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그리고 흔들림

문위정 수묵展   2005_0401 ▶︎ 2005_0413

문위정_봄비_화선지에 수묵, 혼합재료_70×130cm_2005

초대일시_2005_0401_금요일_05:00pm

갤러리 꽃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7-36번지 B1 Tel. 02_6414_8840

운필의 흔적들을 반영하고 수묵화의 표정을 이루고 있는 원칙적인 수묵의 형식들을 배제하지 않고 따르면서 작업하고자 하였다. 또한 지필묵이라는 전통적 재료가 지닌 번지고 스며들면서 이루어내는 무작위적인 우연적 효과에 앞서 내가 설정한 계획에 의해 표현해 내고자 한 것이다. 이 설정은 작업의 전반에 이르는 중요한 요소이며, 먹과 아크릴을 혼합하여 구축된 화면의 바탕은 이러한 조형을 수용하기 위해 도입된 형식이기도 하다. 여러 조형적 효과들은 바로 이러한 방식에 의한 화면 질을 전제로 하여 이루어지게 된다. ● 먼저 일차적으로 그림을 그린 다음에 그 위에 다시 그 대상을, 또는 그리고자 하는 이미지를 겹쳐 그려내고, 그리고 필요에 따라서는 또다시 그림에 이미지를 그려 넣음으로써 표현코자 하는 이미지를 얻는다.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겹쳐 그려지게 하는) 순간적인 짧은 시간적 여지를 조형의 수단으로 활용하여 우연성과 속도감 등을 화면에 수용했다.

문위정_거북섬_화선지에 수묵, 혼합재료_350×1015cm_2005

만물은 언제나 강하지만은 않으며 늘 약하지만도 않다. 나무만 보더라도 이른봄에 보여 지는 나뭇가지의 느낌은 하루하루가 변해 가는 형상이며 부드럽다. 여름은 무성하며 가을은 역시 봄처럼 변하여 가나 딱딱하며 건조하고 메말라 간다. 차가우며 거칠고 건조한 겨울도 지난다. 이와 같이 시기별로 다르나 한꺼번에 다가오는 형상의 느낌이란 그 묘사가 혼재할 수밖에 없음을 알게 한다. 대지와 초목 또한 마치 흔들리는 바람과 같이 변화한다.

문위정_풍란_화선지에 수묵혼합재료_70×203cm_2005

이러한 변화와 혼재하는 느낌의 수용을 위해 일필로 모든 것이 마감되어 지는 전통적인 수묵화 기법을 탈피하여 표현하고자하는 내용들을 닦고 지우는 과정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표현코자하는 사물에 대한 이미지(변화하는 자연의 모습)를 담고자 한 것이다. 그림은 화면 바탕의 구축을 통하여 수분의 흡수에 대한 장악력이 확보되고 극히 짧은 순간에 이루어진다. 수용성 안료 특유의 번짐과 스며듦은 작업이 수용하고 있는 기본적인 요소들이다. 또한 순간적인 여지를 조형의 틀로 수용함과 동시에 수용성 안료 특징들을 살리고자했다.

문위정_봄바람_화선지에 수묵혼합재료_70×203cm_2005

이 두 가지를 함께 수렴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속도이다. 화면에서 느껴지는 빠른 속도감과 운동감은 바로 그것이다. 빠른 운필은 닦고 지우는 과정을 통하여 그 흔적과 자취를 남기게 된다. 탈색되고 퇴락한 고졸한 기운을 보여주는 표현들은 변화해 가는 사물의 모습이다.

문위정_섬_화선지에 수묵혼합재료_90×173cm_2005

동양화의 필법에 있어서 선의 요소가 동적인 요소이기에 필연적이었다면, 나는 좀더 적극적인 자연물에 대한 동적 요소의 영역을 확대 해석하고 반복되어지는 선의 겹침 또는 준의 겹침을 더 함으로써 시간에 영역의 변화를 찾고자 했다. 이는 전통적인 수묵의 조형을 떠나 새로운 영역을 찾고자 함이 아니다. 이것은 수묵에 대한 개인적 접근 방법의 하나이자 감성이다. 전통적 수묵을 쓰되 거기에는 아크릴이라는 또 다른 재료가 등장하고 수용한다. 이것은 말 그대로 합류하고 섞여 있다가 사라진다(닦아내므로). ● 이는 유구한 동양적 문화의 영역을 벗어나서는 그 무엇도 진실 되고 진지하게 느끼지 못함이 명백하기에 나 또한 석도의 말처럼 시대를 따르되 벗어나지는 못함과 같은 것이다. ■ 문위정

Vol.20050404b | 문위정 수묵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