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의 초상

성민우 회화展   2005_1018 ▶︎ 2005_1024

성민우_풀의 초상_비단에 수묵과 금분_30×30cm_2005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성민우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5_1018_화요일_05:00pm

대학로 21c 갤러리 대전 유성구 궁동 277-12번지 Tel. 042_823_0364

풀처럼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에너지를 크게 발산시키는 생명체가 또 있을까. 한 두 달의 시간, 우기와 건기가 재빠르게 지나가는 그 여름에 풀은 크게는 2~3m의 높이로 자라난다. 그리고 그 가지 끝에 자잘한 꽃과 씨앗들을 매달며 또 다른 여름에 피어날 생명체들을 부지런히 만들어낸다. 가을의 건조함이 시작될 때 쯤 화려했던 생명의 끝자락에서 줄기와 잎은 말라가지만 그 뿌리들은 더욱 단단히 땅에 자리를 잡는다. 겨울의 어느 날 여름의 싱싱한 몸체에서 수분이 다 빠져나간 듯 꼿꼿이 서 있던 들풀들은 내게 미이라의 모습으로 각인되어졌다. 그리고 다시 여름. 순식간에 내 키를 훌쩍 넘기며 커버린 놀라운 생명체가 무심히 너무나도 조용하게 내 앞에 있다. 놀라운 생장의 속도와 수많은 씨앗들. 나는 그것이 풀의 본질적 형상이라 여긴다. 일년 아니 몇 개월의 시간도 살아내지 못하는 풀들은 그 대신 그렇게 주어지는 찬란한 삶의 시간에 화려한 성장을 해나가는 것인지 모른다.

성민우_풀의 초상_비단에 수묵과 금분_30×30cm_2005
성민우_풀의 초상_비단에 수묵과 금분_30×30cm_2005
성민우_풀의 초상_비단에 수묵과 금분_100×165cm_2005
성민우_풀의 초상_비단에 수묵과 금분_100×165cm_2005
성민우_풀의 초상_비단에 수묵과 금분_100×165cm_2005
성민우_풀의 초상_비단에 수묵과 은분_100×165cm_2005

무엇이 이보다 더 강한 존재감을 가질 수 있겠는가. '나 여기 있소' '내게 귀 기울일 필요는 없소' '그러나 나는 여기 있소'라고 자신의 존재감을 극명하게 피력해 낸다. 방동사니, 그령, 쑥부쟁이, 망초, 돼지풀, 쇠비름.....그들은 내게 자신의 얼굴을 들이민 채 앉아있었다. 영정사진을 찍기엔 너무도 젊은 아이가 무덤덤히 자신을 카메라 속에 들이밀 듯이 그렇게 조용히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 성민우

Vol.20051020a | 성민우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