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ing Memories

최나무(최지현)展 / CHOINAMU / 崔나무 / painting   2005_1015 ▶︎ 2005_1023

최나무(최지현)_Street Concert_석판화_55×73cm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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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5_1015_토요일_05:00pm

쇼난다이 갤러리 7-8-1 Shonandai Fujisawa Kanagawa 252-0804 Japan Tel. 0466_45_0301 shonandai-g.com

초대일시 / 2005_101_일요일_06:00pm

Gallery 긴자예술연구소 7-3-6 Ginza Chuoku Tokyo Japan, 2F Confectioner West Tel. 49_(0)_69_291726 www.digiart.tv/pages/1

Ways to remember something ● 누구에게나 기억은 존재한다. 자신에 관한 기억을 포함하여, 태어나서 죽는 날 까지 끊임없이 무언가를 기억해 내면서 살아간다. 기억이 없다면 이를 닦거나 운동을 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은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사람을 만나거나 여행을 하고, 또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기까지 자신이 행하는 모든 행동에 아무런 의미를 부여할 수 없게 될 지도 모른다. 기억이 존재하기에 나는 '나'일 수 있으며, 나를 발견할 때에 비로소 다른 사람이 보이고, 그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감정도 느낄 수 있다. 또, 처음 여행했던 장소를 그리워한다거나, 지난 일을 돌이켜 앞으로 겪어야 할, 또는 겪고 싶은 일들도 떠올려 볼 수 있는 것이다.

최나무(최지현)_Shinjuku_석판화_55×73cm_2005
최나무(최지현)_Ueno Park_석판화, 모노타이프_각 25×17.5cm_2005

기억을 저장하는 방식은 사람들마다 다르다. 늘 메모하는 습관을 가진다거나 사진, 비디오를 찍어둔다거나, 혹은 가끔씩 혼자 가만히 떠올리면서 간직해나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시각적 이미지를 생산하는 작가로서 무엇인가를 '제시' 한다기보다는, 그림을 좋아하고 말이나 글보다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으로서 지니고 있는 기억 저장 방식의 일면을 소개한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거나, 혹은 나와 다른 그들만이 지닌 방식도 끌어내 보려고 한다. 최근의 작업에서는 기억이라는 것에 초점을 두고, 눈으로 바라보고 체험하는 것부터 기억에 남는 이미지를 수집하여 거기에 여러 가지 생각, 상상을 더해, 나만이 가진 기억의 한 조각으로 남겨두기까지의 전 과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다른 의미로 그것은 내면에만 국한 되었던 관심의 범주를 '바라보고 겪는 것'까지, 적극적으로 넓혀나가려는 것이기도 하다. 타인, 주변 환경을 통해 자신을 발견해나 가는 것에 초점을 두었던 것에서, 다시 밖으로 나가 그들 자체에 초점을 두게 된 것이다.

최나무(최지현)_Diary_혼합재료_각 25×17.5cm_2005

사람을 만날 때, 그만이 가진 표정과 행동, 버릇, 혹은 신체의 일부가 강한 인상으로 남곤 한다. 나중에 그 사람에 대해 떠올릴 때, 늘 빨개지는 귀, 한쪽으로 기울어져있는 어깨의 모양새, 나를 볼 때마다 웃는 얼굴과 눈가의 주름, 유난히 맑은 목소리 등이 그 사람의 명함을 대신한다. 또 어떤 장소에 갔을 때, 당시의 시간, 날씨, 냄새, 들려오던 음악, 바라보았던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특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훗날 비슷한 냄새를 맡는다거나 같은 음악을 듣는다거나 할 때에 그 장소에 대한 기억이 하나씩 펼쳐지면서, 다시 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기억을 떠올리는 주체는 나이고, 한 조각의 기억은 내 안에서 걸러지고 응축되어 간다. 시간이 지나고 응축된 기억이 다시 쌓이면, 마지막으로 가장 단단하고 함축적인 이미지만으로 대상을 떠올리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나는 그 이미지를 사진, 드로잉, 그리고 판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밖으로 끄집어낸다.

최나무(최지현)_Oh!_석판화, 엣칭, 에쿼틴트_35×25cm_2004

1차적인 방법으로서의 사진 찍기는 그 순간을 가장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수집하는 행위이다. 정교한 기술을 동원하여 기록을 위한 사진이 아니라, 그 순간 내가 느꼈던 감정, 간직하고 싶은 바로 그곳의 느낌을 위한 것이므로, '나의 시각으로 걸러낸 사각의 한 장면'으로 충분하다. 드로잉은 순수하게 나의 머리와 가슴, 손을 통해 그려짐으로써 저장되는, 가장 나다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떠오르는 생각을 스케치북에 담고, 다시 큰 종이에 옮기는 과정에서 이미지가 모아지고 나열되며 응축되어 간다. 여기에 상상이 더해져 점점 더 주관적인 이미지로 바뀌어간다. 늘 한쪽으로 기울어진 그 사람의 어깨를 떠올리면서 목과 어깨 사이로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그만의 나무가 자라난다는 상상을 하거나, 지하철에서 각기 다른 포즈로 졸고 있는 사람들의 머리위로 제 각각의 꿈이 풍선처럼 펼쳐진다거나 하는 상상을 한다. 나는 상상을 가미함으로써 대상에 대한 기억과 감정, 느낌을 더욱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들이 마지막으로 '판화'라는 것을 통해 단단해 진다. 기억을 마음에 새기는 것처럼 판에 이미지를 새겨 넣는 행위를 통해, 오래 간직하고 싶은 소망을 담아 표현한다. 판이라는 매체를 거쳐, 강한 압력을 받아 종이 속으로 완전히 스며들어버리는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마치 문신을 새긴 것처럼.

최나무(최지현)_A Piece of Memory_혼합재료_각 ∮14cm_2005

The room of memories-Memory exchange project ● 「긴자예술연구소」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나의 기억과 관객의 기억을 교환 함으로서 타인의 기억저장 방식에 물음을 던지고 소통을 꾀한다. 『기억교환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로, 관객은 나의 기억의 일부를 가져가고, 나는 관객의 기억의 일부를 받게 된다. 그 다음 단계로서 전시가 끝난 후, 받은 기억의 한 조각을 통해 그것이 어떤 기억이었는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떠올려보고 그를 위한 작업을 한다. 이 곳에서는 면객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한쪽 벽면에는 나의 기억 조각들이 붙어있고 다른 벽면에는 관객들의 기억 조각을 위한 공간이 마련된다. 관객은 느긋하게 쉬면서 천천히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그림을 하나 가져갈 수 있다. 대신, 마련된 재료를 이용하여 자신의 기억의 일부를 담아서 준다. 어떤 기억이든 관계없다. 그림을 그려도 좋고, 글을 써도 좋다. 그림으로서 무엇인가를 떠올리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곳에 와서 한번 시도해 보길 권한다. 훗날 자신의 방식이 될 수도 있으니까. 다음 전시에의 초대를 위해 이 메일 주소와 같은 최소한의 연락처와 함께 나는 그림을 받는다. 그리고 그 한 조각의 기억에서 출발해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고 다시 그림으로 그려낸다. 일련의 과정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지켜볼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최종의 결과물은 다음 전시에서 보여 진다. 나는 이곳에서 관객을 직접 만나지 않는다. 직접 만났을 때 남겨지는 강한 인상으로 인해, 순수하게 그림만으로 상상해 내는 과정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림만으로도 소통이 이루어 질 수 있다면,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과도, 멀리 떨어져 있어 만날 수 없는 사람과도 소통이 가능할 것이다.

최나무(최지현)_Draw A Tree Inside You_2004_전시장면

이 프로젝트는 작년 8월 서울에서의 개인전에서 관객과 함께 했던 작업에서 발전한 형태이다. 『Grow a tree inside you』라는 제목의 전시에서 다양한 자아의 모습을 나무가 자라는 것에 비유하여 표현한 공간설치작업과 함께, 구석의 작은 방을 활용하여, 관객자신의 마음속에 자라는 나무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시장을 찾은 관객들이 10분도 안되어 작품을 휙 둘러본 후에 그냥 나가버리는 것이 아쉬워서, 느긋하게 쉬면서 전시도 보고 자신의 그림도 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관객의 반응은 좋았다. 특히 아이들은 맨발로 신나게 뛰어 놀기도 하고 10장, 20장의 그림을 그리기도 하였다. 전시가 끝나고 수 백 그루의 나무를 얻게 되었지만 그 이상으로 무엇인가를 이어나가지 못해 아쉬웠다. [기억교환프로젝트]는 그림의 교환이라는 일차적인 소통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이용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냄으로써, 다음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는 끈을 놓지 않는다. '기억'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내기에 어렵지 않을 것이다. 덧붙여, 그림으로서 무언가를 표현하는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다면, 그것 역시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서 얻는 행복이 아닐까. ■ 최나무(최지현)

Vol.20051015d | 최나무(최지현)展 / CHOINAMU / 崔나무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