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

정은정 사진展   2005_1019 ▶︎ 2005_1025

정은정_풍경_디지털 프린트_30×58cm

초대일시_2005_1019_수요일_05:00pm

인사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29-23번지 Tel. 02_735_2655

떠남... -짧은 단상(斷想), 긴 여운 ● 정은정의 이번사진은 이국땅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마치 함축된 의미의 시어들처럼 간결하면서도 소박한 운율을 지니면서 펼쳐져 있었다. 강렬한 선과 면으로 압축된 어떤 사진들은 프랑코 폰타나 Franco Fontana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든다. 그러나 정은정의 사진은 폰타나의 사진처럼 완벽한 평면성을 지향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사진 안으로 빨려 들어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떼들 사이로 거닐게 하며, 한가로운 햇살처럼 가볍게 언덕을 넘어가고 싶은 충동을 일게 한다. 자전거를 함께 타고 가는 연인들의 뒷모습이 사랑스럽고, 눈이 맑은 아이들의 미소가 부럽다.

정은정_바다_디지털 프린트_30×110cm_2005
정은정_파도_디지털 프린트_20×75cm_2005
정은정_파도_디지털 프린트_20×75cm_2005
정은정_풍경_디지털 프린트_58×30cm_2005
정은정_풍경_디지털 프린트_30×58cm_2005

밀고 밀리면서 일렁거림을 만드는 파도에서 그녀는 무엇을 떨구고 왔을까? 밝음과 어두움의 경계에서 만들어지는 산의 형상에서 그녀는 무엇을 보았을까? 거대한 자연으로의 떠남은 치유로서의 여행이다. 정은정의 이 내밀한 속삭임은 도시가 만들어내는 속도에 길들여져 잠시의 기다림과 지체를 견디지 못하고 조바심내는 우리 일상의 불협화음을 조율하기 위한 떠남을 유발하며 복잡하고 명쾌하지 못한 인간관계들이 만들어내는 생채기를 보듬는 풍경으로 다가온다. 잠시 헐거워진 마음을 비우고 돌아오면 우리 다시 삶의 제속도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김소희

Vol.20051020d | 정은정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