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잔잔한 바람

정경화 수묵展   2005_0815 ▶ 2005_0821

정경화_숲-바라보다_한지에 수묵_216×480cm_2005

초대일시_2005_0815_월요일_05:00pm

炎黃藝術中心 中國 北京市 亞運村 惠忠路 9號 Tel. 011_601_9951

이선조형(以線造型)으로 시작되는 심상(心象)의 표현 ● 동양과 서양회화의 조형방법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점은 서양회화는 "以光分明暗面", 즉 빛과 명암, 면의 방법으로서 이루어진다고 한다면, 이와 달리 동양화는 필묵선(筆墨線)의 운용에 의해 이루어지며 필묵의 주요내용은 선(線)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선(線)에 의해서 조형이 이루어진다〔以線造型〕라는 뜻으로서 이는 골법용필(骨法用筆)과도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 또한 동양화에서의 색과 먹의 관계는 "墨爲主, 色爲輔"으로서, 즉 색채는 필묵을 보조함으로서 물상(物象)의 표현 임무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동양화에서는 색채의 사용보다는 본질적 색감으로서 흑(黑)과 백(白)의 철학적 성질을 지니는 우주적 먹색을 대변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정경화_숲-잔잔한 바람Ⅲ_한지에 수묵_130×194cm_2005
정경화_숲-바람의 속삭임Ⅰ_한지에 수묵_182×85cm_2005

사실 수묵화는 물과 먹이 만나 비로소 생명을 얻으며 동양적 사유방식을 회화적으로 표출하는 가장 이상적인 표현매체로서 동양의 정신적 사상을 대표함으로서 가장 보편화된 심미의식(審美意識)으로 동양회화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러므로 수묵화는 모든 형상이 먹〔墨〕하나로 표현되는 회화로서 심의(心意) 혹은 성정(性情)을 표현하는 추상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 정경화의 작품 또한 이러한 경향과 비추어 볼 때 그는 정통적 예술개념에서 탈피하여 현대인의 정서와 심미감에 부합되는 문인정신을 살펴 볼 수 있는데, 이는 작품의 근원을 전통에 두고 있지만 내용과 형식면에서는 현대적 감성의 실험적 해체와 재인식의 과정을 통하여 작가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 또한 필법(筆法)의 구사에 있어서는 죽필(竹筆)로서 표현 대상의 내재적 기질과 생명력을 표출하며 대상의 형태를 초월하는 느낌을 전달하여 독특하고도 강렬한 느낌을 준다. 뿐만 아니라 연속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율동의 파노라마를 연상케 하는 현상은 사람들로 하여금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것이 즉 작가의 화면에 나타나는 독특한 조형언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작가의 실험적 태도는 매우 긍정적이지만, 그러나 이것이 앞으로 이어지는 작품에서 어떤 방향으로 자리 매김 되어야 할지는 작가의 과제라 하겠다.

정경화_숲_한지에 수묵_207×320cm_2005
정경화_숲-잔잔한 바람Ⅰ_한지에 수묵_130×162cm_2005
정경화_숲-잔잔한 바람Ⅱ_한지에 수묵_130×194cm_2005

인간중심의 척도로 바라보았던 전통의 서구미학 구조에서는 인간이란 자연사물을 명확하게 관찰하고 합리적으로 정복해 들어가는 존재로서 그들만의 독특한 사상으로 인식되어 지는 반면, 동양의 수묵화는 서양에서 말하는 사생을 통하여 자연물을 있는 그대로 모방한다는 의미보다는 그리고자 하는 대상의 목적이 단순히 외형(外形)을 재현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하여 자연에 대한 표현의 탐구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성의 내면을 탐구하려고 했던 것이다. ● 정경화의 작품 또한 자연은 인간과 별개의 것이 아니라, 자연이 곧 "인간"이고 인간이 또한 "자연"이라는 궁극적인 정신으로서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외형을 통하여 내재적 성정(性情)을 기탁하여 드러나 보이는 죽필의 방법과정으로 내면의 심상을 표현하고 있다고 해석 되어진다.

정경화_숲-지나가는 바람_한지에 수묵_86×188cm_2005
정경화_숲-바람의 속삭임Ⅱ_한지에 수묵_145×74cm_2005

청대(淸代) 왕개(王槪)의『개자원화전(芥子園畵傳)』에 쓸데없는 것과 번잡함을 삭제하면 곧 간결해지고, 그것이 지극히 간결함에 이르게 되면, 자연히 정취가 넘쳐나게 된다. 사실 수백 번의 붓 사용으로도 묘사할 수 없는 것이 있지만, 그러나 한 두 번의 붓으로 얻을 수 있으며, 이로서 자연스럽게 미묘함에 들어가게 된다.(刪繁就簡, 易就至簡, 天就宛然, 實有數十百筆所不能寫出者, 而此一兩필忽然而得, 方爲入微)라고 하였듯이 정경화의 작품은 그리고자 하는 대상의 외형의 간결화의 변화뿐만 아니라 내재의 무형(無形)까지도 변화를 추구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 화론가이며 화가인 석도(石濤)는 그의 일획논(一劃論)에서 획선(劃線)의 일(一)은 획을 긋는 데 일획(一劃)에서 세워졌으며, 그 일획을 그리는 것은 만 획의 근본이 되며 만 가지 형상을 그리는 근원이 된다는 일획논을 전개하여 신비한 철학적 해석을 더하였다. ● 우주만물의 근원 또한 일점(一點)으로 시작하여 그 원형을 이루듯 정경화의 작품 또한 일점의 일획을 통하여 시작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현재 진행형의 의미로서 현재와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는 의미로서 앞으로 진행 되어지는 정경화의 작품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의미를 갖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이근우

Vol.20050814a | 정경화 수묵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