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Light / Frozen Moving

권두현 사진展   2005_1101 ▶︎ 2005_1121

권두현_Frozen Moving_종이에 혼합재료_156×117cm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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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101_화요일_05:00pm

갤러리 현대_윈도우 갤러리 서울 종로구 사간동 80번지 Tel. 02_734_6111 www.galleryhyundai.com

권두현 작품의 울림의 연상 ● 일상 ○ 아침에 나를 깨우는 태양빛의 외침! 시끄럽게 나를 깨운다. 정신을 차리고 가만히 있으면 이제 째깍거리는 시계가 나의 신경을 건드린다. Time to go! 그래 가야할 시간이다. 또! 어떻게 보냈는지 모른다. 어느새 어둑어둑해져 있는 거리! 다시 난 시계를 보고 있다. Time to go! 그래 가야할 시간이구나. 이제! 빛과 어둠을 두고 나는 오늘도 Time to go!를 두 번 외쳤다. ● 1.부풀려진 머리 속에 대한 외침-어느 날 아침 ○ 간밤에 대박의 꿈을 꾸었다. 아침이 되도 그 꿈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다름 아닌 부서지는 돈다발... 찰랑거리는 은빛의 셀 수 없는 동전이 눈앞에서 산산이 부서져서 내 시야를 빛으로 만들었다. 떨림으로 가득 찬 심장을 겨우 부여잡았으나, 머리 속은 다시 하얗게 뭉개 뭉개 피어오르는 기쁨의 빛으로 아득해져만 갔다. 정신을 차리고 창문에 기대어 밖을 내다보았는데... 아니 이게 웬일인가! 글쎄 자동차 경주를 하는 것도 아닌데 차들은 내 시야에서 1초 2초 그리곤 재빨리 사라진다... 없다. 사라졌다. 안돼!!!! 가지마. ● 2.부풀려진 머리 속의 외침-가을날 오후 ○ 나른한 오후다. 아침에 꾸었던 괴상한 꿈 때문인지 오늘따라 마음이 더욱 감상적으로 되는지 모르겠다. 창밖에는 노랗고 붉게 물든 거리가 펼쳐져 있다. 한 순간 다시 내 앞에서 환영이 펼쳐진다. 물들어 버린 거리를 자전거를 타고 획~~ 지나가고 있는 나 자신! 눈을 다시 깜박 깜박거리고 보니, 어느새 어둑해진 거리엔 번져오는 네온등 불빛이 번져가고 있다. ● 3.부풀려진 머리 속의 외침-돌아오는 길에 ○ 퇴근길. 나는 마주 오는 차들이 쏟아내는 수다스런 헤드라이트 세례를 받고 있다. 다시 깜박! 몽롱해져 그만 정신을 놓고 말았다. 그 곳엔 나와 그녀가 있었다. 아마도 자전거를 배우려는 그녀를 내가 도와주고 있는 듯하다. 제법 나는 잘난 척을 하면서 그녀에게 한수 가르치고 있는 듯 했고, 수줍은 듯한 포즈로 서있던 그녀는 어느새 자전거를 타고 쭉 뻗어 있는 길을 가고 있었다. 그리고 깜빡... 깜박... 그 속으로 그 길로 사라져 간다. 어느새 난 집 앞에 와있었고, 어둠 짙게 깔린 도시의 하늘아래는 내가 꾸었던 꿈들이 천천히 달의 형상을 하고 떠오르고 있었다. ● 오늘은 정말 이상한 날이다. 꿈을 꾸었구나. 꿈을... 잃어버린 나의 시간들에 대한.

권두현_Frozen Moving_종이에 혼합재료_156×117cm_2005

대도시를 삶의 영토로 삼고 있는 많은 이들이 그리워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푸근하고 정감 있는 마음과 한적한 사색의 시간을 갖는 것일 것이다. 농촌이 고향이 아닌 이들은 흔히들 말한다. 고향이 없다고... 그러나 대도시가 고향이 아닌가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어리석은 답일 듯하다. 그들이 진정으로 말하는 고향이란 아마도 정감있는 인간관계와 여유로운 시간일 것이다. 그리하여 얻어질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산재된 기억의 파편 너머에 자리 잡고 있는 비밀스런 자신의 공간, 의미 있는 장소의 획득일 것이다. ● 성급하고 목적론적인 행위에 집착하고 있는 대도시의 군중들 그리고 그러한 삶을 강요하는 대도시만의 시간체계 속에서 권두현의 이미지들은 망각되고 있는 순간순간의 삶의 흔적과 자취를 시적인 조형언어로 담아내고 있다. 권작가의 작업에 있어서 특기할 만한 것은 그러나 삶의 흔적과 자취 그리고 잊혀져 가고 있는 소소한 감정의 포착이라는 내용적인 부분이 아니다. 즉 이러한 내용적인 부분을 어떠한 형식으로 엮어서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만들고 나아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인데 이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그의 작업노트에서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 음악은 내가 춤을 출 때 움직일 수 있는 모습을 만들어 준다. 나는 음악을 들으며 움직일 때 리듬과 음정에 내가 하나되어 있음을 느낀다. 몸짓은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처럼 음악을 타고 놀이를 한다. 육안으로 바라볼 때 빛은 직선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진을 찍을 때 사진기 속으로 들어오는 빛은 곡선이다. 쌍곡선 때로는 동심원으로 춤을 추듯 움직인다. 마음이라는 렌즈를 통해 빛은 다시 탄생된다._작가노트 권두현

권두현_Frozen Moving_종이에 혼합재료_156×117cm_2005

부연하자면, 표현기법에 있어서 그는 빛의 속도감과 운동감의 차이를 이용하여 현대 도시인의 삶에서 느껴지는 것들을 담아내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하여 주체가 아닌 객체의 눈으로 바라본 입장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 즉 관객의 시선과 작업을 하고 있는 당사자인 권두현의 시점이 교차되면서 작품은 하나의 또 다른 관객과 자신의 기억이 되어져 간다. ● 흔들리고 있는, 아니 그의 표현대로 춤을 추고 있는 그의 이미지들은 기억의 형태와 매우 닮은 구조를 지니고 있다. 기억이란 무엇인가? '생물체가 경험한 것이 어떤 형태로 간직되었다가 나중에 재생 또는 재인식 혹은 재구성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경험의 어떠한 형태의 간직은 분명 뚜렷한 것도 있을 수 있으나 대개 불투명한 잔상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점에서 권두현의 작품은 사진기 속으로 투과되는 빛의 잔상과 기억의 여운의 결합으로, 보는 이에게 울림과 여운을 주고 나아가 작가가 느끼고 경험한 것들에 대한 공통적인 울림의 목소리로 관람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 김미령

Vol.20051031d | 권두현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