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기

이종희(들로화)展 / LEECHONGHOE / 李鍾熙 / sculpture   2005_0504 ▶︎ 2005_0511

이종희_표류기_혼합재료_50000×50×60_2005

초대일시_2005_0504_수요일_05:00pm

갤러리 반 서울 중구 필동 3가 26번지 동국대학교 수영장 옥상 Tel. 02_2260_3424

조각가 이종희의 화두는 '표류'이다. 유년과 청년시절 직업군인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이십여회의 이사를 하였다. 그 수많은 고향과 수많은 동문들은 이제 희미하다. 한곳에서의 적응과 지배가 무르익어 갈 때 쯤 또 다른 환경속에 노출되어 과거는 늘 조각난 편린들을 하나씩 맞추어여만 존재한다. 그것은 한곳에서 정착하여 살던 농경문화의 범주를 아버지가 과감하게 벗어버렸지만 이종희에게는 자신있게 말하고 찾아갈 고향을 분실했다는 뜻이다. ● 조각가 이종희의 현재는 불안하다. 육체에 대한 불신, 상징화된 개념(우정, 사랑등등)의 부정, 전쟁이 가까워짐에 대한 공포.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는 나약함. 아들의 교육현실에 대한 불쾌감, 아내의 노동착취에 대한 반 사회성. 진정한 귀족이 없는 나라. 작품은 유통되지 않고 월세는 내야되고. 집은 점점 좁아지고. 강호에 살고 있다는 강한 신념. 조각가 이종희의 현재의 삶은 통째로 표류이다.

이종희_표류기_혼합재료_50000×50×60_2005_부분
이종희_표류기_혼합재료_50000×50×60_2005_부분
이종희_표류기_혼합재료_50000×50×60_2005_부분
이종희_표류기_혼합재료_50000×50×60_2005_부분

조각가 이종희의 조각 작품은 생의 각 단면의 표류를 포착하여 작품속에 반영한다. 그것은 시간에 따른 서사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마치 각 작품은 단편소설처럼 존재하지만 각 작품들이 모이면 하나의 장편소설처럼 연결고리를 갖는 기승전결의 구조를 갖는다. 또한 조각가 이종희 선택한 자동차는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움직이는 바퀴를 가지고 있다는데 그 중요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기계문명의 혜택으로 이젠 자동차가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그것은 생활의 전체가 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렇게 익숙한 자동차는 우리에게 공간이동의 편리함을 주었지만 세상의 실재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경외를 동시에 져버리는 취약성을 주었다. 그래서 조각가 이종희에게는 공간이동의 중요성보다는 공간이동시에 혼자있게되는 그 철저한 익명성의 시간에 더욱 매료된다. 공간과 공간은 어디에도 그를 마음 편히 정착시키고 있지 않지만 공간이동의 시간 속에서 그는 진정한 존재를 깨닫고 삶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우리의 삶은 도대체 정착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표류기를 통해서 던지고 있다. 그것의 답은 우리의 몫이다. 단지 바라는 것은 이번 전시가 미래의 우리에게 어느날 갑자기 얼큰한 표류의 각 단면들에게 건배하는 소중한 기억의 창고가 되길 바라 마지 않는다_2005_05 ■ 들로화

Vol.20050519c | 이종희(들로화)展 / LEECHONGHOE / 李鍾熙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