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의 수수께끼

안산 아트메모리 2005展   2005_0604 ▶ 2005_0612

윤갑용_Mass stil image_영상설치

초대일시_2005_0604_토요일_05:00pm

참여작가 이민_심영철_Karen prig_김도명_윤익_정정주_정현_하석원_유승덕_Giovanni pioreto 이은정_이동수_백기영_최정미_김영태_박정화_김태은_양정수_윤갑용

책임기획_양정수_최정미

단원전시관 제3관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525-7 Tel. 031_481_2472

21세기의 현대미술작품은 새로운 개념의 등장과 산업제품, 기술 등의 도입으로 인하여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학문적 요소의 개입으로 인하여 난해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도와 현대미술의 모드(mode)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며, 보는 이들에 따라 하나의 "수수께끼" 로 비유되어 질 수도 있습니다. 벤야민 뷔크로(Benjamin Buchloh)에 의하면 "예술작품들은 공공연하게 어떤 다른 것을 전달하기도 하며 그것은 보는 이들에게 여러 가지 뜻을 갖게 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비유'(allegorie) 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유형적 실마리에 관하여 고정된 생각에서 오는 상상적 형상이 각자의 사고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이것은 작가와, 보는 이의 기억, 환경, 잠재지식 등을 통한 생각하는 것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안산 아트메모리 2005의 작품들은 형상, 영상의 실마리를 바탕으로 다양하게 분석되고 해석 되어질 것이며 작가들의 의도를 알아내고 짐작하게 될 것 입니다. 그리고 작가들의 다양한 작업 방법과 방식에 의한 실험과 재료, 표현, 구성 등이 종합적으로 농축되어 400여 평의 공간에 의문스럽고 모험적인 21개의 장면(mise en scene)으로 자리할 것 입니다. 각 공간들은 벽과 바닥, 물체와 물체, 시각과 청각, 물체와 영상의 접촉, 결합을 통한 'hybride'를 중심으로 현대미술의 전략과 전술 등이 철학, 공학, 생물학 등의 도움을 받아 전위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며, 보는 이들은 시각, 청각을 통한 지각을 동원하여 자신의 잠재적 지식과 함께 작품에 숨겨진 작가의 의도와 표현 대상, 암시 등들 형상이나 영상이 가진 모든 부분을 분석하고, 유추, 환유하여 풀어 나가야할 문제들이 될 것 입니다. ■ 안산 아트메모리 2005

Mass stil image ● '가상/현실'이라는 구분은 더 이상 기능할 수 없는, 부적절한 두 개의 개념 쌍이 되며, 그것은 이제 '이항적 대립관계'가 아니라, 같은 상태를 상이하게 진술하는 두 개의 형용사, 혹은 대립의 형식을 통해 상호의 동질적 가능성을 내포하는 '교차 배어'(chiasm)적 개념들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지점에서 '가상/현실'을 대체할 새로운 표현이 자연스럽게 요청되게 되는데,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가 베르그슨으로부터 발전시킨 '현재화'(actualization)의 개념은 그 가능한 대안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상현실'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실은 실제(the real)가 지금 이곳에서 '현재화(actualize)되어 있는 양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바로 이 현재화의 개념은 가상과 현실을 대립적으로 보는 사유가 와해되는 지점일 것이다. 당연히 이러한 '현재화'된 차원은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의 모든 진실을 포착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가상현실'이란 것은 단지 실제가 현재화되어 있는 극히 일부의 공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윤갑용의 작품 은 그런 면에서 한편으로는 우리가 신앙처럼 믿어온 현실과 역사라는 것이 결코 총체가 아닌 가상적 단편에 불과함을, 다른 한편으로는 역설적으로 그러한 '단편성'이 바로 우리의 기억과 실존의 본질적 특징임을 통찰하게 해준다.

하석원_사각속의 속삭임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5

사각속의 속삭임 ●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스피커의 속삭이는 소리와 함께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물의 파장을 접하게 된다. 천장으로부터 드리워진 각각의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시장과 지하철 도서관 등... 곳곳에서 녹취 해온 인간의 속삭임에 의해 사각 속에 갇힌 물은 파장을 만들어 낸다. 파장은 원을 그리며 밖을 향해 질주를 하지만 다시 갇혀 버리는 반복을 계속하게 될 것이다. 작품에서 보이는 기계의 인위적인속삭임과 물이라는 자연적인 요소의 두 대립적 이미지는 우리 일상의 삶의 환경을 적절히 대변해주고 있다.

양정수_연금술사의 정원_설치작업_300×300×200cm_2004

연금술사의 정원 ● 입력(in-put)된 일상의 공업오브제들은 빛을 내는 식물의 형상으로의 출력(out-put)을 시도한다. 이것은 하나의 상상의 식물로 보여 질수도 있으며, 전기에너지는 자연의 에너지에 비유되어 바이오기술 등과 같은 연구로 생길 수 있는 예견이기도 하다. 논 네온, 전구 등의 산업 제품들은 상호 작용하여 줄기 식물등과 같은 다른 것으로의 변신(metamorphose)을 시각적으로 유도한다. 이것이 의도하는 것은 자연 식물들의 자리에 과학의 발달로 인한 공업의 부산물들이 점거하면서 나타나는 오염 등 인간의 문명과 자연사이의 긴장과 근원에서 멀어져가는 것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는 의미를 내포한 하나의 형상으로 현대과학을 연금술사에 비유한 환유적 표현이라고도 할수 있을 것이다.

백기영_전국을 여행하면서 가져온 흙에 물만 주어 기른 화분 17개_가변크기_2004

전국을 여행하면서 가져온 흙에 물만 주어 기른 화분 ● 백기영의 『생명의 땅』 프로젝트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새롭게 바라보는 작업이다. 대동여지도가 제시하는 한국 땅에 대한 지리적 기록을 내용적 계기로 삼아 작가 스스로 우리나라 전 국토를 여행하면서 기록과 채취물, 행위와 경험을 담아내는 일종의 '예술여행' 프로젝트인 셈이다. 작가는 김정호가 가졌을 지리적 정보에 대한 열정과 땅에 대한 호기심을 오늘의 시점에서 추적해 간다. 혹은 김정호가 살다 간 조선 후기 이후 우리 역사에 얽히고 설킨 정치적 사건과 근대화, 산업화, 그리고 세계화 과정 속에서 변형되어 가는 땅의 얼굴을 회복하고자 하는 염원이었을 수도 있다. 실제로 작가는 대동여지도가 얼마나 아름답고 정확하게 그려져 있는지를 감탄한 바 있다고 토로한다. 오늘날의 행정지도와 도로표시지도에 비하면, 대동여지도는 60% 이상이 자연지명이어서 훨씬 자연에 가까운 지도라고 보는 관점에서 분명 대동여지도를 통해 땅을 회복하고, 생명의 원천을 기리려는 의지가 읽힌다는 것이다.

정정주_inner brain_세 개의 모터, 알루미늄, 무선카메라, 비디오 프로젝터_60×130×100cm_2005

inner brain ●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네 개의 육면체 구조물들은 각각의 구조물에 설치된 모터 장치에 의해 축을 중심으로 회전한다. 세 축이 중심이 된 회전운동으로, 가장 끝 구조물에 설치된 무선 비디오카메라는 마치 무중력 공간 속의 우주인의 시선처럼 움직이며 공간의 곳곳을 찍어낸다. 이 카메라 장치가 설치된 공간은 차량이 다니는 대로변에 위치해 있고, 유리벽을 통해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갤러리 Brainfactory 이다. 소형 비디오카메라들이 작은 건축 모델내부에 설치되어 있었던 다른 작업들과 달리 실재 전시공간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전시 공간에 들어온 관객들에게 새로운 공간지각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이민_Passage V, entre devant et dedans(통로V, 안과 밖 사이에서)_단채널 비디오_00:08:35_2005

통로V, 안과 밖 사이에서 ● 전철이라는 도시 속의 일상적인 풍경을 소재로 한 비디오 작업으로, 전철의 문이 열리고 닫힘에 의해 보여 지는 두 개의 가시공간에 대한 탐색작업 이다. 전철이 달리고 있을 때의 이미지는, 전철문의 유리창에 비춰진 전철 내부공간의 반사된 이미지로써 전철 안에서 들을 수 있는 일상적인 소음이 이 가상의 이미지와 함께 재생된다. 반면, 전철이 역에 멎게 되고 문이 열리면 실제의 이미지는 느린 화면과 흑백영상으로 가공되어 갑작스러운 정적과 함께 마치 꿈속과 같은 또 다른 공간을 열어주게 된다. 이 안에서 대립하는 두 이미지(실재와 가상)의 차이는 사라지게 되고, 그것들은 서로 경계가 구별되지 않는 팬텀(phantom)의 세계처럼 펼쳐진다. 이와 같이 이 일상의 공간 속에서 나타나는 현대도시의 정체성은 실재의 이미지를 상실한 불확정적인 이미지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우리가 확신하고 있는 현실이라는 구체적인 영역과 가상의 영역 사이에서 모호한 흔들림을 야기 시킨다.

김도명_기원 3_신문, 씨앗, 흙_10×28×27cm_2004

기원 3 ● 세상의 모든 사물들은 어느 것 하나 그 존재의 이유를 갖고 있지 않는 것이 없다. 나름대로의 삶이 있고, 나름대로의 방식이 있다. 죽고 태어남을 반복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이유와 법칙은 세상과 맞물려 돌아가고 있으며, 어느 것 하나 독단적인 것이 없다. 앞서 언급했던 부정적 상징물들이 도달해야 할 목적지이자, 추구해야 할 정신세계며, 이는 변화되어야할 미래의 모습이다. 건강하고 튼튼한 식물. 육체나 정신적으로 건강하며, 주변을 푸르게 전염시키는 식물. 작가는 식물에서 우리의 미래를 본다

최정미_La ville imaginaire(상상의 도시)_캔버스에 유채_150×160cm_2005

상상의 도시 ● 내 작업의 핵심은, 색에 의해 어떤 구체적인 형태를 제시하는 것보다, 앵그르(Angre)에게도 있었고, 모네(Monet)에게도 있었으며. 조안 미첼(Joan Mitchelle)이나 아녜스 마르틴(Agnes Martin) 그리고 샘 프란시스(Sam Francis)에게도 똑같이 있었던 이차원의 공간에 '자연의 빛'을 재 표현하는 것에 있다. 현대문명이 던져주는 여러 가지의 미술형태 속에서 점점 어색해져가는 이런 예술의 형태가 이제 막 걷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이제 막 무엇인가를 표현해보려고 하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예술의 형태이고 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림을 그리는 모든 사람은 어린아이처럼 순진하다.?' 라는 의문이 들지만 인간의 성장과정에서 꼭 필요한 요소인 것을 보면 '평면을 추구하는 작가들은 끝없이 성장한다.'라는 또 다른 정의에 도달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피카소는 어떤 대상을 똑같이 그리는데 5년이란 세월이 걸렸지만 어린아이들처럼 그리는 데는 평생이 걸렸다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우리가 보고 있는 어떤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 속에 오래전부터 잠재해 왔던 그 어떤 것을 끄집어내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보면 내게 오래전부터 잠재해 왔던 생각은 늘 '자연' 에 있었던 것 같다. 숨을 확 트여주는 파란하늘, 적당히 시원한 바람, 파릇파릇한 잔디, 울창한 숲, 그 사이로 흐르는 강물, 멀리 보이는 바다, 시간을 달리하며 바뀌는 하늘의 움직임과 색깔.., 자연의 빛에 의해 나타나는 이 모든 것이 도무지 잊으려고 해도 잊혀지지 않는 나만의 파라다이스이다. 나에게 있어 자연의 색은 미와 정신적 평안의 상징이며, 내가 그러한 환경에 현실적으로 처해있지 않다고 해도 이차원의 공간 에서는 몇 가지의 색만으로 그곳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맛본다. 자연은 인간의 관념이 투영된 하나의 영역이고, 미적 가치의 기준이 되며, 모든 예술의 근원이 자연으로부터 왔다는 것이 그 이유가 되겠다.

유승덕_An observation journal - Ten Eyes_사진 설치_가변크기_2004~5

An observation journal - Ten Eyes ● 예전의 "관찰 프로젝트"가 자연현상이나 특정한 대상물을 관찰자의 물리적이고 의도적인 개입 없이 살피고 기록하는 것들이었다면 이번 전시회에 소개되는 관찰 프로젝트는 풀밭에 10개의 원형구멍을 파고 일주일에 한번씩 28주간 사진을 찍어 시간의 경과를 보여주는 작업이다. 이 작업에서는 일반적인 의미로 인식된 예술행위에서 보여 지는 재료의 정복이나 시각언어로 환원된 작가의 의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물의 변화과정을 관찰이라는 방식을 통하여 들여다봄으로써 작가가 창작의 주체가 아닌 근원적인 현상을 소개하는 일종의 영매역할로 등장하게 된다. "관찰"이 전체적인 작업을 이루어나가는 방식이라 한다면, 이것을 통해서 들여다보고자 했던 것은 특정한 상황 속에 놓인 "시간"의 흐름이다. 시간이 진행되는 통로 속에 놓인 대상물들 간의 단조로우면서도 미세한 '차이(diff?rence)'에 대한 관찰은 선험적 의미나 개념적 핵심을 가지지 않은 채로 시간의 흐름에 의해 임의적으로 읽혀지도록 제시되고 있다.

박정화_What is it?_혼합재료

꿈이 현실이고 현실이 꿈이다.

심영철_아담과 이브_홀로그램, 스테인레스 스틸, 자갈_2005

아담과 이브 ● 낱알같이 흩어져 뒹굴고 있는 자갈 사이로 아담과 이브를 상징하는 꽃잎 형태의 오브제(Object)가 신비한 빛과 환상적인 모습으로 성장하며 부지런히 '에덴동산'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생성(生成)과 소멸(消滅)을 위한 반복적인 순환과정이 '유기적인 공간'을 바탕으로 건강한 생명력과 희망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현실로부터 확장된 무한대의 공간과 에너지를 음(陰)과 양(陽)의 조화로운 원리를 통하여 제공하고 있으며, 새로운 메시지를 위한 진정한 생명력과 함께 반복되는 '기(起)와 멸(滅)'의 과정을 3차원적인 빛의 아름다움을 통해 제공받게 된다.

윤익_무제_금속구조물에 가시나무와 블루네온_가변크기_2004

윤익 ● 나의 작업은 우리의 삶의 무대인 현실과 같은 일종의 공간의 구축이다. 때로는 금속 구조물내부에, 혹은 유리잔속에 현실의 이미지를 재현해보거나 물, 공기, 빛, 소리 등의 에너지를 포함하는 대상물들을 배치시켜 그들의 자연스러운 생성의 조화를 표출하는 시-공간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의 결과는 어떠한 것을 만들거나 재현 해내는 것과는 다른, 현실의 그 어떤 시간과 공간의 과정 자체를 보여주는 것으로, 마치 우리의 삶이 그러하듯 그 조건과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만남과 모험의 연속이다. 오늘날 나의 작업의 목적은 관람객이 각자 그들의 순수한 삶의 순간을 나의 작품의 공간내부에서 체험하도록 초대하는 것이며, 내가 제시하는 이 움직이는 삶의 한 일부분을 통하여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와도 같은 현실의 영구성에 관한 은유를 경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안산 아트메모리 2005

Vol.20050602b | 안산 아트메모리 2005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