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친화의 서정적 풍경

김호연 회화展   2005_0602 ▶ 2005_0610

김호연_Nature + Dream + Eternit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호F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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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602_목요일_05:00pm

한전프라자 갤러리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55 한전아트센터 전력홍보관 1층 Tel. 02_2055_1192 www.kepco.co.kr/plaza/

자연 친화의 서정적 풍경-김호연의 최근 작품세계를 중심으로 ● 오늘날 주변에서는 끊임없는 기계 U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사회가 사이버화 되어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예술분야에서도 변화하는 사회를 반영하기 위하여 사이버화 된 작품들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다. 이에 작가들의 그림 그리는 화판이 영상 화면으로 바뀌어 가고, 예술가도 엔지니어들로 대체되어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화판 위에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표현법은 이미 과거의 표현이 되어가고 영상 표현이 나타내는 현란함과 순간성에 전통적 표현은 위기감을 느낄 정도이다. 이와 같은 변화 가운데 전통적인 그리기의 방법도 매우 난해해져 간다. 표현 기법도 다양하며 주제의 접근에 있어서도 과거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정치 U 사회 나아가 개인의 정체성과 유전인자를 이용하는 표현들 까지 나타난다. 이제 그림이 평면으로만 표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변의 다양한 표현과 함께 얽혀 복합적인 표현으로 나타나고 있어 더욱 난해해져 가고 있다. 나아가 작품의 바탕에는 은유성이나 상징성 그리고 알레고리로 해석해야 하는 복층적인 의미층들이 형성되어 있어 의미에 있어서도 복잡하고 다양한 해석을 요구하고 있다.

김호연_Nature + Dream + Eternit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0호F_2005
김호연_Nature + Dream + Eternit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0호P_2005

김호연의 작품에서는 오늘날 현대 회화와 같은 난해성이 없다. 복잡하게 얽혀져 있는 세계를 재현하고 사회구조를 작품에 담아내는 그림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복잡한 구조들에서 저만큼 떨어져 주변의 자연에 대한 관조적 측면을 표현하고 있다. 재료는 서양재료를 사용하고 있지만 마치 전통 동양화와 같이 자연을 관조하는 듯 한 여유와 여백의 공간이 잘 나타나 있다. 2000년 이후 계속 이어지는 김호연의 작품세계는 자연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산과 바다 그리고 나무, 새, 물고기, 꽃 등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산은 단순화되어 나타나는데 겹겹이 쌓여진 수많은 산봉우리의 반복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꽃은 주로 연꽃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전부터 작품의 주된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물고기는 뚜렷하게 어떤 물고기를 구체적으로 나타낸 것이 아니라, 김호연이 주관적으로 그려낸 물고기인데 높이 솟은 연꽃 줄기 아래 물속에서 유영하며 주변과 어울리고 있다. 이와 같은 소재들과 주제의 전개에서 김호연의 작품세계는 자연과 친화적이며 관조적인 풍경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호연_Nature + Dream + Eternit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0호M_2005
김호연_Nature + Dream + Eternity_합성수지_20×7×5cm_2005

이번 전시에서는 연꽃과 연잎 그리고 물고기가 주요 소재로 등장 한다. 연꽃과 연잎 그리고 물고기는 함께 구성되어 있기도 하고, 연꽃 부분만 확대되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작품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물고기들은 대체로 짝을 이룬다. 고기들은 한 마리로 나타나 있는 것도 있지만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배치되거나 얼굴을 마주보며 서로 바라보는 물고기들이 많다. 여기서 연꽃과 연잎은 스스로 화려함을 밝히면서 물고기가 쉴 수 있고 유영할 수 있도록 그림자를 만들어 준다. 그리고 물고기는 연꽃의 줄기 사이로 서로 만나 즐겁게 같이 유영한다. 꽃과 꽃잎이 유난히 큰 연꽃은 화려함과 수려함을 갖추고 있어 꽃 중에서 으뜸으로 치는데 객관적인 세밀한 묘사보다 작가의 주관성이 담겨 재해석되어 있다. 물고기 또한 구체적인 사실적 묘사 보다는 작가가 만들어낸 물고기 이다. 그러므로 작품 전체에서 작가의 주관에 의해 재해석되고 연출된 구조를 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배치된 연꽃과 연잎 그리고 그 사이 물고기들의 유영에서는 서정성이 나타나는데 그것은 자연과의 친화성이 바탕 되어 있다. 연꽃이나 연잎만 표현되는 것 보다 물고기가 같이 표현됨으로서 정적인 꽃과 동적인 물고기가 서로 어울려 작품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화면에 생동감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자연에 대한 친화력을 더 높여준다. 이와 같은 연꽃들의 표현과 물고기가 어울려진 구성에서 조선 민화를 연상해 볼 수 있다. 민화에서 나타나는 연화의 단순성과 소박성이 그대로 김호연의 작품에서도 나타난다. 세련되지 않고 누구나 쉽게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은 무기교의 표현들은 민화의 표현과 매우 유사하다.

김호연_Nature + Dream + Eternity_태피스트리_172×248cm_2005
김호연_Nature + Dream + Eternit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호M_2005

한편 작품 부분에는 굵은 '점'들이 나타나 있다. 이 '점'들은 화면의 여백을 매우고 단색의 지루함을 변화시키고 작품의 밀도를 높인다. 나아가 화면 전체를 긴장감 있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그러므로 화면에서 나타나는 바탕 질감과 함께 사용되는 작가의 전략적 표현이다. 이 '점'이 없다면 화면의 긴장감이나 밀도가 감소되어 평이한 작품이 되고 만다. 김호연은 '점'을 화면 가득하게 장치하기도 하고 부분적으로 장치하기도 한다. 마치 어느 때는 비와 같은 표현이 되기도 하고, 어느 때는 눈 같은 표현이 되기도 하며, 이슬 같기도 하다. 또 어느 때는 별 같기도 하며, 꽃가루 같기도 하여 작품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 '점'에는 작가의 단일한 의도성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감상자들이 자유롭게 다양한 의미로 접근하고 상상하도록 유도한다. ● 이상과 같이 김호연 작품에서는 연꽃과 연잎 그리고 물고기라는 단순한 소재로서 자연 친화의 서정적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복잡한 세계에서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삶을 잠시 접어두고 평화롭고 여유 있게 생활하고 싶어 하는 작가의 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오세권

Vol.20050611b | 김호연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