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속 광고_Ads in Art

아티누스 갤러리 기획展   2004_0923 ▶ 2004_1024

베한트 할프헤르_클리오 스페이스_혼합재료_지름 50cm_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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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923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_11:00am~08:00pm

아티누스 갤러리 서울 마포구 서교동 364-26번지 Tel. 02_326_2326

광고매체 미술이 되다. ● 지금으로부터 4년 전 파리의 광고미술관에서는 『광고 속 미술』이라는 흥미로운 전시가 열렸다. 광고 속에서 미술이 어떻게 창의적으로 혹은 상업적으로 응용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경향이 미술계에는 어떠한 영향으로 다가오는 가 등에 초점을 맞춘 전시였다. 광고 뿐만 아니라 미술이 여타의 장르에서 활발하게 차용, 번안되어 등장하는 과정은 흔히 있는 일이다. 미술은 타 장르의 고급화 전략에 훌륭한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국내의 모 핸드폰 회사는 TV광고에서 일련의 고흐 작품들을 광고이미지로 내세움으로써 자사의 상품이 고품격 임을 강조했다. 좀 더 진보적인 기업은 젊은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상품화시키거나 작품을 이용한 광고를 제작한다. 얼핏 보기에 이러한 현상들이 미술의 확장, 미술의 사업성 획득에 효과적인 듯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무수한 함정들이 있다. 광고에 등장하는 미술들이 상품의 가치를 높일지는 모르지만 예술작품들의 무차별한 광고 노출은 오히려 미술이 대중의 진지한 향유와 깊이감을 잃는 결과를 갖기 때문이다. 미술이 돈을 벌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지만 돈에 의해 미술이 폄하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일이다.

문승욱_the eye_디지털 필름, CG_00:01:30_2003
이지연_AD 04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4

미술과 광고 ● 21세기는 그 어느 시대보다도 다양함과 경계 허물기를 즐겨 한다. 미술 또한 이러한 흐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많은 작가들이 미디어 작가임을 표방하며 미술의 확장성을 확인한다. 다양한 미디어로서 감각적이고 대중의 접근성이 뛰어난 작품들은 확장의 단계에서 작품의 시장성을 고민한다. 컬렉터에게 팔리는 단순한 딜로부터 더 나아가 기업을 상대로 한 새로운 사업 모델로서 등장할 수 있는 근간이 마련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이처럼 확장하는 미술이 제일 쉽게 만나는 지점이 바로 광고인 것이다. 그렇다면 광고가 지닌 경제적 파워 속에서도 오랜 세월 현실과 인간 내면에 대한 작가적 고민과 대중의 예술향유 도모와 같은 미술의 고유한 가치가 유지될 수 있는가. 이는 광고라는 분야와 미술이라는 분야가 서로 만나는 과정에서 수직의 구도로 배치된다면 절대로 불가능하다. 이제 미술은 자신들이 광고로 재생산하는 과정과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 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광고매체나 대상 혹은 과정을 미술의 제작과정에 역-유입시켜 볼 필요가 있다. 아직 우리는 이 둘의 관계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해야 한다. 이번 『미술 속 광고』展은 바로 이러한 문제점 인식과 새로운 생각의 전환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류옥희_OH MY GOD!(I am loving it!)_종이보드에 혼합재료_165×322.6cm_2000
전준호_this is It_DVD영상_00:01:10_2004

미술 속 광고 ● 과연 광고매체나 이미지들이 미술 속에서는 어떠한 과정과 목적 그리고 형식으로 다루어지며 재생산되거나 반복될 수 있는가. 더 나아가 광고의 중요한 객체인 상품이 새로운 조형예술의 미디어로 선택되는 과정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고민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공존하는 광고와 미술의 피할 수 없는 만남을 예견하는 데서 시작한다. 본 전시는 바로 이 시작점에 놓여있는 것이며 우선은 이러한 고민들을 인식하는 데 그 의미를 두고자 한다. 그리고 본 전시의 출품작들을 통해 미술과 광고의 만남에 긍정적인 해결 고리를 찾아 나가기 위한 단초를 제공하고자 한다. 따라서 『미술 속 광고』에 출품된 작품들은 다음과 같이 양분할 수 있다. 먼저 광고 매체 자체의 과정에 주목하고 이를 미술의 주제로 끌어온 작업들이다. 문승욱과 전준호 그리고 이주영은 광고 저변에 깔려 있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인 널리 알리어 팔다 라는 과정을 작품의 매체로서 다루고 있다. 광고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광고 매체는 한마디로 종교적 성상이 기거하는 교회와도 같다. 광고를 통해 대중들은 그 상품에 대한 믿음을 갖고 이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매니아가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광고에 나오는 상품을 직접 구입, 소유하기에 앞서 광고의 매체 -TV, 포스터, 전단지-를 통해 우선적으로 설득 당한다. 널리 알리겠다는 광고의 대단한 소통력이다. 그 파워가 미술에서는 작가들의 작가 정신을 알리는 힘으로 거듭난다. 반면, 광고 속에 드러나는 이미지나 상품 자체를 예술 조형의 새로운 매체로 선택하는 작품들이 있다. 이는 작가세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하는데 일환으로 불 수 있다. 작품의 주제를 표현하는 데 있어 그 어느 작품보다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효진_shoe freak_합성수지에 디지털 프린트_450×720cm_2004
이주영_Blog selection_포스터 시리즈(on going series)_디지털 프린트_120×80cm_2004

유옥희, 주효진, 이지연, 베한트 할프헤르는 각각 상품이나 광고의 이미지들을 차용하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어떤 작품은 풍자를 어떤 작품은 기형적인 문화현상에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이미지나 상품을 전혀 낯선 상황으로 연출함으로써 관람객의 관심을 유도해 낸다면 이제 그들에게 작가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해 질 것이다. 그리고 대중은 어려운 작가의 이야기를 쉽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작가들은 상업적 용도의 광고 이미지나 상품들을 자신들의 작업세계로 끌어들여 풍자, 인식, 재해석 등의 과정을 통해 미술의 새로운 모습을 진지하게 보여주고 있다. 미술과 광고, 광고와 미술. 이 둘은 언젠가 제대로 대면하게 될 것이며 이미 광고는 미술과의 만남을 시도했다. 아직은 경제적으로 연약할 수밖에 없는 미술이 막강한 자본을 자랑하는 광고와의 동등한 파트너쉽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여전히 놓치고 만 것이 많지만 본 전시가 이러한 문제 인식에의 작은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상업적인 내용을 미술에 접목시키는 것에 아직은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미술계 내에서 과감하게 작업을 시도하고 하나의 전시로 묶도록 도와준 참여 작가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 김민성

Vol.20040924b | 미술 속 광고_Ads in Ar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