 신체적 조합의 과정을 더욱 분절가능한 것으로 예상하게 한다.

노진아_샤먼로봇_인터액티브 퍼포먼스_00:10:00_2004

홍성민은 아주 오래전에 방영되던 감기약 '판피린'과 간장약 '우루사'의 광고를 차용, 퍼포먼스 작가인 낸시 랭으로 하여금 판피린걸을 연기하게 하고 우루사 곰의 경우 실물로 제작, '피린과 루싸'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었다. 이 두 주인공의 이야기는 단군신화, 지방자치단체의 시각적 광고들, 범람하는 비쥬얼 이미지와 단속적인 대중문화적 단말마들을 뒤섞어 원형을 알아보기 어려운, 작가에 따르면 '공감적적 전이'를 일으키는 상황으로 엮어냈다.

『컬트 로보틱스』 박화영 홍성민 파트의 리허설_2004

이 공연의 관전 포인트는 그러므로 컬트와 로봇에 대한 탁월한 언급(주제)을 무대 위에서 발견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숱한 지문들과 시각적 파편들을 작가들이 어떻게 '연결'하고 '배열'하였는가 이며 나아가 그것들을 이들이 어떻게 서로 다른 기분으로 생산하고 있는가에 있다. 여전히 무대는 신비로우며 대답을 감추고 있다. 극장이 주는 흥분은 그것이 매번 여지없는 몰입과 세계의 변신으로 우리를 빠트린다는데 있다. 미술과 연극의 만남은 이제 시작인 것이다. ■ 유진상

Vol.20040913b | 컬트 로보틱스_cult-robo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