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공간-단 27개의 '방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다'   엄은섭 사진展   2005_1103 ▶︎ 2005_1123

엄은섭_언어의 공간-단 27개의 방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다_디지털 프린트_35×27.5cm_2005

전시오픈_2005_1103_목요일

2005_1103 ▶︎ 2005_1110

대안공간 SPACE 129 대구광역시 중구 동인 2가 144-3 유성빌딩 지하 1층 Tel. 053_422_1293

2005_1114 ▶︎ 2005_1123

수화사랑카페 서울 종로구 관수동 88번지 3층 Tel. 02_2274_2004

들어가기 전에 ● '단 27개의 방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다'는 언어의 공간 2번째 작업이다. 언어의 공간 1에서 나는 임의 선택한 7개의 '단어'를 모델들에게 제시하고 그들의 표정을 촬영했었다. 언어의 공간2에서는 '단어'가 아닌 '상황'을 주고 표정을 촬영한다. 상황이란 이 작업 제목의 일부이기도 한 '방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다'이다.

엄은섭_언어의 공간-단 27개의 방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다_디지털 프린트_35×27.5cm_2005

작업의 전제 - 왜 단어가 아닌 상황인가 ● 언어의 공간의 첫 번째 작업인 '언어의 공간- 농인표정 연구'를 촬영할 때, A4용지에 큼직하게 '느끼다'라는 단어를 써놓고 농인(The deaf)모델들에게 단어가 그들의 언어 가운데 쓰여 질 때의 표정을 요구했었다. 표정을 촬영했던 이유는 농인들의 표정이 그들의 언어, 즉 수어의 일부였기 때문이었다. 결국은 단어 '느끼다'라는 문자이자 단어에 귀결되는 촬영이었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언어의 공간은 언어의 개별적인 수행성보다는 공통된 언어 표현 능력 이내-라는 한계를 가진다. 모든 표현은 '느끼다'라는 문자 안으로 귀결될 테니까 말이다. 모델들은 A4용지에 적힌 단어를 보고, 표정을 지으며 '느끼다,느끼다,느끼다....'를 머릿속으로 반복 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언어의 공간 2에서는 문자를 벗어나서 언어의 개별적인 수행성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다. 언어로 자신을 표현할 때, 다양한 변수-음색, 음고, 어조, 표정 등-가 존재할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함으로써 말이다.

엄은섭_언어의 공간-단 27개의 방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다_디지털 프린트_35×27.5cm_2005

작업 내용 ● 우선 단어 하나를 골랐다. '느끼다feel'이다. 언어의 개인별 주파수(frequence)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언어로 적합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느끼다'는 웹스터Webster 사전에서 가지고 왔다. 웹스터 사전에 '느끼다'는 총 27가지 의미로 표기되어 있다. 나는 27개 사전적 의미 가운데, 이 언어의 공간 시리즈 최초의 작업 의도였던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포착'을 드러내는 4번 'to be or become conscious of'를 골랐다. 다음에는 'to be or become conscious of'가 사용되는 상황을 묘사한 예문들을 영한사전에서 찾았다. 여러 의미 가운데 '방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다 feel the presence of somebody in the room' -가 역시 시리즈 최초의 작업의도와 맞아 떨어진다 여겨져 선택하게 됐다. '방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다'의 표현 범위는 feel의 사전적 의미 개수인 27개만큼으로 제한하고, 여기에 '단(just)'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단 27개의 방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다'의 '단 just'은 언어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웹스터 사전은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백과사전이다. 영어는 다수의 언어이자 권력의 언어, 즉 중심의 언어이다. 이 중심의 언어를 '단 27개의 방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다'에서 사회의 주변인인 농인이 표현한다. 수어(Sign language)라는 소수 언어자로서의 농인이, 개별적인 언어를 표현함으로써 언어의 공간을 확장하는 동시에, 이들이 표현하는 변수(variation) 하나하나가 또 다른 중심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고자 한다.

엄은섭_언어의 공간-단 27개의 방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다_디지털 프린트_35×27.5cm_2005
엄은섭_언어의 공간-단 27개의 방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다_디지털 프린트_35×27.5cm_2005

마무리 ● '언어의 공간 - 단 27개의 방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다'에서 각각의 개인별 주파수(frequence)는 중심 즉 '느끼다'-라는 단어에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보는 관객의 관점과 경험에 따라 수많은 의미를 파생시킬 수 있다. 27개, 각각의 이미지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으며, 보는 이의 경험과 부딪혀 다른 의미를 파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귀결점도 없고, 좋고 나쁨의 선별도 없다. '단 27개의 방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다'는 다양한 중심을 가진 확장된 언어의 공간이다. ■ 엄은섭

전시 관람 TIP 모델의 대부분은 K. 수어 뮤지컬 예술단 단원입니다. 예술단은 농인(The deaf)과 청인(hearing people)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모델 가운데 농인이 23명, 청인이 4명입니다. 누가 농인이고, 누가 청인일까요?

■ 대구에 위치한 전시 공간 「스페이스 129」와 농인 문화 공간「수화사랑카페」는 '단 27개의 방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다'가 다양한 중심을 표현하기 위한 작업임을 드러내기 위해 작가에 의해 선택된 물리적이고 개념적인 장소임을 밝힙니다.

Vol.20051103b | 엄은섭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