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고갱과 슬픈 고흐 2권

The Great Couples 02 / 지은이_김광우

지은이_김광우 || 발행일_2005_0320 || 가격_28,000원 || 분야_서양미술 판형_A5신 양장 || 쪽수_550쪽 || ISBN 89-86353-14-8 || 도서출판 미술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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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모던아트는 고갱과 고흐로부터 시작된다. 탁월한 아카데미 출신 화가도 많았고 대가의 수제자들도 많았지만, 흥미롭게도 두 아마추어 화가가 모던아트의 지평을 열었다. 두 사람은 산업사회에서의 부르주아 중심의 비인간적 예술에 반발하며 하층민의 삶과 문명에 오염되지 않은 인간 본연의 모습을 각자의 고유한 상징 그리고 표현양식으로 그려냈다. 모던아트의 특징은 표현이었고 고갱과 고흐의 개성적 표현은 20세기 예술가들에게 규범이 되었다.

물 같은 성격과 불 같은 성격 ● 폴 고갱과 빈센트 반 고흐는 우리에게 한 쌍으로 기억된다.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적이 있고, 회화에 관해 논쟁하다가 서로 미워한 적이 있으며, 쌀쌀맞은 고갱의 태도에 화가 치밀어 고흐가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자신의 귓불을 잘라 창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해프닝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두 사람에 의해 회화가 전통과 단절하고 근대에 들어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파리에는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최고의 미술학교 에콜 데 보자르가 있었고, 명망 있는 대가의 문하생들도 많았지만, 가난하고 충분히 교육을 받지 못한 아마추어 두 화가가 그들 모두를 제치고 근대회화를 보여준 것은 여간 통쾌한 일이 아닐뿐더러 두 사람의 노력이 피땀으로 얼룩져 있어 생각할 때마다 가슴에 전율이 생긴다. ● 두 사람의 성격은 물과 불 같아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기질이다. 고흐보다 5살 많은 고갱은 인습타파주의자였으며, 빈정거리는 말을 했고, 냉소적이었으며, 궤변을 일삼았고, 무심하며, 상대방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너무 성격이 강한 사람이었다. 반면 고흐에게는 북유럽 특유의 거친 면이 있었지만 천성이 열심히 노력하는 기질이었고, 동료에게 격정적인 애정을 쏟는 불같은 사람이었으며, 우정을 위해서는 목숨이라도 내어줄 듯하지만 버림을 받게 되면 자신을 괴롭히는 매우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반 고흐_자화상-폴 고갱에게 바침

외로운 죽음 ● 고흐에게는 간질병이 있었다. 간질 증세가 나타날 때 그는 소리를 듣고 영상이 눈앞에 어른거린다고 했다. 작가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진주는 조개의 병의 결과이며 스타일은 대단한 고통의 산물이다"라고 했는데 고흐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그는 발작하게 되면 공간이 보인다고 했는데 그 공간이 작품에서 노란색으로 나타났다. 노란색은 그가 즐겨 사용한 고흐의 색이다. 노란색의 상징적 의미를 알면 그의 회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발작을 일으켜 병원에 격리되기 전 1888년 12월과 이듬해 초 그의 그림에서 노란색이 배경으로 현저하게 나타난 것을 볼 수 있다. ● 고흐는 1년 동안 요양원에 격리되었고 병세가 호전되어 파리 근교 오베르로 갔다. 그가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동생 테오가 매달 생활비를 보내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생이 결혼하고 자식을 낳자 형을 부양하기 어려워졌다. 고흐는 동생에게 경제적으로 부담을 주는 데 대해 늘 괴로워했고 결국 동생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1890년 7월 27일 오베르 근교 성곽 뒤로 가서 권총으로 자신을 쏘았다. 그는 37해 생을 쓸쓸히 마감했고 오베르 공동묘지에 묻혔다. ● 고갱은 문명이 인간성을 파괴한다고 비판하면서 생의 후반을 프랑스 식민지 타히티 섬에서 지냈다. 말년에 걸작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를 그렸는데, 이 물음은 그가 평생 자신에게 그리고 관람자에게 물었던 화두였다. 그림에는 신생아로부터 늙은이까지 인생의 파노라마가 펼쳐져 있다. 인생의 수수께끼를 상징하는 대작이다. 그는 1903년 8일 동안 집에 혼자 있었는데 4월 30일 갑자기 어지럽고 경련을 이기지 못해 커다란 소리로 이웃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는 밤낮을 구별하지 못하고 헛소리를 지르다가 뇌일혈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마르키즈 군도의 한 섬 히바오아 공동묘지에 묻혔고 묘비도 세워지지 않았다.

반 고흐_까마귀 나는 밀밭

장 발장과 수도승의 자화상 ● 두 사람이 주고받은 자화상을 보면 성격과 화풍을 동시에 알 수 있다. 고갱의 「자화상」을 보면 성난 모습으로 고뇌에 찬 순교자와도 같다. 그는 자신을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의 주인공 장 발장에 비유했다. 사회를 위해 헌신하지만 지명수배를 피해 끊임없이 도망치는 신세였던 장 발장과 마찬가지로 자신도 회화를 위해 헌신하지만 사회로부터 부당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그는 분노했다. 그는 「자화상」에서 "예술가의 영혼을 타오르게 만드는 격렬한 화염을 묘사하고자 했다"고 고흐에게 보낸 편지에 적었다. ● 「자화상」과 편지를 받고 고흐도 자신의 모습을 그려 고갱에게 답례로 보냈는데 「자화상(폴 고갱에게 바침)」이다. 고흐는 일본 판화에서 승려를 보고 자신의 머리를 깎았다. 그는 자신이 회화의 세계에서 도를 구하는 수도승과 같다고 생각한 것이다. 고갱은 사회를 위해 희생하는 장 발장이었고 고흐는 회화를 위해 도를 구하는 수도승이었다. 근대회화는 장 발장과 수도승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 자화상에서 기법의 차이가 매우 상이하게 나타나 두 사람의 독특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The Great Couples 시리즈 중에서 가장 오랜 기간에 걸쳐 저자가 준비한 결과물이다. 방대한 두 작가의 일대기와 작품 세계 등을 체계적이고 섬세히 분석한 이 책은 서양 미술사의 길이 남을 저서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 또한 한 권의 고갱과 고흐의 작품집을 연상케 한다. 미술책에 실린 1000컷에 가까운 작품들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귀중하고 생소한 이미지들이다. 더욱 주목할 것은 두 작가들의 드로잉, 밑그림, 도자기 등 지금까지 소개 되지 않았던 습작들을 다량으로 수록해서 아마추어 화가에서 출발하여 현대 미술의 선구자로서의 명성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자료들은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들 뿐 아니라 평소에 고흐와 고갱의 작품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에게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지은이김광우는 1972년부터 뉴욕에 거주하면서 City College of New York과 Fordham University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미술과 미술비평에 관심을 가져왔다. 예술의 중심지가 된 뉴욕에서 많은 예술가들을 접하면서 미술과 미술비평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는 일찍부터 뉴욕미술 패러다임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대가와 친구들 시리즈『폴록과 친구들』(1997), 『워홀과 친구들』(1997), 『뒤샹과 친구들』(2001)을 집필했다. 이 세권의 책은 또한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예술철학자 아서 단토의『예술의 종말 이후』(2004, 김광우, 이성훈 역)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자료가 되고 있다. ● 그리고 동시대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예술가들 두 세 사람의 생애를 함께 알아보고 그들에게 여향을 끼친 요소들까지 살펴본다면 예술가의 미적 관점은 물론 미술사까지 더욱 효과적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라는 의도로 The Great Couples를 기획했다. 지금까지 『마네의 손과 모네의 눈』(2002), 『뭉크, 쉴레, 클림트의 표현주의』(2003), 『다비드의 야심과 나폴레옹의 꿈』(2003),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과학과 미켈란젤로의 영혼』(2004), 『성난 고갱과 슬픈 고흐』(2005)를 출간하였고, 『미술사와 미술』,『보스의 환영과 브뢰헬의 자연』을 탈고하였다.

차례1권 / 화보 / 서론 / 고갱과 고흐 / 아마추어 화가에서 전업작가로 / 소외된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그림 / 파리로 간 고흐 / 고갱, 파리를 탈출하다 / 고흐, 빛의 왕국아를로 가다 / 아를에서 만난 두 사람의 우정과 충돌 / 고갱의 상징주의 ● 2권 / 화보 / 창작과 발작, 생레미 / 아름다움이 깊이 배인 곳, 오베르 쉬르 와즈 / 스스로를 소외시킨 자살 / 원시세계의 발견 / 돌아온 프랑스 / 타히티 연가, 『노아 노아』 / 근원으로, 다시 타히티로 /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 / 마지막 유랑지, 히바 오아

Vol.20050310b | 성난 고갱과 슬픈 고흐 2권 / 지은이_김광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