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클라우드 미노우 White Cloud Minnow 나현 역사책 쓰기 프로젝트 2003-2005 Another history Project 2003-2005

나현展 / NAHYUN / 羅賢 / mixed media   2005_05_소장

history_나현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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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 홈페이지_www.na-hyun.com

후원 / 한국문화예술진흥원 국립중앙도서관 National Library of Korea, Seoul 옥스포드 대학 세인트 에드문드 홀 도서관(영국) St. Edmund Hall library, Oxford, UK 드레스덴 중앙도서관(독일) Central library, Dresen, Germany

www.na-hyun.com

나의 작업은 "사건"이라는 개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여기서 '사건'은 지각 가능한 시간과 공간으로 구성되어 우리의 정체성을 규명하는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인간으로서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의심과 호기심은 인류역사와 함께 시작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한 사회의 체제는 그 정체성을 하나의 사건으로서 가시적, 물리적 조건으로 규명하려는 폭력을 시도 한다. 그러나 4차원적 개념인 "사건"이 과연 우리의 정체성을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가에는 나는 의문을 제시한다. 그리고 어떤 그 무엇에 의한 정체성을 사건성으로의 편입을 강요할 때 생기는 부작용은 없을까! 그 부작용으로부터 생산되는 폭력들은 내 작업의 주제중의 하나이며, 사실 그 폭력은 현재 인류가 처한 가장 큰 위협중의 하나이자 풀어야 될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역으로 말하자면 현재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폭력성은 인류의 정체성을 규명하려는 사건에서 출발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나는 그 사건이 구성하고 있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장에 대하여 규명해 봄으로서 사건이라는 사회 구조체계에서의 다른 장과의 교환과 만남에 대해서 애기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그 다른 장과의 교환과 만남은 우리의 정체성을 규명하려는데 있어 좀더 성숙한 시각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나의 프로젝트작업의 기본은 구조 밖의 잉여세계에 대한 적극적 소개이다. 시, 공간이 함포하고 있는 구조적 불안성은 잉여세계를 찾아가는데 이정표가 될 것이며, 그 이정표는 내 작업에 있어서는 속도를 더해주는 가속페달과 같다. 여기에 나의 프로젝트중 하나인 "white cloud minnow"는 역사적 사건성에서 출발하게 된다. (그러나 사실 본인은 지금도 이 사건에 '역사적'이라는 명칭을 붙히는데에는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다. 시간의 경과에 의한 역사의 전통적 개념은 모든 것이 한꺼번에 주어져야만 하는 "공시성"을 기본요소로 가지고 있는 이 사회의 구조와는 대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Dresden, Germany_1945
Oxford, UK_1910년대

영국에서 오랜전통속에 대학도시로 불려지며 그 도시의 건축물과 자연과의 조화로운 풍경이 아름다운 옥스포드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의 폭격으로부터 안전을 보장 받는 장소였다. 그 이유로서 전쟁 발발 전 영국정부와 독일정부의 조약에 의한 일종의 신사협정이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에 입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화가로서 길을 걸었던 히틀러가 전후 옥스포드를 전후의 수도로 삼고자 하는 야심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 단적인 예로 전쟁중에 세워진 베를린의 건축들을 보면 히틀러의 고대 그리이스와 로마제국의 영예를 재현하고자 하는 노력의 흔적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으며 오랜 건물들로 가득 찬 옥스포드의 고풍의 전경이 그에게 어떤 영감을 주었음은 예상할법하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옥스포드는 2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서도 그의 모습을 질투를 살만큼 완전히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에 북유럽의 피렌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웠던 독일의 도시인 드레스덴은 군사적 목적보다는 처칠의 고집에 가까운 독단과 복수의지에 의해 영국의 폭격으로부터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그리고 단 며칠간의 폭격에 10만명 이상이라는 엄청난 희생자를 낳았으며, 독일인들의 가슴에 커다란 비극의 상처를 남겨 주었다.

나현_Central Station, Dresden에서_2003
나현_放生-a historic event_2004

이것은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낸 하나의 비극의 사건인 것이다. 그리고 옥스포드와 드레스덴의 관계성은 아이러니 한 역사적 사건이다. 여기에 나는 그 관계성에 현재의 "나", 유럽인이 아닌 아시안 그리고 동양 불교의 개념 "방생"을 개입시켜, 우리가 알고 있는 시, 공간의 기본질서로부터 일탈함으로써 거기에서 생산되는 "유희"를 느껴보고자 한다. 그 "유희"는 현실 세계와 그 잉여의 세계의 경계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으로서의 특권이며 그 특권은 곧 우리존재에 대한 인식의 성숙한 시각을 만들어 낼 것이다. ● 여기서 프로젝트의 주개념인 '방생'은 동물들을 자연으로 돌려보내주는 불교의식으로서 불교의 교리와 수행에 있어서 자비라는 핵심적인 가르침을 반영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즉 방생이라는 의식을 통해 밀납화된 60여년전의 사건, 옥스포드와 드레스덴의 비극적 극단의 대칭을 방생이라는 생명의 사건으로 화해시키고자 시도하였다. 나는 다큐멘테이션 프로젝트로서 옥스포드에서 물고기 "white cloud minnow"를 드레스덴의 엘베강에 데려가 그곳에 풀어주었다. 즉 박제화된 역사적 사건에 내 자신을 개입시킴으로써 유희하는 인간으로서의 나 를 발견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곳은 더 이상 '나'라고 말하는 지점이 아니라 '나'라고 말하든 말하지 않든 더 이상 아무 상관이 없는 지점으로서 거기서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이 아님을 발견하게 된다. 그곳에는 현재나 과거라는 시간도 한국, 영국, 독일이라는 그 어떠한 규명되어진 공간도 존재하지 않는다.

Central library, Dresden, Germany
나현_역사책-국립중앙도서관_설치_국립현대미술관_2008
나현_history_도서관 설치장면_2005_St, Edmund Hall Library, Oxford University, UK

나는 이번 프로젝트의 한 생산물로서 역사책 만들기를 시도한다. 역사는 문화의 기록이자 번역이다.그러나 나의 책은 사본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한다. 내가 만든 역사책 속에는 우리가 알고있는 시간과 공간이 제거된 텍스트가 없는 사진 이미지들로서만 구성되어 있으며, 옥스포드와 드레스덴 두 도시의 과거와 현재모습, 그리고 두 도시에 있는 유사건물 사진과 '방생' 다큐멘테이션 사진들을 흑백이라는 탈색작업과 페이지 제거 그리고 사진들을 시대구분 없이 무작위로 섞는 편집방식을 통해 전체의 책들이 각자 다른 순서를 가지고 있음으로써 통일성으로부터의 반항을 시도한다. 독자로 하여금 우리의 시간개념으로부터의 일탈과 거기서 야기되는 약간의 혼란을 유도하므로서 그 혼란이 흥미로운 유희의 경험이 되길 바라면서. ■ 나현

Vol.20050812c | 나현展 / NAHYUN / 羅賢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