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시간

국제교환작가 Bea Emsbach 개인展   2005_1122 ▶︎ 2005_1129

베아 엠스바흐_in vitro_pvc 클레이, 새둥지, 왁스, 나무_60×30×30cm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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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122_화요일_06:00pm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미술스튜디오 전시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관산동 656번지 Tel. 031_962_0070 www.artstudio.or.kr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金潤洙)이 운영하고 있는 고양 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는 국제교환입주 작가 Bea Emsbach의 개인전을 11월 22일(화)부터 7일간 스튜디오 전시실 및 개별 작업실에서 진행한다.

베아 엠스바흐_safari(alien women series)_종이에 잉크_42×30cm_2004
베아 엠스바흐_metamorphosis_종이에 잉크_42×30cm_2004

인간과 인간관계 그리고 삶으로부터 ● 베아 엠스바흐의 드로잉 작품에는 인간의 시간이 담겨져 있다. 과거로보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인간의 미래가 가느다란 붉은선으로 묘사되어 있다. 마치 오래된 비밀문서에 그려져 있는 삽화를 보는듯한 베아 엠스바흐의 드로잉은 다분히 인문학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의 성화 또는 명화 등에서 익숙히 보아왔던 갈등하거나 두려워하는 인간의 도상들이 그녀의 드로잉에서도 그대로 읽혀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베아 엠스바흐의 드로잉을 보고 있자면 인간의 역사를 설명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나 인간의 신체를 도해한 의학서적 또는 종교나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훈계용 그림을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베아 엠스바흐_shaman(alien women series)_종이에 잉크_42×30cm_2004
베아 엠스바흐_reliquie_고무장갑, 회양목 잎_30×20×20cm_2000

베아 엠스바흐의 작품에 등장하는 벌거벗은 인간들의 삶은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다. 머리카락 뿐만 아니라 몸에 난 털들이 모두 제거된 베아 엠스바흐가 그려낸 인간들은 마치 생소한 미지의 외계인 또는 미개사회의 원시인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드로잉으로 그려진 그들 삶의 면면을 보자면 개별의 삶이 아니라 사회라는 조직을 구성하며 살아가는 집단의 삶으로 읽혀진다. 그 작은 사회에서 등장인물들은 여러 관계를 이루고 있다. 때로는 지배와 억압관계로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대등한 동료 또는 경쟁자로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드로잉에서는 무표정한 이들을 연결하는 도구로 혈관주사선처럼 보이는 것이 쓰여지기도 하고 나뭇가지나 널따란 천 등이 사용되고 있다. 독특한 점은 이들이 수렵생활을 하는 부족민처럼 원시적 형태의 노동 또는 경쟁에 심취해 있다는 것이다. 베아 엠스바흐는 아직 세상에 발표되지 않은 부족민들의 일상생활을 마치 진지한 문화인류학 보고서처럼 덤덤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세상에 발표되지 않은 부족들의 생활은 베아 엠스바흐의 상상에 의존하며 그의 예술작품 안에서만 존재한다.

베아 엠스바흐_microcosmonaut_바지, 옷걸이, 회양목 잎_80×30×20cm_2000
베아 엠스바흐_homunculi_조화, 왁스, 혼합재료_30×20×20cm_2000

베아 엠스바흐의 입체작품에서 인간의 모습은 드로잉에서의 인간과 사뭇 다르다. 입체작품에서 보여지는 인간들은 모두들 웅크리고 잠을 자고 있다. 그 잠자는 모습이 때로는 무기력해 보이고 때로는 차라리 행복해 보이기도 하다. 둥그런 둥지 또는 좁다란 보호막에서 잠든 인간은 그 크기가 그리 크지 않다. 마치 작은 새 한 마리 정도의 크기인데 베아 엠스바흐의 손바닥 크기라고 한다. 드로잉 작품에서 빠져나온 것 같은 그녀의 입체작품은 외부와의 교신을 끊은채 계속 잠을 자고 있다. 외부와 교신을 스스로 거부한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거부당하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신체로부터 연결되거나 둥지를 감싸고 있는 탯줄 같은 붉은 연결선이 결코 혼자만이 아니었음을 암시할 뿐이다. ■ 최금수

Vol.20051122d | Bea Emsbach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