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으로의 초대_Space-tainment

책임기획_전혜숙   2005_0707 ▶︎ 2005_0802

김영미_window_미디어 설치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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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 2005_0707 ▶︎ 2005_0714 초대일시_2005_0707_목요일_06:00pm 『trace』_김영미

Part 2 / 2005_0717 ▶︎ 2005_0723 초대일시_2005_0720_수요일_06:00pm 『월인천강지곡-달을 새기다』_배윤주

Part 3 / 2005_0725 ▶︎ 2005_0802 초대일시_2005_0727_수요일_06:00pm 『동작 프로젝트-When we get there』_김잔디_이계원_이지연

갤러리 아트링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11번지 Tel. 02_738_0738 www.artlink.co.kr

전시기획 의도 ●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 공간, 미술의 공간, 문학적 공간 등 다양한 공간에 대한 개념을 탐구하고 그것을 유희하려는 작품들을 모아보았다. 전시 주제인 Space-tainment는 space와 entertainment를 결합한 말로, 공간에 대한 탐구에서 더 나아가 여러 가지 방식으로 공간을 적극적으로 유희하며 관람자를 그 공간으로 끌어들이고 초대하여 즐기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전시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개인전 2명과 그룹전 1팀이 릴레이 형식으로 전시를 하게 되는데, 각각 환영적 공간이 아닌 실제 공간 및 장소와 관련해 3가지의 다른 공간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 공간에 대한 단상들 ○ 인간에게 있어서 공간은 실존적 삶의 장(場)이자 근원일 뿐 아니라 사유와 분석의 대상이 되어온 개념이다. 미술에 있어서 회화의 틀이 사라지고 조각의 받침대를 없애 바닥에 놓음으로써 관람자와 같은 실제공간으로 작품이 침투해 들어오기 시작한 1960년대 이후, 실제 공간, 실제 시간의 의미는 현대미술의 가장 기본적인 이슈가 되어왔다. 더구나 적극적으로 전시 공간을 이용하고 매체와 전략을 다양화하여 관객을 새로움 경험에 참여시키는 설치미술들은, 미술과 삶이 만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본 전시 또한 대체로 설치로 이루어진다. 각각의 전시는 미디어와 관람자를 포함한 전체 공간 내에서 인터랙티브한 경험을 끌어내는 미디어 설치, 시공을 초월한 서사적이고 설화적 공간을 읽고 느낄 수 있는 화랑 전체를 이용한 공간 설치, 4호선 전철역 동작역에 대한 기억의 단상들과 축적들이 만들어내는 그 장소에 대한 이미지들의 표현(사진, 회화, 설치) 등이다. 세 가지 각기 다른 공간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관람자들은 작품과 함께 자신의 신체가 포함되어 있는 공간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거나, 전혀 다른 시공간으로의 여행을 하게 되거나, 친숙한 장소에 대한 낯선 경험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김영미_trace_단채널 비디오_2005

세부 주제와 공간 연출 ● 『Space-tainment 공간으로의 초대』는 같은 주제 하에 3개의 작은 테마를 가지고 인사동의 갤러리 아트링크에서 연속하여 전시된다. 3개의 작은 테마들은 매체와 공간 취급방식에 의해 (1)흔적, (2)월인천강지곡-달을 새기다, (3)동작 프로젝트로 구분된다. ● (1) trace(흔적) ○ 김영미 개인전이다. 우선, 「window」라는 작품에서는 입구의 천정에 매단 물체(발)에 카메라가 달려 있어 관람자가 그것을 제치고 들어오면서 움직이면 카메라가 같이 움직여 주위 공간을 모니터에 반영하게 된다. 모니터를 통해 자신과 물체의 움직임을 볼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던 관람자는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자기가 움직인 공간의 흔적을 계속해서 확인하게 된다. 즉 관람자는 오브제로서의 대상을 인식한다기보다는 자신이 존재하고 있는 공간 자체와 물체에 대한 신체적, 현상학적, 시지각적인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 움직임 자체가 아니라, 움직임의 흔적의 기록, 움직임이 남긴 자취를 기록하는 것이 김영미의 작업의 가장 주된 의도이다. 즉 관람자와 작품, 그것을 모두 포함하는 실제 공간, 그것을 이미지로 반영하는 화면 사이의 독특한 관계를 드러내는데, 다시 말해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원천으로서의 주체인 나(I)와, 자유롭게 공간을 왕복하는 움직이는 객체/주체로서의 사물, 그 움직임의 흔적이 결과물로서 가시화되는 모니터(시각적 대상)의 복잡한 관계가 서로 교차하게 된다. 더 나아가 그것은 나의 몸, 눈, 인식, 감각, 사고, 공간을 사유할 수 있는 우리의 현존성에 대한 기록이 되기도 한다. 김영미는 그동안 사진과 비디오 등을 통해 시간의 분절과 그에 의한 이미지들의 잔상을 기록하는 작업을 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도 각각의 동작의 「잔상을 복원」하는 작업을 보여주는데, 모니터를 통해 관람자는 동작 그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동작과 동작 사이의 빈 화면에 남아 있는 잔상효과를 보도록 유도된다.

배윤주_월인천강지곡-달을 새기다_작두로 썬 책종이, 소리, 종이 테이프_공간에 설치_2005

(2) 월인천강지곡 - 달을 새기다 ● 배윤주의 개인전이다. 여기에서는 전시 공간 전체를 초시간적이고 설화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킴과 동시에, 달, 여성, 물, 원형(archetype)적인 고대(古代) 문자들을 이용하여 디지털 유목(digital nomad) 시대의 잃어버린 상상력을 복원하려는 의도를 가진다. 배윤주는 달이 가지는 태고로부터의 의미들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여성성 곧 모성의 세계이자 근원에 대한 그리움을 상징하는 달을 문명의 공간 속으로 끌어낸다. "월인천강지곡"은 "달이 온 세상을 비추고, 물은 흐르되 달은 그 속에 그대로 있다"라는 의미로서, 작가는 '물에 새겨진 달, 달에 새겨진 세상'의 상징적 의미를 두 개의 분리된 공간을 통해 나타내고자 한다. 원래 월인천강지곡은 세종대왕이 석가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쓴 서사시지만, 배윤주는 거기에서 달과 강의 관계와 그 이미지에서 서사적 공간의 표현을 이끌어낸다. 따라서 달빛을 가려버리는 도시의 인위적인 빛의 강렬함을 벗어나 잃어버린 달의 신화를 되찾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분리된 화랑 공간의 한쪽에는 긴 복도가 생기게 만들어 점점 좁아지는 양쪽 벽에 종이 테입 작업을 통해 물과 나무와 달의 느낌을 살려낸다. 관람자들은 과장된 강한 원근감에 의해 영원히 계속되는 환상적이고 환영적인 공간을 느끼게 된다. 달과 나무는 정지된 시간, 혹은 자리를 지키는 부동의 존재다. 복도를 통해 들어가게 되는 방에는 작두로 썰어진 책의 종이조각 무더기와, 각 나라 문자들 및 월인천강지곡의 내용들이 분산된 채 천 개의 강을 상징하며 바닥에 쌓여 있거나 벽에 붙여 있다. 이 문자들은 라틴어, 아랍어, 티벳어, 상형문자, 갑골문자 등의 고대 원형문자들로서, 달에 관계된 단어들로 구성된다. 달빛과 같은 은은한 조명과 함께 바람소리와 책을 써는 작두 소리가 들린다. 버려진 나무, 천, 폐지 등을 찢고 붙이고 깁는 노동에 가까운 작업으로 추상적이면서도 다양한 풍경을 표현해온 배윤주는, 올 3월에 설치했던 「달의 신전 - 달과 나무의 이야기들」을 통해 설화적인 공간을 그리기 시작했다.

김잔디_동작역을 받치는 101개의기둥_시멘트, 혼합재료_각 21×21×35cm_2005
이계원_동작_디지털 프린트_2005

(3) 동작 프로젝트 - When we get there ● 김잔디, 이계원, 이지연으로 이루어진 그룹전이다. "동작 프로젝트"에서는 국립묘지를 상기시키는 전철역 '동작역'의 공간과 장소에 대해 세 작가가 각각 경험해 온 기억과 이미지를 각기 다른 방식 -미니어처, 사진, 평면작업-으로 재현한다. 기억의 고리와 복잡한 구조, 빈 공간의 빛, 느림, 멈춤과 같은 독특한 분위기로 기억되는 동작역에 대한 다양한 표현을 보여준다. 지하철 4호선의 동작역은 땅위에 바로 서있지 않은, 곡선의 철로위로 배치된 역사이다. 주변은 역사를 포함하여 온갖 고가(高架)를 다 모아 놓은 듯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마치 뒤섞인 실타래처럼 보이는 독특한 공간이다. 국립묘지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을 이 역은 그렇기 때문에 묘지, 죽음, 그것도 젊은 죽음을 생각나게 한다. 평소에 타고 내리는 사람들이 드물어 늘 빈 공간으로 기억되는 곳, 또한 강으로 연결되는 다리들과 계단들이 불필요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곳이 그곳이다. 다리 위로 뻗은 계단의 꼭대기에서는 질주하는 자동차들의 소리가 아찔하다. ● "When we get there" 로 시작되는 세 작가의 동작역에 대한 축적된 기억과 기억의 고리들, 그리고 그 표현들은 각기 다르다. 김잔디의 경우, 무섭게 느껴지는 콘크리트의 다리 기둥과 긴 계단의 광경은 잿빛 공포로 기억되고, 그것은 사춘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젊은 죽음을 애도했던 국립묘지에서의 경험과 동작역의 공사현장들에 대한 기억으로, 그 기억은 더 어렸을 적의 외부로부터 느낀 최초의 공포 -유괴의 공포-를 상기시키게 된다. 그러한 기억의 사슬들을 이야기하기 위해 김잔디는 동작역을 받치고 있는 101개의 다리를 콘크리트 미니어처로 제작한다. 마치 묘지의 비석 같기도 한 다리들... ● 이계원은 항상 이 역을 지나며 보았던 빛과 그림자의 정확한 경계, 사람이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 빈 공간에 강한 역광만 눈이 부시던 환상적 기억과, 최근에 동작역 아래로 내려가서 버려진 유적지과 같은 느낌을 받았던 기억을 결합시킨다. 그는 밤에 동작역 밑으로 내려가 복잡하게 얽힌 다리들과 어지러운 불빛들을 배경으로 추방된 요정 혹은 인어공주처럼 연출된 인물의 사진을 찍는다. 양재천 등지에서 고층건물과 밤의 조명들을 배경으로 도시의 화려한 분위기와 연출된 요정의 모습을 찍어 대형 사진으로 작업해온 이계원은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동작역 밤풍경의 독특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 이지연의 경우에도 동작역은 강한 빛으로 기억되고 있으나, 적막감과 느림, 멈춤과 같은 시간적 요소들이 공간의 구조적 복잡함과 대치된다. 이지연은 동작역의 수많은 공간들을 드로잉하거나 사진을 찍어 이미지들을 변형시키고 단편화, 단순화, 평면화시킨 후, 작은 조각의 캔버스에 라인 테입으로 작업한 후 다시 모아 파편화된 공간을 보여준다. 각각 독특한 시각으로 추상화된 공간들은 흑백의 강하고 선명한 선들로 대비된다. ● Space-tainment(공간으로의 초대) 전시는 관람자들을 실제 공간으로 초대하여 각각 상이한 세 가지 공간경험의 즐거움을 줄 것이다. ■ 전혜숙

Vol.20050711b | 공간으로의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