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LIE

김순아 개인展   2005_1026 ▶︎ 2005_1108

김순아_라이프 라이_영상설치_00:09:17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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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026_수요일_06:00pm

대안공간 풀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21번지 Tel. 02_735_4805 www.altpool.org

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표현해 줄만한 충분한 양의 언어가 우리에게는 아직 없는가. 나의 이야기는 불가능한 현실재현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했다. 언어는 단순히 벌어지고 있는 상황뿐만 아니라 복잡한 생각을 가장 명료하게 전달해줄 것 같은 매체이지만, 그것은 때때로 한계를 드러낸다. 전달을 목적으로 사용된 언어는 오히려 두꺼운 벽이 되어 소통이 아닌 단절로 다가오기도 한다.

김순아_비대칭_영상설치_00:03:02_2002
김순아_세 가지의 계_사진_2005

말은 '드러냄'이다. 이것은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는 것이고,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알려지는 것이다. 흐르는 공간 안에서 보이는 것과 알려지는 것은 순간의 명백함이다. 그러나, 生은 순간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생각하고 어떤 감정에 휩싸이는 것은 순간 안에서가 아니라, 어떤 연장선 위에서이다. 이것이 실재적 시간이다. 측정된 시간은 지속을 그대로 담아내지 못하므로, 실재적 시간과는 차이가 있다. ● 말이 그러하다. 말은 드러냄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가장 처음 내 안에 떠올랐던 생각을 조각하여 내놓는다. 그러므로, 이차적 산물인 생각은 차츰 원형과 멀어지게 되는 것이며, 이것은 소통을 불편하게 만든다. 베르그송(Henri Bergson, 1859~1941, 프랑스)은 "시간을 말할 때 우리는 보통 지속의 측정치에 대하여 사유하며 지속자체에 대하여 사유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과학이 제거해 버렸고, 또 개념화나 표현이 극히 어려운 이 지속이야말로 바로 우리가 느끼는 것,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인간의 내적 자아를 언어화하는 것은 일종의 파괴이다. 공기 덩어리와 같이 가볍고 탄력적이었던 그것은 소통이라는 과업으로, 가라앉고 증발되어 버린다.

김순아_말하기_사진_2005
김순아_A이거나 혹은 B_영상설치_00:03:00_2002

지속은 결코 분리해서 다룰 수 없는 상호 관통하는 유동체이다. 지속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그 자체로 주어진 질을 양으로 환원해서는 안 되며, 살아 움직이는 것을 고정시켜 불변적인 것으로 파악하려는 모든 시도를 거절해야 한다. 그러나,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나의 생각들은 끊임없이 조각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상황을 역설하기 위해서 나의 작업은 진행되어왔다. 말을 부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작업에서는 말과 글들이 표면으로 올라와 있다. 끊임없이 말사이의 공간들을 떠다니며,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찾고 있다.

김순아_소금초콜릿_혼합재료_2005

이번 전시는 나의 첫 번째 개인전이다. 전시의 제목을「LIFE LIE」라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듣는 이가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LIFE LIE(방편으로서의 거짓말)'이 그것 자체로 묻혀질 것이 아니라, 'LIFE'와 'LIE' 사이의 역설의 공간을 나름대로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공간의 깊이나 넓이 또한 개인마다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 김순아

Vol.20051026d | 김순아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