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경 과 Iteration-무엇이 되고싶니?

김순희 개인展   2005_1114 ▶︎ 2005_1126 / 월요일 휴관

김순희_What Do You Want To Be?_혼합재료_200×90cm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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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114_토요일_05:00pm

갤러리 선컨템포러리 서울 종로구 소격동 66번지 Tel. 02_720_5789

프랙탈 구조를 통한 이미지의 확장 ● '프랙탈(Fractal) '구조는 '자기 유사성(Self-Similarity)'을 전제로 끊임없이 자기복제를 반복하고 순환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프랙탈 이론은 1975년 만델브로트(Mandelbrot)가 영국 서부 리아시스식 해안선의 길이를 재다가 발견하였다. 가령 프랙탈 삼각형에서는 큰 삼각형 안에 작은 삼각형이 들어있고, 작은 삼각형 안에 더 작은 삼각형이 계속해서 들어 있다. 여기서 삼각형이라는 기본적인 형태가 자기 반복을 하면서 복잡하고 거대한 모양을 만드는 것이다. 사각형에 있어서도 사각형 속에 작은 사각형이 있고, 작은 사각형 속에는 더 작은 사각형이 계속해서 들어있다. 이 작은 사각형들은 자기 유사성의 반복을 통하여 거대하고 복잡한 사각형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즉 전체 형상을 이루는 기본 구조가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복잡하고 거대한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 이와 같은 프랙탈 구조의 예는 우리 주변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일정한 길이의 비율이 되는 지점에서 두 가지로 갈라지는 규칙을 지니고 있는 나뭇가지는 가지의 어느 부분을 선택하여 확대해도 전체 나무모양과 같은 모양으로 나타나는 자기 유사성의 반복이 발견된다. 그리고 허파에서 동맥이 갈라져 실핏줄을 이루는 구조, 번개 치는 모습, 고사리와 같은 양치류의 식물, 눈(雪)의 구조, 우주의 모습, ... 하천의 흐름 등 주변의 많은 것들에서 프랙탈 구조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자연물에서 뿐만 아니라 수학적 분석, 생태학적 계산 등 곳곳에서도 발견되어 프랙탈 구조는 자연이 지니고 있는 기본 구조로 이해되고 있다.

김순희_What Do You Want To Be?_혼합재료_200×90cm_2005

김순희는 자신의 작품세계에 프랙탈 구조를 응용하는데 '사각형'과 '원형' 두 가지의 형태를 자기 유사성과 반복성으로 이용하고 있다. '사각형'은 대개 작은 사각으로 이루어진 철망을 이용하는데 철망을 이루고 있는 사각형태가 끊임없이 자기 복제하여 이루어진 것에 착안하였다. 원형은 세포의 형상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마치 원형의 세포가 증식하면서 끊임없이 자기 복제를 반복하는 것과 같은 형상으로 나타난다. 즉 '사각형'과 '원형'의 계속적인 반복과 순환성이 김순희의 작품세계의 바탕이다. 예를 들면 2001년의『우주:Universe』에서는 '원형'의 유사성과 반복성을 보여주었는데 뒷면에 거울로 처리된 크고 작은 플라스틱 반구를 벽면에 나열시켜 원형에 의한 유사성의 반복을 보여주었다. 이와 비슷하게 2003년의『무한:Unlimited』에서는 전시장 전체를 어둡게 하고, 크고 작은 반원의 철망들로 설치하여 무한히 확장하는 우주의 생성원리를 나타내었다. 여기서 철망에서 나타나는 사각의 반복과 연속성 그리고 원형의 증식과 연속성을 통하여 프랙탈 구조를 보여주었다. ● 2003년의『벽: The Wall』에서는 철망으로 만들어진 직육면체들을 쌓아 올려 마치 장애물 같이 만들었다. 여기서 철망의 '사각형' 뿐만 아니라 작은 직육면체와 큰 직육면체의 기본단위인 '사각형'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프랙탈 구조를 나타내었다. 2004년『횡단보도를 건너다: Crossing a Street』에서는 철망으로 만들어진 인체 형상의 크고 작은 형태들이 설치되었는데 여기서도 철망과 인체의 형태에서 나타나는 자기 복제의 반복적인 프랙탈 구조를 볼 수 있다. 그 외 근자의 작품들이 프랙탈 구조를 바탕으로 형성되어 있다.

김순희_What Do You Want To Be?_혼합재료_200×90cm_2005

이번 작품전에서는「무엇이 되고 싶니?」가 설치 작품으로 표현된다. 이 작품은 크게 두 부분으로 보이는데 벽면에는 아크맄으로 채색된 원형 비닐판을 반복적으로 설치하면서 기원전 약 2만여년 전 선사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빌랜도르프의 비너스」의 외형 형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원통형 철망으로 구성된「만화경」의 입체물들을 무더기로 쌓아 설치하여 놓았다. 「만화경」은 안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구멍이 뚫어져 있고, 그 구멍으로 안을 보면 거울판 위에 벽면에 설치된 것과 같은 원형들이 그려져 있는데 거울이 마주하고 있어 원형들이 비슷한 모습으로 수 없이 증식하고 반복되는 것 같이 보인다.

김순희_What Do You Want To Be?_혼합재료_200×90cm_2005

「빌랜도르프의 비너스「는 역사상 최초의 인간형태로 다듬어진 돌조각인데 커다란 가슴과 튀어나온 배, 간략하게 표현된 머리 등으로 미루어 보아 여인상으로 보고, '풍요다산'을 상징하는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김순희는 원형을 반복하여「빌랜도르프의 비너스」의 외형적 형상을 표현하면서 마치 원형이 세포 번식하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즉「빌랜도르프의 비너스」의 형상을 다산이라는 번식의 상징성으로 나타내고, 그 안에는 세포와 같은 원형을 번식과 같이 반복시키는 것이다. 그리하여 벽면의 원형과 만화경 속의 원형은 서로 관계를 가지고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빌랜도르프의 비너스」는 인간의 형상이고, 인간의 형상은 수천억 개의 작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출발은 작은 세포 하나로부터 분열되어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것이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한다. 세계는 결국 세포와 같은 원형의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빌랜도르프 비너스」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기본적인 형상도 수많은 인간들에게서 닮은꼴을 볼 수 있는 반복적인 형태인 것이다. 즉 김순희는「무엇이 되고 싶니?」에서 다산의 세포 번식과 인간 형태의 반복적인 프랙탈 구조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김순희_What Do You Want To Be?_혼합재료_200×90cm_2005

김순희는 프랙탈 구조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들을 통하여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가 ? 그것은 우주와 세계 그리고 자연과 인간 삶의 질서를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다. 즉 프랙탈은 카오스( Chaos)에 내재하는 질서의 구조인데 카오스가 복잡하면서도 그 속에 하나의 질서를 지니는 것은 프랙탈 구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카오스와 프랙탈 구조는 어떤 복잡한 현상에 있어 '동적'인 것과 '정적'인 것을 나타내면서 항상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김순희는 사람의 생활과 조형의 구조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질서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오세권

Vol.20051119b | 김순희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