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울림

최은태展 / CHOIEUNTAE / 崔銀台 / sculpture   2005_1004 ▶︎ 2005_1014

최은태_숲의 정령(精靈)_동(Copper), 스틸_250×120×85cm_2003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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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일곡갤러리_Ilgok Gallery 광주시 북구 일곡동 일곡도서관길 82 Tel. +82.62.575.3457

숲속의 울림 ● 최은태 예술에 내재되어 있는 기본적인 의식은 인간 존재의 유한성에 대한 자각에서부터 비롯된 듯 하다. 즉 인간이란 생명체는 먼 여행길을 혼자 와서 잠시 우주에 머물다가 되돌아가는 나그네와 같은 삶의 그것에 불과하다. 그러한 인간은 공수래공수거일 수밖에 없으며 생명체는 결국 그렇게 사멸을 향해 전개되어 간다. 인간이 공을 인식한다 함은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무소유의 삶을 체득해 간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렇게 해서 모든 업이 소멸된다면 해탈의 경지에 이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깨달음과 실천의 통로를 구축해가는 인간이라면 그는 자연과의 상호성을 중시하게 되고 대자연 속에 존재해 있는 모든 생명체에 대한 존엄성을 잊지 않는다. 아무리 하찮은 미물이라도 존재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게 있으며 자연에는 이러한 생명체들로 가득 채워져 있음을 어찌 모름이랴.

최은태_숲의 정령(精靈)_동(Copper), 스틸_250×120×85cm_2003

최은태는 어릴 적부터 친자연적 환경에서 자라면서 자연의 섭리나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을 간직해 왔으며 이러한 의문을 작품의 화두로 삼아왔다 한다. 그의 작품들에서 엿보이는 진지함과 진정성에 대한 탐구는 이 때문으로 보인다.

최은태_생명-자연(하늘소)_동(Copper)_140×90×45cm_2003
최은태_생명-자연(장수풍뎅이)_동(Copper)_110×85×35cm_2005
최은태_생명-자연(톱사슴벌레)_동(Copper)_110×85×20cm_2005

작품「숲의 정령」은 마치 숲을 정복하는 듯한 거대한 모습으로, 숲 속에 존재해 있는 모든 미생물을 섭렵하듯 반인반수 형상을 한 채 위엄을 떨치면서 서 있다. 동판을 두드려서 만들어진 판판한 조각조각을 매끈하게 용접한 이 작품은 초현실주의적 이미지를 구현한다. 또한 큰 덩어리에 굵고 가는 선들을 자유자재로 구성하여 구상화시킨 곤충들의 모습이 다양하게 전개됐다. 미세한 곤충의 매듭하나까지도 현미경으로 관찰한 듯 완벽하고도 거대하며 극사실적으로 재현된 숲 속 작은 곤충은 동판 재질의 껍질을 뒤집어쓰고 다시 태어나면서 자신의 존재를 거대하게 혹은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있다. 작가는 인간과 식물, 미미한 곤충 세계까지도 조화 속에 순회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그것은 자연에 대한 예사롭지 않은 관찰과정을 거친 후 나온 자신만의 해답을 상기시킨다.

최은태_6월에 울다_동(Copper)_와이어, 낚시줄, 가변설치_90cm_2004
최은태_생명-자연(사슴벌레)_알루미늄판에 브론즈, 부조_60×84cm_2005

최은태는 과학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심성은 더욱 황폐해짐에 대한 경각심을 전하고, 인간 본연의 자리로 찾아가기 위해서는 자연을 사랑하고 생명을 귀하게 여기자는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는 듯하다. ■ 정금희

Vol.20051004e | 최은태展 / CHOIEUNTAE / 崔銀台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