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 - Black project 2005

장혜홍 개인展   2005_0910 ▶︎ 2005_0930 / 월요일 휴관

장혜홍_黑-Black Project 2004_실크, 혼합재료_가변설치_2004_설치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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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910_토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담_2005_0910_토요일_05:00pm 진행_이윤숙 / 대담_김성호_김종길_정경미

주관_대안공간 눈_독립작가연구회 iam / 후원_경기문화재단

대안공간 눈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북수동 232-3번지 Tel. 031_244_4519 www.galleryartnet.com

1997년부터 계속해온 '黑-black project' 작업은 "한국의 섬유문화는 옛부터 중국과 일본을 연결한 동북아시아의 중간지점에서 독특하고 아름다운 문화를 형성하였다. 흑색은 동양 음양오행사상에 바탕을 둔 五方正色중 하나로 모든 색을 함유한다. 이는 본인이 추구하는 한국 섬유예술 속에 수용된 민족의 정체성을 찾아 국제적인 어법으로 표현하는데 있어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한국 전통 염색법에 의거하여 동양적 사고를 현대 미술로 표현하였을 때 동서양의 공통된 인간 정서의 합일점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요즘 고민이다."에 바탕을 두고 해를 거듭할수록 그 영역을 확장하여온 작업으로 대안공간'눈'이라는 새로운 공간, 그것도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공간을 미술공간으로 만든 곳에서 평면과 입체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고 무대처럼 환상적인 공간을 연출하여 조형과 표현이 공존하는"현대예술공간"으로서의 섬유예술을 표현하였다.

장혜홍_黑-Black Project 2005 N.1_실크, 혼합재료_가변설치_2005
장혜홍_黑-Black Project 2005 N.2_실크, 혼합재료_가변설치_2005

1998년에는 경기문화재단 지원을 받아"전통 흑색 색명과 그 색채 연구"에 관한 논문을 쓰고, 2000년 일본 쿄토 개인전과 2004년 일본 동경 개인전을 거쳐 8년만에 국내에서 개인전을 치루게 되었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그룹전에서 작품을 선보이긴 했지만 화력 20년을 맞는 2005년도에 그동안의 역량을 펼쳐 볼일 수 있는 기회를 경기문화재단지원과 대안공간"눈"에서의 초대전은 경기도 수원에서 20년 동안 젊음을 보낸 본인으로써는 뜻깊게 치루고 싶은 마음이 있다. 황무지와 같았던 공예미술을 오늘날 지금의 상태로 끌어올리기까지 사명감을 띤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8년 동안 그린 그림이 380점, 거의 매일 그림을 그리며 살아온 세월이고 지역의 한계를 넘어 세계를 향한 꿈을 키워 온 세월이다. 깊이 있는 사고를 섬세한 감수성과 정확하고 세련된 언어로 그림을 풀고자 했던 그간의 노력들은 그리는 것이 주는 순수한 기쁨과 성취감을 얻었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일관된 인생관과 세계관을 갖추게 해주고, 이는 예술관으로 확립되었다. 타협하지 않은 나만의 그림언어로 획득한 자유는 어느 공간에 있든지 세상을 파악하고, 견디고, 인간과 삶을 사랑하게 만든 나의 가장 큰 힘이다. ● 이번 개인전은 그동안의 세월에 대한 그리고 나를 사랑해준 모든 사람에 대한 오마쥬이다. 이 전시를 계기로 이제 나는 또 새로운 길을 가고자 한다."예술의 순수하고 지고한 정신"을 안고 내안으로의 항해를 또다시 떠나며, 어느 항구에 정착하든 나는 후회하지 않도록 내 그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장혜홍

장혜홍_사색공간_작가작품 프린팅, 사틴천, 쿠션, 합판_가변설치_2005

멀티플로 운위되는 프로젝트 속에서 모색하는 전통의 현대화 ● 검은색 화면을 자아 증식시키는 설치방법론을 구사한다. 실내 전시장 벽면 위아래로 검은색 그림을 복수 확장시키거나 아예 야외로 뛰어나가 이것을 아크릴박스로 가두고 유적지 고가(古家)에 집적, 설치하거나 수원화성의 성곽에 거대 규모로 반복 설치하기도 한다. 혹은 대지미술가 '크리스토'처럼 나무와 같은 자연물을 온통 싸매는 식으로 작가는 검은 색 회화를 멀티플(multiple)의 방법론으로 개체 증식시킨다. 작가는 이러한 설치어법에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붙여둔다. 그것이 미래를 향한 진행형의 작업임을 암시하는 장혜홍의 이 명명론은 전통의 현대화, 전통의 국제화라는 두개의 화두에서 비롯된 것이다. ● 우리의 소심한 비판은 여기에 있다. 작업실에서 화면안으로 침투시키는 예술적 노동의 수고스러움에 의해서 접근하던 전통과 회화의 정신성 같은 문제들을 작가가 설치의 어법을 감행하면서부터 쌍둥이 혹은 판박이 같은 이미지들로 세포분열과 자아증식을 시켜내어 애초의 진지한 화두를 패기 처분시키지는 않았는가 하는... 또는 이미 만들어진 작업들을 배치구성하는 멀티플의 편의적 설치방법론에 기대어 이전의 치열한 작업정신을 예쁘게 포장하여 '시리즈'화를 꾀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똑같은 작업들을 싸들고 나가 언제 어디서나 펼쳐놓을 수 있다는 가능태를 프로젝트라 명명한 것이 작가의 자족적이고 안일한 발상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 하는… 결국 그것이 미래를 계획하는 프로젝트로 편입되었지만 전통의 세계화를 구현하기에는 요원한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들이 가능하다.

장혜홍_사색공간 2003_실크, 혼합재료에 아크릴채색_50×35cm×8_2003

생각해보자. 최근 복제의 이중성의 문제를 끌어안고 시작된 멀티플의 조형방법론은 원본과 모조 사이의 존재론의 문제를 거론하며 오늘날 동시대 미술의 주요한 형식으로 자리 잡았는데 장혜홍도 그 흐름에 안일하게 편승하려 한 것일까? 작가는 이야기한다. 자신의 설치방법론은 정신성을 지향하며 완성되는 검은 색의 '버리는' 작업이 담고있는 진지함과 엄중함으로부터 위반하고자 하는 감정으로부터 모색된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말해본다면, 검은색 회화를 완성하기 위한 엄중한 자기검열로부터 은연중에 속박 받은 자유로운 예술적 감성을 작가는 야외의 드넓은 공간을 대상으로 해서 멀티플적 설치방법론으로 버라이어티하게 표출, 구현하려고 한 것이다. 그녀의 작업실에서 추구되던 미술의미 찾기에의 '깊이'가 밖으로 나와 자유로운 이미지 표현의 '넓이'를 만나게 되어 절제의 이성과 자유로운 표출의지의 동행하게 된 셈이다. 결국 그녀의 설치작업을 회화로 비유하자면, 검은색 섬유작업이 붓이 되고 막힘없는 야외의 삼차원 공간이 캔버스가 된 것이다.

장혜홍_수원 화성프로젝트 2004_사틴천에 텍스타일 프린트_480×140cm×29_2004
장혜홍_수원 화성프로젝트 2002(야경)_사틴천에 텍스타일 프린트_480×140cm×29_2002

그럼에도, 그럼에도, 우리의 논의는 여기에 있다. 절제에 대한 위반의 감정을 안고 멀티플로 확장, 점유하는 장혜홍 작업의 자유로운 공간 연출이 상기한 비판적 요소로부터 자유로워지려고 한다면, 작가의 진술처럼 위반의 감성 표출을 위해서 행하는 설치의 방법론이 멀티플의 동어반복이라는 지루함으로부터(아슬아슬하게) 벗어나는 일일게다. 게다가 전통의 세계화는 전통의 의미가 올곧이 새겨진 개체들을 늘어놓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닌 까닭이다. 물론 우리는 그녀의 최근 설치작업에서, 광활한 규모의 자아증식의 이면에 있는 미묘한 개체변이를 목도해 왔다. 비판의 대상이었던 일련의 수원화성프로젝트나 사색공간에서도 그것은 보인다. 평면의 직물이 나무를 싸매거나 아크릴 박스의 틀에 가두어진 채 古家에 안치되는 식의, 설치의 비틀기나 낯설음이 삐죽머리를 디밀고 있는 개체증식으로부터 꾀해진 매우 의미있는 개체변이가 그것이다. ● 우리는 그 위반의 감정이 전통의 현대화를 화두로 삼고있는 작가의 많은 실험적 모색 속애서 보다 더 풍성해지길 기대해 본다. 필자의 편견으로는, 그것은 일정부분, 작업실에서 준비해둔 일정한 규격의 검은회화를 설치의 현장으로 가지고 나오는 방법론도 새로운 모색의 대상으로 포함될 수 있지 않나 싶다. 자신작업의 오리지널리티로 스스로 도장 찍어둔 형식의 틀로부터 끊임없이 벗어나고자 하는 예술적 위반의 감성표출을 그녀로부터 더욱 더, 그리고 감히, 기대해 보는 이유는 그녀가 '괄목할 만한 야심을 가진 채 열심과 진지함을 무기로 삼고 오늘도 여전히 준비하는 아티스트'라고 우리가 깊이 신뢰하고 있는 탓이다. 보다 더 다변화되고 풍성해지는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의 감성에 깊은 울림을 주고 우리의 머리를 흔들어 깨우는 미술을 작가 장혜홍으로부터 기대해 본다. ■ 김성호

Vol.20050909c | 장혜홍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