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한류모란도

조은영 회화展   2005_1123 ▶︎ 2005_1212

조은영_궁중한류모란도_2005_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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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123_수요일_06:00pm

갤러리 쌈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38번지 쌈지길 내 아랫길 Tel. 02_736_0088

민화가 갖는 고졸미(古拙美), 화려한 색채, 장식성, 실용성, 기복성의 특징은 서민의식, 민족주의를 작업의 화두로 삼는 작가군을 거쳐, 최근에는 일상성과 개인적 감정의 이입을 통한 현대 사회의 소비문화 혹은 욕망의 표출로 동시대의 젊은 작가들의 작업에 나타난다. 이러한 맥락에서 조은영은 조선시대의 민화, 그 중 특히 "궁중모란도"의 형식을 모방, 변용하고 거기에 일명 스타 사진을 콜라주 하는 것으로 기존의 현대민화와 차별화를 시도한다. ● 궁중에서 치러졌던 행사, 또는 혼례식을 장식하기 위해 8폭 내지 10폭의 병풍 형식으로 제작되었던 궁중모란도는 부귀, 건강, 영화, 평안을 상징하며, 남녀 화합(음양설)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여겨진다. 괴석(怪石) 위에 화려한 색채의 모란꽃 아홉 개가 좌우 대칭으로 구성되어 정형화된 궁중모란도를 그린 후 조은영이 꽃 부분에 콜라주한 팝스타의 이미지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대표적인 한류(韓流)스타들의 인물사진을 인터넷에서 차용한 것이다. 작가는 궁중모란도의 기본적인 형식을 지키면서도 팝스타의 성별과 각자의 이미지에 맞게 화면 전체의 색깔을 선정, 재배치하고 음양의 화합을 표현하기 위해 음(여성)을 상징하는 괴석 위의 모란꽃에는 남자스타 이미지를, 반대로 양(남성)을 상징하는 괴석 위의 모란꽃에는 여자스타의 이미지를 표현함으로써 음양 화합의 느낌을 강조했다.

조은영_궁중한류모란도_2005

지금까지 시도된 국가 간 문화 교류 중에 가장 파급효과가 큰 대중문화예술을 통한 '한류'는 문화예술 교류를 활성화시키기보다는 영화를 포함한 한국의 대중예술에 주로 국제적인 관심을 모으게 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한류스타들을 통해 한국문화를 해외에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더 나아가 국위를 선양한다는 점은 이들의 활동이 끌어낸 고무적인 결과이다. 이점에 초점을 맞추어 작가는 부귀영화와 평안에 대한 소망을 표현한'궁중모란도'와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있는 한류 스타들의 모습을 조응시킴으로써 서민문화에 흡수된 민화의 특성을 현재화한다. 조은영이 궁중한류모란도 연작과 더불어 제작한 「일월오봉도 - 김기덕감독님, 참! 잘했어요 상(賞)」은 한류 스타들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한국 영화에 대한 작가의 찬사를 '일월오봉도' - 궁궐의 임금이 앉는 어좌/어용의 뒤편을 장식했던 민화 - 에 투영한 것이다.

조은영_궁중한류모란도_2005

인터넷의 보급이 일반화되지 않았던 80년대 말과 90년대 초 사이에 연예인 대형 브로마이드로 방안을 장식하는 것이 유행하였었고, 최근 인터넷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팝스타의 이미지들을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스크랩하여 이들을 동경의 대상으로 삼고 대리만족을 충족시키는 것은 조선시대 성행했던 갖가지 민화 속에 담겨져 있던 왕에 대한 경의와 숭배, 부와 명예, 장수, 다산, 음양의 조화, 악귀를 물리치는 수호 등을 염원했던 서민의 삶 속에 존재했던 기복의 형태와 일맥상통한다. 최근 많은 인기를 누리고있는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하루아침에 스타덤에 오르기를 꿈꾸는 무수한 젊은이들의 꿈과 도전, 그리고 허영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이것은 '팝스타'를 자기과시욕을 충족시키고 부와 명예를 동시에 획득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간주하고 스타의 자리를 꿈꾸는 대중들의 시각을 단편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조은영_궁중한류모란도_2005
조은영_궁중한류모란도_2005

팝스타들이 단순히 엔터테이너로서 가볍고 자극적인 즐거움만을 생산해 낸다고도 하겠지만 아시아전역에 걸쳐 이들의 글래머러스하면서도 한국의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특정 이미지가 됨으로써 갖게되는 대중을 끌어당기는 폭 넓은 힘은 "한류"라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된다. ● 조은영은 오랜 기간동안 미국과 유럽에서의 유학 생활을 통해 페인팅 작업을 주로 해왔고 2003년 귀국 후 민화를 접하고 배우면서 전통문화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궁중한류모란도 연작 제작을 위해 수간분채라는 민화 제작에 쓰이는 생소한 재료를 익히고 연예인 초상권 침해와 관련된 다소 첨예한 문제에 대한 협의를 소속사들과 이루어내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 궁중한류모란도 연작은 조은영이 보여주고자 하는 민화를 통한 온고지신(溫故之新)의 정신이자 김기덕 영화 감독을 포함한 한류 스타들에 대한 작가의 오마주이다. ■ 양옥금

Vol.20051124c | 조은영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