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호흡의 걸음

김현희 회화展   2005_0927 ▶︎ 2005_1016

김현희_솔 바람 I_실크에 펜, 물감_113×106㎝_2005

초대일시_2005_0927_화요일_06:00pm

드루아트스페이스 서울 종로구 화동 50 Tel. 02_720_0345

'풍입송(風入松)...' ● 옛 문헌에 '풍입송'라는 한자어가 있습니다. '소나무 사이로 들리는 바람 소리를 듣는다'는 이 글의 뜻처럼 자연은 단순히 보여지는 것보다 살아 움직이는 우주 속의 내밀한 존재인 듯 싶습니다. 그만큼 자연은 우리 인간에게 늘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어느날..., 우리의 내면이 참으로 고요해졌을 때 비로소 그들이 속삭여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김현희_솔 바람 II_실크에 펜, 물감_113×106㎝_2005
김현희_멈춰서다_실크에 펜_32×120㎝_2005
김현희_멈춰서다_실크에 펜_32×120㎝_2005

2년전 인사동을 지나다 우연히 김현희의 작품을 마주했을 때 그녀의 작품 속에서 가을바람 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마치 한적한 숲속을 걸어 내려온 듯한 평온함.... 이후로 그녀의 작품은 늘 제 머리맡에서 나를 끌어 앉는 깊은 숲으로 자리합니다.

김현희_풍경 I_염색천에 펜_30×45㎝_2004
김현희_풍경 IV_염색천에 펜_65×50㎝_2005
김현희_풍경 V_염색천에 펜_65×50㎝_2005

김현희는 미세한 실크천 위에 펜 드로잉을 합니다. 단순한 선만이 끊임없이 반복되어지는 이미지들이 얼마나 자족(自足)적인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가의 작품에서 저는 늘 새벽녘 슬프도록 푸르스름한 대지 속에 떠 있는 솔잎 향기를 맡게 되고, 키 큰 소나무 숲 사이사이로 부딪치는 눈부신 햇살과 소슬 바람의 손길, 그리고 근원 모를 슬픔까지도 마주하게 됩니다. 그것은 아마도 대자연 앞에서 숱한 방황과 서성임, 그리고 은밀한 대화를 시도했던 작가적 상상력일 것입니다. 김현희의 이번 작품들이 우리 모두를 그 자신이 열망했던, 또 꿈꾸었던 자연의 설레임 속으로 안내해 주리라 기대합니다. ■ 김정숙

Vol.20050927b | 김현희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