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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318_금요일_05:00pm
송은갤러리 서울 강남구 대치동 947-7번지 삼탄빌딩 1층 Tel. 02_527_6282 www.songeun.or.kr
아름다움 - 그렇게 우리의 언어는 상실되고, 우리가 품었던 꿈도 어느 사이인가 뿌옇게 사라져간다. 저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여겨졌던 아름답게 빛나던 청춘기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선가 갑자기 사라진 것처럼... 아주 먼 옛날에 잃어버린 그리운 방에 발을 들여놓은 것 같은 기분. 거기엔 지금은 먼지가 앉고 빛이 바랬지만 그때는 눈이 부시게 찬란한 샹들리에가 있다. 이미지는 어떠한 형태로도 바꾸어지지 않고 바람 없는 밤에 내리는 눈처럼 그냥 그렇게 조용히 쌓여간다. 나는 그것을 어떻게든 언어로 바꾸어 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언어로 쥐어 짜내보아도 누군가에게 전할수도 없고 나에게 조차도 전할 수 없다고 생각되어, 나는 그러한 시도를 단념하게 되고 말았다. 그렇게 하여 나는 나의 언어를 폐쇄시키고 마음을 닫아갔다. 그 예전 눈물처럼 투명하게 빛나던 샹들리에는 그렇게 떨어지고 바래져서 오히려 담담하다.
기억 - 자꾸만 멀어져가는 사라져가는 그 무엇을 끊임없이 내 곁에 두려는 집요함... 그래서 나는 힘들다. ● "당신, 정말로 지쳐있나요?" / "그래 분명히 지쳐있어." / "지친다는 것은 어떤 거예요?" / "여러가지 감정들이 불명확하게 되는거지. / 자기에 대한 연민 / 타인에 대한 분노 / 타인에 대한 연민 / 자기에 대한 분노 / 그러한 것들의 경계가 불명확하게 되는거야." _ 하루키 소설 부분 발췌 ● 감정의 불명확해짐과 동시에 기억 또한 불투명해졌다. 그러한 기억과 함께 여전히 나는 행복한 일상을 꿈꾼다.
움직임 - 명확하고 바른 기술로는 불명료한 기운의 느낌을 표현하기 어렵다. 서투르게 보이는 표현으로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잔상을 나타내려한다. 항상 그때그때의 생각과 감정, 행위가 엉켜서 종이와 나를 더욱 가깝게 만들고 그 교섭의 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실천이 드로잉이다. 회화적 시간과 내면 심리의 움직임 사이를 서로 일치된 상태로 만들어 준다. 굵고 가는 선긋기, 딱딱하고 부드러운 선긋기, 뿌리기, 흘리기, 문지르기, 찢기, 긁기 등의 조형적 요소는 기억의 끄집어냄과 동시에 현재의 나의 모습이 함께 어우러져 반영됨을 나타내기에 적절한 표현방법이다. ■ 황현숙
Vol.20050319b | 황현숙 수묵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