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의 정원 비어-있음

백승현 설치 드로잉展   2005_1031 ▶︎ 2005_1109

백승현_2005

초대일시_2005_1031_월요일_05:00pm

우석홀 갤러리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산 56-1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50동 Tel. 02_880_7471

우리는 한가로운 오후에 커피나 차를 마시면서 생각에 잠겨 정원을 거닐거나, 여행중에 사찰이나 서원을 방문하기도 한다. 때로는 도심속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작은 공원이나 조용한 카페를 찾기도 한다. 그러면서 일상과는 다른 어떠한 것을 상상하고 경험하려 한다. 우리는 생활을 위해서 일하고 학교나 사회생활을 통해서 지식을 쌓고 인간관계를 통해 인맥을 쌓기도 하며,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게된다. 이렇게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넣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반대로 무언가를 비워내야 함을 느끼게 된다.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듯이 자연스럽게 의식의 정화, 혹은 의식의 비움을 필요로 하는게 아닐까.

백승현_2005
백승현_2005

가까운 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정원은 그러한 공간으로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대자연 산수의 축소판이면서, 사유와 상상의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정원의 풍경이나 사찰의 건축과 탑들은 모두 '있음'의 존재이지만 그곳에는 '있음'이 전부가 아니라 그 풍경과 사물들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 그 너머의 것들을 보고,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이 같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곳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없으며 무언가의 현시적인 사물과 공간을 통해서 다른 세계의 공간을 생각하고 경험하게 된다.

백승현_2005
백승현_2005

이번 기획에서의 초점은 사유하는 인간이다. '있음'을 통해서 '없음'으로 향하는 의식의 전이라던가 의식의 확장과 같은 사유방식에 대한 접근이다. 다양한 철선의 구조물들이 비어있는 입체와 공간을 형성하면서 전시장 내에 가상의 정원을 만든다. 그 정원안의 조그만 인물들은 멈춰 생각하거나 번뇌하고 유유자적 하는 인간의 모습들로 거대한 공간속에 속하기도 하고 벗어나기도 하는 존재들이다. 이들 모습들은 어찌 보면 우리의 일상에서 가끔은 정원을 거닐면서 자유로운 상상에 빠지거나 생각의 무게를 가벼이 덜어내기 위한 산책과 닮았다고 할 수 있다. ■ 백승현

Vol.20051031a | 백승현 설치 드로잉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