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성의 탐구

김진영 조각展   2005_0721 ▶︎ 2005_0904

김진영_결합2003-07_주철, 스테인리스_100×130×80cm_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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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721_목요일_05:00pm

오프닝 셔틀버스 안내 2005_0721_목요일_03:30pm_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 6번 출구 앞_왕복운행

영은미술관 제1, 2전시실 경기 광주시 쌍령동 8-1번지 Tel. 031_761_0137 www.youngeunmuseum.org

'통합적 질서' : 자연과 인간과의 교감...광명과 어둠처럼 광활하며, 컴컴하고도 깊은 통일 속에서 멀리 들리는 긴 메아리들처럼 향과 색의 음향이 서로 응답한다.…(보들레르의 「교감;Correspondances」) ○ 김진영의 조각 「결합」 연작은 자연과 인간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한다. 교감은 서로 다른 성질의 '만남'이며, 인위적 결합으로 조형화된다. 이는 결코 쉽지 않다. 두개의 서로 다른 세계가 결합되는 작업은 광명과 어둠처럼 광활한 배경을 갖는다. 무척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어둡고 긴 고통과 사색의 시간을 거쳐 작가는 「결합」 연작을 완성해 나간다. 어느 누구의 요구나 강요가 아닌 작가 자신의 선택이다. 그의 「결합」은 때로 메아리도 없는 텅 빈 공간에 놓인다. 응답 없는 기다림과 정지된 시간에 놓여진다. 그러나 작가 자신은 결코 작업을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30여년 넘게 자연과 인간과의 교감을 탐구하면서, 작가는 이것을 '통합적 질서'의 추구라고 말한다. 최근 기하학적 추상에 구체적 형상을 결합시키는 변화 역시 '통합적 질서'의 지속이다. 두개의 서로 다른 세계의 교감과 결합을 또 다른 조형적 표현으로 진행시켜 나가고 있다. 오랜 시간 그는 기하학적 추상조각을 통해 '통합적 질서'라는 궁극적 목표를 추구하여 왔다.

김진영_결합2001-01_철_250×270×130cm_2001

초기 김진영의 작품은 전형적인 기하학적 추상조각이다. 견고한 삼각형의 피라미드 형태와 수직 기둥, 또는 사각의 입방체가 긴장감을 갖는다. 재료는 주로 시멘트와 철로 표면의 독특한 질감을 나타낸다. 시멘트 질감에 따라 표면은 다양한 느낌을 주며, 무엇보다 기하학적 형태가 갖는 견고한 구성이 돋보인다. 순수 조형의 기하학적 형태와 구조는 질서를 갖춘다. 여기서 작가는 자연의 외적 형태보다 내재된 본질에 관심을 가지며, 형상보다 추상을 통한 미적 질서를 모색하여 왔다. ● 처음 그는 구체적 형상을 철저히 피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결합」 연작은 원과 원통, 삼각형과 사각형이 전부가 된다. 기하학적 형태의 추상조각으로 그의 작품은 무엇보다 작은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기하학적 형태의 자연스런 균형과 질서, 비례의 아름다움이 특성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그의 기하학적 추상은 안정감을 주는 공간구성과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표면 효과 등으로 수학적 비례와 균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느낌이다. 차가운 추상조각에서 서정성과 따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작업은 '조형성 탐구'와 함께 '통합적 질서'라는 자연에서 변하지 않는 절대적 규칙과 삶과의 관계를 모색하는 작업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통합적 질서'는 예술의 목표이다. 이는 다른 모더니스트와 달리 순수 조형성 모색보다 자연과 인간과의 상응과 대립 관계를 탐구하는 것이다.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자연 현상 탐구'가 자신의 주제라고 작가는 강조한다. 이는 '미를 위한 미'의 추구가 아닌 우리 자신의 확인이며, 자아 탐구이다. 그는 미의 순수성이나 절대성 탐구보다 자연과 삶의 근원을 중시하는 주제를 모더니즘 조각에 불어넣고 있다.

김진영_결합2002-10_주철, 철_105×70×72cm_2002

2000년 이후 제작된 근작은 '통합적 질서'라는 개념의 확립과 함께 양식적 변화를 갖는다. 특히 최근에 제작된 「결합」 연작에서는 추상과 형상이 결합되는 놀라운 변화를 갖는다. 작품의 구조와 양식적 특성이 달라지고 있다. 기하학적 추상조각에 구체적 형상이 결합되면서 과거와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형상은 나무뿌리와 돌 등 자연물을 그대로 복제한 것이다. 기하학적 추상 형태와 구체적 형상의 결합은 유기적 물질과 기하학적 구조, 감성과 이성. 초자연과 자연, 또는 허상과 실상의 결합이라는 또 다른 개념도 포함된다. ● 기하학적 추상과 돌이나 나무뿌리 등 자연물과의 결합이 작품의 제작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결합 2001-08」부터이다. 이 작품은 알루미늄 원통 기둥과 자연석을 결합시킨 양식으로 미니멀리즘이나 개념미술처럼 보여 진다. 기하학 구조의 추상조각에서 돌이라는 자연물과 결합을 통해 '통합적 질서'라는 개념과 단순한 형태로 변화를 갖기 시작한 작품이다. 이후 자연석은 철과 브론즈 등으로 주조되어 기하학적 형태인 사각의 입방체와 원통과 결합되어 감상자로 하여금 다양한 사물의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점점 더 작업에서 중요시 되는 것은 미적 구성보다 자연과의 관계이다. 엄격한 구성 공간이나 수학적 비례의 기하학적 아름다움보다 상상력과 초월적 의식이 강조되고 있다.

김진영_결합2003-08_주철_140×140×56cm_2003

상상력은 「결합 2003-06」과 같이 나무뿌리를 재결합하여 브론즈로 캐스팅한 작품에서 잘 나타난다. 브론즈로 주조된 나무뿌리는 짐승처럼 사각의 철판 위에 움츠린 모습이다. 구체적 대상과 형상을 상상하게 하는 나무와 돌들이 인위적 표현이 기하학적 형태와 묘하게 결합되고 있다. 그가 추구하는 '자연현상에서 통합적 질서'는 자연과 인간과의 교감이며, 무엇보다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눈보다 마음으로 읽혀지는 상상의 형상은 근작의 변화에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사물의 구체적 형상과 기하학적 형태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 또한 상상력은 사실 외형을 넘어서 어떤 변하지 않는 본질을 감지시킨다. 교감은 이러한 상상력과 함께 사물의 본질에 접근하고자 한다. 물체의 외형이나 현상을 뛰어넘는 개념적 직업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작가는 물질이 아닌 정신, 그 본질적인 것을 진정한 미로 해석하고 있다. 인간의 눈에 비친 형상을 뛰어넘는 절대적인 것으로 진정한 예술의 목표가 되면서 생명성을 갖게 된다. ● 나무뿌리와 돌은 사물의 구체적 형상을 상상하게 하고, 아울러 초월적 경험을 불러일으킨다. 최근 그의 작업에서 이러한 변화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초월적 경험은 인간의 내면에서 이루어지는 또 다른 세계이며, 이 세상을 움직이는 근원적 힘이다. 이는 구체적 사물의 이미지를 빌린다. 작가는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보다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모티브만을 제공한다. 자연과 인간의 교감은 초월적 경험을 통해 더욱 확장되어 나간다. 이것이 작가가 추구하는 통합적 질서이며, 원초적 힘의 표현으로 우리의 내면세계를 들여다 보기 시작한다.

김진영_결합2001-13_브론즈_46×28×26cm_2001

이제 우리는 그가 생각하는 것처럼 예술이란 피상적이 아닌 하나의 내적 현상으로 자연과 인간의 '통합적 질서' 탐구라는 것에 동의하게 된다. 단순히 돌과 나무들이 독수리나 동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기하학과 결합되어 사물의 근원과 우리의 상상력과 초월적 의식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자연과 인간과의 교감은 다양한 형태의 조형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최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진영의 조각은 과거의 「결합」과 달리 스스로 성장하는 생명체처럼 변화를 가지며, 자연과 인간과의 교감을 통해 그가 추구하는 미의 궁극적 목표인 '통합적 질서'에 다가서고 있는 느낌이다. ■ 유재길

Vol.20050721a | 김진영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