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풀섶에 젖다'

김선형 개인展   2005_0517 ▶︎ 2005_0526

김선형_꿈-풀섶에 젖다_212×300cm_한지에 먹, 수성재료_2005

초대일시_2005_0517_화요일_04:00pm

롯데갤러리 안양점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 88-1번지 롯데백화점 7층 Tel. 031_463_2716

'꿈-풀섶에 젖다' ● 자연이라는 절대적 환경에 대한 새로운 인식 속에서 인간은 자아를 느끼며, 또한 자아를 새로이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미 너무 거대 해지고 그 거대함이 잉태한 불균형적인 힘으로 인해 또 다른 자연으로서 그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인공과 인위로 만들어진 기형적인 현대문명의 부자연스럽고도 불안한 세계에서 이제는 관심의 시선을 억지로라도 끌어 자연에 옮겨 진정한 삶의 원천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 이다.

김선형_꿈-풀섶에 젖다_212×600cm_한지에 먹, 수성재료_2005
김선형_꿈-풀섶에 젖다_212×300cm_한지에 먹, 수성재료_2005

이번에 선 보이게 되는 작품들은 지금껏 보여 졌던 작업들에 비하면 내용과 표현형식적인 면에서 많은 변화를 가지며 제작 되었다. 대형의 삼합 한지(100호~1000호)의 화면위에 한 획으로 그어져 거대한 궤적과도 같은 굵고 거친 선들과 그 위를 자유롭게 출렁인 듯 뿌려지거나 흐른 물의 묵희(墨戱)적 흔적들, 그로 인해 재차 번져 나가고 질서 없이 흩어져 나가는 선들은 자유로움을 보이며, 그 선들 사이로 언뜻 언뜻 보이는 차분하게 가라앉은 여릿한 채색과 수묵의 변화들은 알 수없는 기운과 긴장감으로 충만하다. 거대한 난초 같이 보이는 풀의 형태와 긴 붓질들로 빽빽하게 채워진, 화면 앞에서 그림을 보는 나조차도 마치 영화 '벅스라이프'(애니메이션)에서 거대한 숲을 마주 하고 있는 개미가 된 느낌이었다. 어찌 보면 자연이나 문명이라는 거대한 '꿈'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늘 자신은 꿈을 꾸고 그 안에 새로운 명제를 만들고 그것을 실현 하며 사는듯하지만 정작 살아가는 원초적 행태의 이면에 있는, 인간으로서 베풀고 회복해야할 진정한 사랑과 이성을 상실하고 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귀다툼하듯이 사는 속에서 초라한 성취감을 맛보고 그것이 마치 전능한 자신의 모습이고 능력인양 자위를 하며 살아가는 나약한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또 다른 꿈의 회복에 대한 기원의 메시지이다. 굳이 동, 서양을 구분지어 이야기할 필요도 없이 자연의 기운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인식은 인간이 회복해야할 가장 시급한 과제일 것 이다. 이 번 작업을 하면서 나는 한지와 큰 획을 한 번에 그을 수 있는 모필에서 전통적 재료가 갖는 물성적 측면의 조형적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그 간의 수많은 작업과정에서 경험한 여러 실험적 모색들과 그로 인해 축적되었다고 할 수 있는 조형적 변주의 가능성들이 급기야 나를 한지와 모필의 새로운 가능체 앞으로 다시금 인도해 준듯하다. 여전히 나는 물성적인 측면에서의 새로운 형식과 회화적이며 조형적인 동양화의 새로운 방법적 모색과 실험을 집요하게 찾아 가고 있다. 단일한 먹색 같이 느껴지는 색감을 표현하는데 있어서도 먹이 한지에 스며들면서 급속한 건조로 인해 나타나게 되는 표현상의 한계와 어려움, 그로 인한 시차의 한계상황을 극복하여 변용적 표현의 가능성을 붙잡기 위해 여전히 물료의 새로운 제작을 위한 물성적 실험을 수반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이 번 작품들도 멀리서 보거나 작은 화면으로 볼 때에는 단순한 먹빛으로 보일 수 있으나 화면 가까이에서 자세히 들여다 볼 경우 여러 색감의 안료와 질감의 중첩으로 나타나는 유현(幽玄)의 현(玄)을 만날 수 있다.

김선형_꿈-풀섶에 젖다_140×202cm_한지에 수성재료_2005
김선형_꿈-풀섶에 젖다_212×300cm_한지에 먹, 수성재료_2005

큰 화면 위에 모필을 앞세워 유영하듯이 소요하는 기분이 주는 희열감과 흥분이야말로 이번 작업을 통해 얻은 소재로써의 자연과 그 안에 담긴 내용으로써의 자연스러움은 동양적 미감에서 느껴지는 고결함과 숭고함이 아닌가 한다. 특히 수묵을 혼합한 수성재료와 물이 어우러져서 만들어 내는 무한한 변화를 내재한 화면구성과 조형적 변화, 그로 인한 동양적 표현의 새로운 시도와 가능성은 앞으로 있을 나의 또 다른 회화적 관심이 될 것이다. ■ 김선형

Vol.20050525b | 김선형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