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_Flying

쌈지스페이스 초대 박찬경 개인展   2005_1115 ▶︎ 2005_1215

박찬경_비행_비디오 설치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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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115_화요일_06:00pm

작가와의 대화_2005_1119_토요일_03:00pm

쌈지스페이스 서울 마포구 창전동 5-129번지 Tel. 02_3142_1695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에서 약 500만 여명이 사망하였다. 이는 베트남전쟁 희생자의 네 배가 넘는 숫자이다. 북한은 미국의 폭격에 의해 전국이 초토화되었다. 북한이 핵개발을 고집하는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전쟁의 기억 때문이다. ● 2000년 6월, 분단 50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었다. 그에 따라, 전후 처음으로 남북 직항로가 열렸다. 김대중 대통령과 남한 대표단은 두 대의 비행기로 서울에서 평양까지 직항로로 비행하였다.

박찬경_비행_비디오 설치_2005
박찬경_비행_비디오 설치_2005

나는 방송국의 협찬을 받아, 당시 방영되지 않은 촬영분(footage)을 포함한 소스 영상을 편집할 수 있었다. 편집된 비디오의 전체 길이는 약 10분이며, 실제 비행시간은 약 1시간이다. ● 비디오를 보는 동안 지난 50년은 짧게, 그러나 상영되는 10분은 길게 느껴질 것이다. 10분은 미술관 작품으로는 너무 길다. 1시간은 관객을 포기한 시간이며, 50년은 불가능한 시간이다. ● 나는 비행장면 일부의 아래ㆍ위를 뒤집었다(upside down). 따라서 비행기는 마치 북한 땅의 아래로 날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첫)비행의 현기증을, 남북 사이의 '창조적 모호성'을 비유하기 위해서이다.

박찬경_비행_비디오 설치_2005
박찬경_비행_비디오 설치_2005

이 비디오에 사용된 음악은 1977년 윤이상 선생이 작곡한 『더블 콘체르토』의 앞부분이다. ● 이 곡은, 견우와 직녀 설화에 바탕을 두었다. 설화에 따르면, 왕의 벌을 받아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던 견우와 직녀는, 이를 불쌍히 여긴 새들이 다리를 놓아주어 1년에 한번 만날 수 있다. ● 윤이상은 이 설화를 남북관계에 비유했다. 견우와 직녀의 만남은 통일을 상징한다. 그러나 남북 사이의 거리 또한 은하처럼 멀다. 윤이상은 아마도 다리를 놓은 무한수의 새들을 생각했을 것이다. ● 윤이상은 분단된 고국에 돌아오지 않고 통일된 독일에 묻혔다.

박찬경_비행_비디오 설치_2005

'창조적 모호성'이란, 2005년 북핵문제에 관한 6자회담에서 남측 수석대표가 거론한 말로, 입장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는 협정에 대한 외교적 관용어이다. (The term "creative ambiguity" is diplomatic jargon referring to diplomatic arrangements that are obscure enough to be interpreted in whatever way any party would like.) ● 북한인민에게 비행기는 창조적이지도 모호하지도 않다. 북한 인민에게 비행기는 아직도 즉각적으로 폭격을 연상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남한 시민 대다수에게 비행기는 이제 B-29가 아니라, 여행을 의미한다. ( ...means travel, not anymore B-29 bomber.) ■ 박찬경

Vol.20051115a | 박찬경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