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화면과 극사실 회화

HD Generation展   2005_0523 ▶ 2005_0611

HD Gen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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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523_월요일_06:00pm

갤러리 크세쥬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1-6 JP빌딩 3층 Tel. 02_332_4618 www.quesaisje.org

이번 전시는 극사실 형상회화를 선보여 온 30대 전후반의 젊은 예술가 5인-안성하, 이사라, 이지송, 정명조, 지요상-의 전시이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고 애용하는 대상을 그리고, 그리움을 표현하고, 아름다움과 완전함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한 전략으로 극사실 형상회화를 채택한다.

안성하_담배_캔버스에 유채_91×41.3cm_2004
이사라_Dream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167cm_2004
이지송_the smoker_캔버스에 유채_89.4×130.3cm_2003

극사실 형상회화는 이번 전시에서 HD라는 용어를 차용한다. 'HD'는 'High Density'의 약자로 '고화질' 혹은 '고밀도'를 의미한다. 우리에게는 최근 서비스되기 시작한 HD방송으로 익숙해진 용어이다. HD방송은 아날로그 방송보다 몇 배나 선명해서 대상을 더욱 선명하게 포착하고 심지어 우리의 눈으로 포착할 수 없는 것들마저 영상이미지로 담아낸다. 사람들은 영화, 텔레비전, 게임의 화면에서 점점 더 작고 정밀한 픽셀들을 원하고, 길거리에서 누구나 들고 다니는 디지털 카메라의 화소수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높은 해상도를 찾는 현대인들의 기호에 따라 현대기술은 '점점 더 선명하게'를 빠른 속도로 실현해 가고 있다. 고해상도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HD기술의 발전을 가속하고 있는 현대기술을 보면 자신의 내면에 흐르는 형상에 대한 충동에 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분투하는 작가들을 보는 듯하다. 이들 작가들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상을 재현해야만 하는 체질을 가지고 있으며, 과장된 표현에 대한 거부감과 가감없는 솔직함을 가지고 있다.

정명조_상상을 넘어선 아름다움_캔버스에 유채_116.7×72.7cm_2004
지요상_물 위에 글을 쓰다_한지에 수묵_200×134cm_2005

재현이라는 일차적 공통분모도 가지고 있지만 HD Generation이라는 제목과 극사실 회화라는 전시내용과의 결합은 역설적 뉘앙스를 포함하고 있다. 지금의 시대는 대상을 그대로 살려내는 재현의 임무를 사진 및 영상기술이 책임지고 있는 시대이며, 그 기술로 인해 고화질의 재현 즉 이미지의 복제 뿐 아니라 손쉽게 붙이고 오려 다양한 변주까지 가능해진 시대이다. 기술의 수혜를 받은 시대에 굳이 수개월에 걸쳐 극사실 재현을 한다는 것은 기술등장 이후의 회화의 전개논리상으로는 모순적이다. 이런 모순은 어떻게 전해질까. 빠르고 가벼운 시대에 진지한 재현회화는 어떻게 수용될까. 관람객들은 디지털 기술로 인해 엄청나게 많은 이미지가 빠른 속도로 폭주하고 있는 사회에 느림으로 대응하고, 강조와 축약, 조합이 난무하는 현대미술에 사실성과 객관적인 이미지로 도전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 현대기술은 이미지를 풍요롭게 하고 다양한 버전으로 생성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오히려 사람들은 과장된 표현들에 벅차하며 무작위적인 조합들과 복제의 속도감을 부담스러워한다. 갤러리 크세쥬의 이번 전시 전은 젊은 예술가들에게 흐르는 형상에 대한 충동을 통해 기술의 발전이 양산한 이미지 과잉에 대한 사회적 반응양상의 일면을 드러내는 전시이다. ■ 이정은

Vol.20050611a | HD Generation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