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날 것들

김성룡 회화展   2005_0927 ▶︎ 2005_1010

김성룡_얼굴_혼합재료_167×95cm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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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0927_화요일_06: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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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벼락처럼 몸과 마음에 병이 찾아왔다. 그때부터 배낭 하나를 짊어진 채 떠돌아 다녔고, 공한 마음에 적멸은 없다. 깊고 오묘한 사물의 행간을 짐승처럼 지나치며 몸속은 화산 구덩이며 초지에 발걸음조차 미약했다. 心과 我를 떠날 수 없으니 일법이 만법의 마성으로 내 주위에서 짐승처럼 으르렁거린다. 보고 듣는 견해를 끊을 수 없고 앞의 자취에 스승이 없다. 대천세계에 눈뜬 불꽃인 하느님. 본래 근본이 없고, 소멸의 이치가 없는 인간에게 길을 열어 주소서. 검은 허공에 고요한 움직임으로 먼지 한점 떠돈다. 이 전시가 있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친구 김종범, 덕재건설 김운석 대표, 김약국 형님. 그리고 김용기님과 일광·세일여객 이상은 이사님과 가슴속 하늘처럼 늘 푸른 김세광에게 지면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 김성룡

김성룡_평원_혼합재료_167×95cm_2005
김성룡_평원_혼합재료_167×95cm_2005

무의식의 날 것들 ● 유목주의로 널리 알려진 질 들뢰즈의 사유방식을 대변하는 말 중에는 정신분열증 분석과, 기관 없는 신체, 그리고 자기 발생적 사유의 개념이 있다. 먼저, 정신분열증 분석이란 마치 정신분열증 환자가 그렇듯 모든 지식의 경계를 건너뛰는 사유, 모든 지식의 질적 차별을 등가치화 하며 끊임없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횡단적 연계성의 사유를 말한다. 그리고 기관 없는 신체란 이러한 지식에 길들여지지 않은 의식, 마치 백지와도 같은 의식의 제로 지점을 말한다. 그리고 그 의식의 백지 상태로부터 진정한 자기 발생적 사유가 비로소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욕망의 지도(몸의 사유)로써 지식의 지도(정신의 사유)를 재 표기하고 재 영토화하기를 겨냥한 이 사유방식은 세계 읽기에 대한 재 독서를 요구한다.

김성룡_가을_혼합재료_167×95cm_2005
김성룡_암굴_혼합재료_167×95cm_2005

김성룡의 그림은 심연 저 밑바닥으로부터 마치 악몽인 양 의식의 표면 위로 떠오른다. 의식의 그물에 붙잡히기를 거부하는 그것은 비록 육안으로 그 실체를 알아볼 수 있는 감각적 형상에도 불구하고, 실상 자궁 속의 태아처럼 무의식의 막 속에 가려져 있다. 마치 상상계와 상징계가 무분별하게 혼재된 실제계(코라)처럼 작가의 그림 속에는 지식의 안쪽으로 붙잡을 수는 없는 날 것들의 세상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그림 속의 이미지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함축한 서사의 한 형식으로 읽히는가 하면, 똑같은 이미지가 종교적인 삶에 대한 메타포로도 읽힌다. 역사는 귀신이 되어서 되돌아오고, 기계와 인간이 하나로 몸을 섞는다. 청춘의 아름다움이 그 등 뒤에 비수를 숨기고 있는가 하면, 평화로운 풍경 속에는 불길한 풍경이 내재돼 있다. 이처럼 작가의 그림에서의 의미는 언제나 겹 구조의 중첩된 형태로 오며, 마침내 그 의미로부터도 달아난다. 그리고 모든 결정적인 의미를 임의적이고 자의적인 의미 속에 빠트린다. 그 의미는 흔히 지나치게 개별적인 나머지 공유할 수 없는 상징(개별상징)과 연결되며, 이로부터 유래한 생경함과 낯설음이 유목주의의 실천논리에 맞닿아 있다. ■ 고충환

Vol.20050929a | 김성룡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