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키+에리

일본 00제너레이션 다이어리   2004_0917 ▶ 2004_1118 / 추석연휴 휴관

사키 사토무_From B to H_단채널 비디오 영상_00:16:00_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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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917_금요일_06:00pm

아트큐브 특별상영__일주아트하우스 B2F 2004_0917_금요일_06:00pm 2004_0918_토요일_01:00pm~07:00pm 2004_0919_일요일_01:00pm~07:00pm

특별강연_밀레니엄 세대가 꿈꾸는 동시대 문화 그리고 새로운 미술 2004_0918_토요일_03:00pm~6:00pm_흥국생명빌딩 14층 대회의실

강연1_03:00pm~03:40pm_안이영노 청년 세대의 독립 문화와 아시아 문화네트워크

강연2_3:40pm~4:20pm_마츠이 미도리 도쿄 팝에서 틈새의 아트로 : 일본 신세대 예술의 새로운 동향과 향후 의 전망

작가와의 대화_04:30pm~05:20pm / 진행_엄광현 전체토론_05:20pm~06:00pm

추석연휴 휴관 / 2004_0927/28/29

일주아트하우스 미디어갤러리 서울 종로구 신문로 1가 226번지 흥국생명빌딩 Tel. 02_2002_7777

10년간 불황의 긴 잠에서 깨어 서서히 비상을 준비하는 일본.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청년실업으로 저공비행을 하는 한국. 경제의 흥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한국의 젊은 세대는 여전히 망가manga, 아니메anime, 게임 등 일본 대중문화의 영향을 직, 간접적으로 받고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대중문화의 자양분으로 성장한 젊은 세대를 새롭게 규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들이 생산하는 새로운 예술 문화의 양태는 어떠한지. 그렇다면 문화적 토양을 공유하는 일본의 현대 미술에서는 어떠한 움직임이 있는지의 질문에서 이번 전시는 시작되었다. ● 최근 일본 전시는 미술사적인 '과거' 검증의 장인 대가들의 회고전이거나 양적으로 팽창한 젊은 작가들의 소개의 장인 엑스포 형태가 주류였기에, 일본 미디어아트를 심도 깊게 접근하는 기회가 아쉬웠다. 우리는 일본미술의 '현재'를 헤아릴 수 있는 작가와 작품을 선정하여 아시아를 중심으로 동시대 문화 흐름을 이해하고자 한다.

사키 사토무_M Station backward_단채널 비디오 영상_00:03:10_1997/98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제국주의적 식민지를 거느렸던 국가이자 독자적으로 서구 문화를 수용, 해석해온 나라, 일본은 아시아에 속하나 아시아인 적이 없었다. 특히 문화마저 특이성이 무뎌지며 균질함으로 무장한 글로벌 시대, 지리적으로는 아시아에 속하나 심리적으로는 아시아와 거리를 두고 자생한 문화를 꽃피우며 아시아의 서구 자리에 서있던 일본의 문화는 남다르다. 게다가 아무리 세계화의 물결이 거세다고해도, 여전히 국가 문화와 지역적 특성이 꿈틀대는, 그야말로 글로벌 내의 로컬리티의 특성이 살아있는 한 이러한 일본의 오늘은 주목할 만하다. 이를 반영하여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의 오늘과 미래를 이끌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행보에 주목하였고, 일본의 대표지역 두 곳, 간토 지방(도쿄)과 간사이 지방(오사카)의 작가 1인씩을 선정한 2인전을 기획하였다. 세계적 도시 도쿄을 비롯해 세계와 함께 움직이는 동시대적 흐름이 숨쉬는 비디오 작가, 사키 사토무Saki Satom와 상대적으로 서민적인 오사카를 비롯하여 일본 전통의 맥이 숨쉬는 아트 애니메이션 작가, 요시무라 에리Eri Yoshimura가 그들이다.

사키 사토무_Shinjyuku Passage_단채널 비디오 영상_00:14:00_1997~2000

이번 전시가 『사키 & 에리』라는 2인전인 데는 이러한 글로벌 시대의 로컬리티에 대해 주목하고자 하는 이유와 더불어 미디어아트 내에서도 역시 '동시성'과 '전통성'의 긴장감 넘치는 동거를 눈여겨보고자 함이다. 50~60년대 플럭서스의 현장의 미학을 계승하며 우연성, 무작위성, 즉시성에 의거한 비디오아트에서 코스모폴리탄으로서 활동하는 사키 사토무Saki Stom를 선정하고, 20년대 유럽 아방가르드 미술과 관계를 맺으며 등장한 아트 애니메이션에서는 일본의 역사와 문화가 응집되어있고 하위 문화 감수성이 녹아있는 간사이 지방을 중심으로 활약하는 요시무라 에리Eri Yoshimura를 선정하였다. ● 사키와 에리는 2000년대 일본현대 미술을 주도할 것으로 평가받는 '00제너레이션'으로 분류되는 작가들로, 00제너레이션은 특정한 하나의 개념이나 특징으로 무리 짓기 힘들고 정치, 경제 문제에 깊이 개입하지 않으며 현실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보다 자기 세계에 몰입한다. 한국의 00폐인과도 같이 무언가에 집중하는 소수 매니아들의 커뮤니티와 유사하다고 할까. 이들은 우키오에, 키리에와 같은 일본 전통 예술에서부터 일본의 대표적인 대중문화인 망가, 아니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의 문화를 예술로 아우르며 활약하고 있다. 일본 내에서 '상상력의 부활'이나 이데아로서가 아닌 '실현가능한 유토피아'의 추구라며 이들의 비상에 힘을 실어주었는데, 이들은 일상과 일탈이 중첩되고 현실과 상상이 혼재된 그들만의 세계를 자유로이 부유하는 작품을 펼친다. 이는 흔히 국제적으로 소개되는 아시아의 작품들이 현실에 뿌리를 두고 사회적, 정치적 문제의식을 전면적으로 제기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는 점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사키 사토무_A Space of One's Own(Own Space)_단채널 비디오 영상_00:04:00_2003(2000)
사키 사토무_Ala Kawa_단채널 비디오 영상_00:05:00_2003

동경 출신이면서 현재 영국에 체류하며 전 세계를 무대로 바쁜 활동을 하고 있는 사키 사토무Saki Satom. 이 작가는 글로벌화라는 거대 논리의 틀에서 자유로운, 일상 속에서의 작고 가벼운 일탈을 꿈꾸는 퍼포먼스 비디오로 활동한다. 90년대부터 조안 조나스Joan Jonas, 비토 아콘치Vito Acconci가 행했던 퍼포먼스 양식이 부활하였는데, 이들의 60~70년대 작품이 자신의 신체를 탐구하며 자아 정체성을 질문했다면 사키는 현대사회와 개인의 관계로 앵글을 돌린다. 동경, 런던, 베를린 등 국제 도시의 도심 공간, 특히 지하철 역, 엘리베이터 등 공공 공간에서 작가 자신이 1인 퍼포먼스 비디오를 연출한다. 작가는 이동을 위한 공공 공간을 사적인 공간인양 다수의 타인의 행위와는 반대되는 방향과 속도로 본래의 공간을 해체한다. 특히 「A Space of One's Own」에서는 비좁은 싱크대 안을 요가의 자세로 몸을 구겨 넣어 그 속을 쳇바퀴 돌 듯 반복하는데, 수 십대의 멀티모니터로 설치한 이 작품은 공공의 논리에 갇힌 현대인의 일상을 신체적 고통으로 가시화한다. 또 모리미술관설립추진위 주최 젊은 비디오 작가 대상(2002)을 수상한 「From B to H」에서는 엘리베이터에서 펼치는 1인 무용극이 펼쳐진다. 상하로의 이동 수단인 엘리베이터는 타인과 함께 이용하는 공공 공간이면서 홀로 머물 때는 혼자만의 무대가 된다. 작가의 우아한 춤사위를 '기록'하는 시선은 다름 아닌 밀폐 공간의 '감시'를 위한 폐쇄회로 카메라의 시선이다. 작가는 공공 장소에 설치된 감시 장치의 본래 목적 또한 뒤집는다. 이렇듯 작가는 공공 공간 습격사건을 유쾌하게 펼친다.

요시무라 에리_Plastic dog_컷아웃 애니메이션_00:07:00min_2001
요시무라 에리_Shirotsumekusa_컷아웃 애니메이션_00:03:30_2004

수기나미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발(2001)에서 준그랑프리를 수상한 요시무라 에리 Eri Yoshimura는 일본 내에서도 서민정서를 담고 있으며 전통이 재해석되는 오사카를 거점으로 일본 간사이 지역의 특성을 담는 작가이다. 같은 간사이 지방출신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젊은 작가 타바이모Tabaimo 역시 일본 전통의 다다미방, 목욕탕 등의 공간을 우키오에 기법을 이용한 애니메이션과 함께 설치하는 작품을 소개한다. 이렇게 일본에서는 1910년대에 아시아 최초로 애니메이션이 등장한 이래로, 우키오에(전통 다색 판화)나 키리에(전통 종이 공예)와 같은 일본 고전적 예술 표현 기법을 현대적으로 도입하는 다양한 모색이 활발하다. ● 작가 에리는 1000컷이 1분의 움직임을 완성하는 손맛이 살아있는 작품을 선보이는데, 단색의 고무판화 기법이나 거리에 뿌리는 전단지 등의 인쇄물을 오려 다채로운 색감이 살아있는 형상을 만드는 일본 전통 종이공예, 키리에 기법을 애니메이션에 응용한다. 또한 복잡한 패턴을 반복하거나 알록달록한 색을 혼합한 화면 구성은 우아하게 정제되지 않고 어수선하고, 귀엽고 아기자기한 키치적 요소도 반영하고 있다.

요시무라 에리_ShimaShimaShima_컷아웃 애니메이션_00:04:00_1994
요시무라 에리_Zurairumo_컷아웃 애니메이션_00:04:00_2003

작가는 무리에 속하나 주변부로 밀려서 주목받지 못하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이들이 꿈꾸는 분노, 화해의 과정을 그려낸다. 외모로 인해 차별받는 주인공 개가 겪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전개한 키리에 기법의 「성형하는 개」, 추운 나라 어느 귀신의 봄을 기다리는 이야기를 담은 단색 판화기법의 「주라이루모」. 그의 작품은 과거 향수가 담긴 서정적 소재나 집단 내에서 소외받는 주인공의 역경 극복기를 담는데 어른을 위한 동화의 잔잔한 감동이 살아있는 작품을 추구한다. 또한 단순하게 상영형태의 애니메이션을 추구하지 않고, 애니메이션 상영과 함께 즉흥 연주를 하거나 원화 설치,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 실습 등 애니메이션의 다양한 체험 방식을 추구하는 보기 드문 작가로 주목할 만 하다.

요시무라 에리_Mamila and Papila_컷아웃 애니메이션_00:02:00_1995
요시무라 에리_Frank_컷아웃 애니메이션_00:05:00_2003

이번 사키 & 에리 전을 통해서 일본 젊은 세대의 현실이자 판타지인 또 다른 유토피아를 꿈꿔볼 수 있다. 독자적 자생의 길을 모색하는 일본의 젊은 작가들의 움직임을 짚어보면서, 글로벌 시대 우리는 왜 문화 특이성에 주목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또 국가를 초월하여 문화 혼종화가 가속화되는 지금 우리 문화는 어느 지점에 있으며 어디를 향해 가는지 자문하게 된다. ■ 전성희

Vol.20040918a | 사키 사토무 & 요시무라 에리 영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