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가는 길

김수자 원화展   2005_0518 ▶︎ 2005_0524

김수자_인사동 가는길_2005

초대일시_2005_0518_수요일_05:00pm

후원_도서출판 파란자전거www.paja.co.kr

성보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14번지 Tel. 02_730_8478

인사동에 가 보셨나요? ● 예쁜 가게들과 신기한 물건들이 참 많은 멋진 곳이지요. 인사동은 우리나라의 옛날과 오늘날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박물관 같은 거리입니다. 거리 곳곳에 우리나라의 역사가 배어 있는 유적지들이 있고, 꼬불꼬불 골목길에는 옛날 어른들이 먹고 마시던 전통 음식과 차를 파는 가게들이 있지요. 또 골동품이나 한복을 파는 가게, 여러 가지 그림을 전시하고 팔기도 하는 화랑도 많답니다. 이렇게 인사동 거리에 오면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인사동은 우리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입니다. 그럼 이제, 인사동이 어떻게 해서 이처럼 독특한 모습을 하게 되었는지 살펴볼까요?

김수자_봄-돌장승이 반기는 북인사 마당_2005
김수자_여름-붉은 석류가 탐스러운 통인가게_2005

인사동은 종로구에 속하는데 예부터 종로 거리는 궁궐에서 사용하는 물건들과 여러 진귀한 물건들을 파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던 곳이지요. 또 임금님이 사는 경복궁이 가까운 까닭에, 나랏일을 돌보는 양반 귀족들의 크고 멋진 한옥집도 많았답니다. 인사동 길 한가운데 자리한 민익두가家와 경인미술관은 그 대표적인 예랍니다. 조선 제19대 임금 철종의 사위인 박영효는 갑신정변과 갑오개혁을 일으킨 개화파로 유명하지요. 경인미술관은 바로 이 박영효가 살던 집의 별채입니다. 본채는 남산 한옥마을로 옮겨져 전시되고 있어요. 경인미술관에는 전시장과 찻집이 있어, 그림도 보고 차도 마실 수 있답니다. 경인미술관 근처의 민익두가는 명성황후의 조카인 민익두 대감의 저택으로서, 서울시 민속자료 15호로 지정되어 있어요. 이 집은 1930년 박길룡이라는 건축가가 지었는데, 전통 가옥과 서양 가옥이 혼합된 대표적인 개량 한옥으로 유명합니다. 지금은 '민가다헌'이라는 음식점이 되었어요.

김수자_가을-단풍잎이 곱게 물든 경인미술관_2005
김수자_겨울-고즈넉한 골목길로 떠나온 소풍_2005

인사동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하게 된 건 아주 오래전 조선시대부터였어요. 중인계층이 모여 살던 인사동은, 중인들 중에 화가들이 많아서 미술활동의 중심지로 떠올랐지요. '인사동'이라는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은 일제가 지배하던 1914년부터입니다. 이 명칭은 조선시대 행정기관인 한성부의 관인방寬仁坊과 대사동大寺洞의 가운데 글자를 따서 만든 것이라고 해요. 요즘에 우리가 '인사동 거리'라고 부르는 거리는, 종로 2가부터 인사동을 지나 관훈동 북쪽의 안국동 사거리까지를 말하지요. 조선시대에는 이곳에 삼청동과 안국동에서 내려오는 두 줄기 개천이 흘렀는데 이것을 도로로 만든 것이랍니다. 인사동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빼앗았던 시절, 나라를 되찾기 위해 선조들이 독립운동을 했던 곳으로도 유명해요. 3·1운동 때 민족대표 33인이 태화관泰和館에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는데, 지금 태화관 자리에는 태화빌딩이 서 있답니다. 학생 대표들이 모여 3·1운동을 준비했던 승동교회도 이 거리에 있어요. 또, 을사조약에 반대해 민영환 선생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곳도 인사동입니다. 공평동 한미은행 앞에는 '충정공 민영환 어른이 자결하신 옛터'라는 표지와 상징물이 서 있습니다. 일제가 물러나고 일본인들이 갖고 있던 골동품들이 인사동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이곳은 고미술품이 거래되는 시장으로 더욱 유명해졌어요. 6·25전쟁은 이곳에도 많은 피해를 남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낙원상가를 중심으로 떡집들이 들어서는 계기가 되기도 했대요.

김수자_인사동 가는길_2005
김수자_인사동 가는길_2005

1970년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인사동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최초의 근대식 상업화랑인 현대화랑이 들어서면서, 인사동은 지금처럼 화랑이 밀집한 미술문화의 거리로 자리 잡았어요. 고서화 전문 화랑부터 사진 전문 갤러리가 있는가 하면 최신 해외 작품들을 전시하는 미술관까지, 인사동에서는 골목골목 자리한 수많은 미술관에서 온갖 종류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답니다. 더구나 대부분의 화랑이 무료 입장이니까 부담없이 구경할 수 있어요. ● 최근에는 현대식 대형 건물들이 인사동에도 많이 생겼습니다. 이제 옛날 우리 선조들이 살았던 한옥집은 몇 채밖에 남지 않아, 겉으로 보기에는 인사동도 다른 거리와 비슷하지요. 하지만 거리에 있는 가게들을 꼼꼼히 둘러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현대화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인사동 거리에는 옛 물건들을 파는 골동품점, 붓을 비롯한 문방사우를 파는 필방, 옛날 액자나 병풍 따위를 제작하는 표구점, 오래된 책들이 쌓인 고서점 등이 자리를 지키고 있지요. 또한 옛날 가구나 장식품 따위를 전시 판매하는 민속공예점, 전통 찻집 등이 들어서면서 전통 문화 활동의 중심지로 명성을 이어 가고 있답니다. ● 1987년부터 해마다 봄이 오면 인사동에선 '인사전통문화축제'가 열립니다. 이때는 거리 곳곳에서 전통 춤과 국악 공연, 고미술과 현대미술 축제, 전통 혼례 재연 등 다양한 행사와 공연이 펼쳐집니다. 또 가장무도회나 도자기 만들기같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도 많이 열려서 나들이 나온 가족들의 흥을 돋워 줍니다.

김수자_인사동 가는길_2005

꼭 축제 때가 아니라도 매주 일요일이면 인사동은 흥겨운 놀이마당으로 탈바꿈합니다. 지난 1997년부터 일요일에는 차가 다니지 못하게 했는데, 덕분에 차 없는 인사동 거리는 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축제의 거리가 되었어요. 특히 오후 5시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포도대장과 순라군' 행렬은 관광객의 눈길을 끄는 인기 공연물이랍니다. 이 밖에도 1999년 7월부터 시작된 역사문화 탐방로 공사가 2000년 10월에 완공되면서, 인사동은 더욱 깔끔해졌어요. 걸어 다니면서 구경하는 사람들을 위해 차도는 좁히고 인도는 넓혔으며, 그 경계에는 돌로 만든 물확을 설치해서 아름다운 연꽃도 즐길 수 있게 했어요. 또 바닥에는 옛날 기와와 같은 벽돌을 깔아 마치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답니다. 살아 있는 역사박물관 인사동, 온 가족이 함께 인사동 나들이 어때요? ■ 김이경

Vol.20050518b | 김수자 원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