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ond wind

책임기획_민경숙   2005_1026 ▶︎ 2005_1107

second wind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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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026_수요일_06:00pm_창갤러리

참여작가_송영규_이샛별_임병국_정영진_최흥수_표영실

2005_1026 ▶︎ 2005_1101

창 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6 창조빌딩 지하1층 Tel. 02_732_5556 www.changgallery.net

2005_1102 ▶︎ 2005_1107

롯데갤러리 일산점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784번지 롯데백화점 B1 Tel. 031_909_2500

어느 시대에서나 예술가들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고유한 내면세계를 표현해 왔다. 이렇게 예술가들이 창조해낸 작품들은 작가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본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주로 인체를 통해 인간의 고독, 절망, 불안, 소외 등 약하고 상처받은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인간의 모습이 '나' 혼자만의 아픔이 아닌 '우리'의 상처임을 공감(共感)하고, 복잡하고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지쳐가는 '우리'의 영혼을 치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나아가 한 개인이 갈등과 좌절을 경험할 때, 작품 속의 모습과 닮아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위로를 받으며 다시금 희망을 가지고 문제에 당당하게 직면하여 극복하는 힘을 얻고 삶을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송영규_위로의 자화상 1_캔버스에 아크릴 채색_33×45.5cm_2004
이샛별_안녕_잡지에 아크릴 채색_29×23cm_2001

흔히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 인생의 긴 여정과 그 어려움이 마라톤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하다보면 호흡이 곤란해지고 가슴에 압박감을 느끼는 등의 고통으로 운동을 중지하고 싶은 느낌이 든다. 이 시점을「사점(dead point)」이라고 한다. 이 순간을 이겨내면 달리기가 오히려 편할 정도로 원기왕성한 상태가 오게 된다. 이를 전문 스포츠의학 용어로「second wind」라고 하는 데, 운동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러한 경험을 해 보았을 것이다. 우리의 삶도 현재의 힘든 순간을 잘 인내하고 이겨내면「second wind」를 맞이할 수 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려운 상황과 뜻하지 않는 문제에 맞서야 할 때도 있다. 이러한 위기에 처하게 되면 실의에 빠지거나 절망하여 좌절하기도 하며, 회복되지 못한 좌절감은 자신에 대한 분노 또는 사회에 대한 부정적 사고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와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과의 교감을 통해서 서로 감싸고 이해함으로써 고통의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오늘날 우리 주변의 현실을 보면 정치적, 사회적으로 많은 부정적인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문서조작사건, 불법도청사건, 살인사건, 뇌물사건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신문 등 매스컴에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다.

임병국_불안 I_캔버스에 유채_130×97cm_2005

이렇게 혼탁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는 종종 자신을 버리고 세상과 타협하면서 산다. 진실과 거짓은 구분될 필요 없이 무조건 힘 있는 조직에 동참하며 적응해야 하는 위계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고통을 참지 못하고 좌절하여 죽음을 선택하기도 한다. 최근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매일 다양한 이유로 30명이 자살로 숨지고 있으며 9백60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무엇이 이들에게 자살을 생각하게 하는 것일까? 19세기말의 프랑스 사회학자 뒤르켐(Durkheim)은 개인의 심리적인 문제로 국한시켰던 자살을 사회현상으로 간주하고 사회 안에서 요인들을 찾고자 했다. 사회와 개인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세상에는 희망적이고 긍적적인 면과 절망적이고 부정적인 면이 공존한다. 인간이란 존재가 규격적이고 획일적이지 않다는 것이 문제를 일으킨다. 한 가지 사건이나 사물을 놓고도 개인의 심리상태 혹은 수용 자세에 따라 희망을 느낄 수도 있고 절망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회나 개인이 예술을 필요로 하는 까닭은 바로 인간의 이러한 속성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정영진_A Crack_한지에 먹_110×53cm_2003

예술가의 작품은 이러한 인간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으며,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오늘날 우리의 초상을 표현해 줌으로써, 자신의 내면에 갇혀 있는 상처받은 영혼을 돌아보게 하고, 체면과 무관심으로 인해 억압된 심리의 해방과 극복의 역할을 해낸다. 예술가는 사회생활에서 느끼고, 체험한 감정 상태를 이미지로 형상화하여 타인에게 호소하고 공유하기를 희망한다. 여기에서 작가는 한 인간으로서의 비애라든지 좌절하는 인간의 모습을 '나'가 아닌 '우리'로 이야기 하고자 한다. 즉 다른 사람과의 교감으로 작가 개인 또는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아픔을 상대방이 이해하고 함께 느낄 때 가장 큰 위로를 받는다. 이렇듯 작가는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감정, 경험 등을 관람객과의 소통으로 위안을 받으며, 서로와의 나눔으로 희망을 기대한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란다. 과거의 삶에 대한 미련, 아픈 상처, 상실감 등을 들추어내어 공유하면서 해체시킬 때 정화작용(카타르시스)이 일어나며 진정한 치유가 이루어질 수 있다.

최흥수_거꾸로 가는 시계-구산동 추억Ⅱ_장지에 먹, 담채, 시계 무브먼트_32×32cm_2005

본 전시에 참여한 작가 6인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인간의 심리가 잘 나타나 있다. 송영규는 고뇌하는 인간의 형상을 세밀하게 묘사하여 고립되어 있는 자신의 절망적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인간의 모습을 화면에 담고 있으며, 이샛별은 대량 생산된 잡지 위에 붓으로 아크릴릭을 찍는 방법으로 작업을 하며, 잡지 위의 형상과 작가가 그린 대상을 섞어 모순된 상황을 표현한다. 또한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의 변형되고 왜곡된 형태는 모순된 사회에서 체념한 듯 살아가는 무감각하고 무표정한 인간의 모습을 표현함으로써 거대한 사회조직에서 억눌려 사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임병국은 인간의 소외된 모습을 신체기능에 대한 개인적 악몽과 연결시켜 표현하며, 아픈 상처의 기억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없애고자 인간 상호간에 공존과 화해를 제안한다. 작품속 대상의 서정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화면에 재질감을 부여하거나 흑묵을 사용하는 정영진은 현대인의 지루한 일상에서 겪는 심리적 비애와 많은 상처를 안고도 모든 것을 참아내는 모습을 담담히 그려낸다. 최흥수는 자신이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불안정한 현실과 고독의 모습을 먹으로 드러내어 자신의 심리표현으로 대중의 절망을 나타내며, 표영실은 스미듯 윤기없는 화면과 절제된 흐릿한 형상으로 인간의 섬세한 내면의 풍경을 표현하여 타인과 개인적인 문제를 공유하며 소통하고 싶어한다.

표영실_글썽_캔버스에 유채_53×45.5cm_2005

이렇듯「second wind」展은 인체로 제작된 작품을 통해 고독, 절망, 불안, 소외 등 우리들 일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감정이 '나' 혼자만의 아픔이 아닌 '우리'의 상처임을 함께 느끼며 치유하고 정화시키고자 기획되었다. 아울러 본 전시는 관람객들이 작품속에서 발견되는 자신의 소외되고 절망하는 모습과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아픔을 솔직히 털어내어 상처를 치유하고 희망적 삶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 민경숙

Vol.20051024a | second wind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