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된 풍경_존재의 근원적 순간

세오 8th 영 아티스트 정헌조 회화展   2005_1215 ▶︎ 2005_1229 / 일요일 휴관

정헌조_연속된 현재(Continuous Present)_금강사, 종이에 아크릴채색_200×360cm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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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215_목요일_05:00pm

세오갤러리 서울 서초구 서초1동 1666-12번지 꿈을 꾸는 세오빌딩 2층 Tel. 02_522_5618

정지된 풍경_존재의 근원적 순간 ● 정헌조는 종이, 연필, 아크릴 물감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와 조형의 기본 형태인 점, 선, 면으로 시간에 대한 다양한 풍경을 그려낸다. 판화 작업을 꾸준히 해온 완숙한 솜씨로 표현된 그의 작업은 매우 섬세하고 정교하다. 물질을 단순하면서 섬세하게 잘 다룬다는 것은 내면의 근원적인 접근으로서 매우 정신적이며 철학적인 것의 표현이다.

정헌조_연속된 현재(Continuous Present)부분_종이에 금강사 가루_200×316cm_2005
정헌조_연속된 현재(Continuous Present)_종이에 그래피티_150×120cm_2005
정헌조_연속된 현재(Continuous Present)_종이에 그래피티_150×120cm_2005

「연속된 현재 Continuous Present」에서는 물이 수면에서 햇빛과 바람을 받아 찰랑거리며 파장을 만들어가는 것을 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일러스트같이 간결한 선의 물결은 앞에서부터 넓은 형태의 파장으로 시작되어 뒤로 갈수록 점점 좁아져가는 유기적인 선의 흐름으로 연결되어 이어진다. 금강사라는 반짝이는 재료로 표현된 도드라진 입체적 형태는 알 수 없는 모호한 시공간을 만들어낸다. 선과 선 사이의 물결을 경계로 하늘의 공간은 텅 비어 있어 단지 선으로 그려진 물결만이 원근법적 입체를 만들어 현실공간과 더 나아가 미지 세계로의 관계까지 폭넓게 암시한다. ● 이러한 의도는「연속된 현재 Continuous Present」라는 시리즈의 다리를 정면에서 바라본 면들이 중앙의 축으로 빨려들어 가는 그림에서 더 자세하게 표현된다. 이 작업은 다리 전체 혹은 일부분이 보이는 시점으로 시간이 멈춰진 순간, 즉 존재와 사물을 함께 붙잡아 놓은 정지된 시간을 그려낸 것이다. 물과 다리는 시간이 지나가는 장소지만 정헌조는 번갯불을 보듯이 실제 눈앞에서 멈춰진 시간을 발견하고 경험하며 그 짜릿한 현존의 시간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것은 데자뷰 같이 이전에도 봐왔던 풍경이며 누구나 가끔씩은 경험했을 법한 모든 것이 정지되어 죽은듯이 고요한 정적의 순간이고 적막 세계일 것이다. 이 순간을 작가는 놓치지 않고 작업으로 표현하고 우리는 그의 작업을 통해 그 순간의 감흥을 경험하게 된다.

정헌조_The One is the All, the All is the One_종이에 모노타입_55×75cm_2005
정헌조_The One is the All, the All is the One_종이에 모노타입_55×75cm_2005

다리와 강은 시간이 지나가고 빠져나가는 동시에 다시 만나게 되는 동일 공간으로 새로운 시공간의 길을 열어 놓는 장소다. 정헌조는 이것을 평범한 현실에서 존재론적인 인과 관계로 포착하고 또한 표현된 대상들이 초월된 시공간에 존재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새로운 존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의 순간, 즉 탄생되기 전에 준비된 존재의 원초적이며 근원적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탐구하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현재, 과거, 미래가 함축된 개념으로서의 존재를 바라보는 것이며 그 상태 그대로 멈춰진 형태를 포착하여 그려낸 것이다.

정헌조_Untitled_종이에 에칭_46×31cm_2002
정헌조_Untitled_종이에 에칭_46×31cm_2002

「하나는 전부다 The One is the All, the All is the One」시리즈는 축을 가진 팽이처럼 역삼각원뿔형의 투명 용기 안에 검거나 혹은 빨갛고 노란 색조의 물체가 들어있는 형태의 작업이다. 물체 가운데는 그라데이션으로 처리된 반사 공간으로 존재의 깊이감을 만들어 내며, 그 실체를 담고 있는 용기는 프레스 자국만으로 표현되어 그 안의 형태를 더욱 실체적 존재감으로 드러내준다. 이것은 내구재의 확실성과 허구의 윤곽선에 의해 존재의 간극이 드러나지 않고 실재의 존재만 더욱 확실하게 보여주는 존재의 있고 없음이란 의미를 기하학적이며 실증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실체는 무채색의 절제된 기법으로 단순하면서 깊이있게 표현되어 작가 자신의 내면세계 속에서 사색되고 숙고된 형이상학의 세계를 실천하고 있다. ● 일상적인 현실상황에서 존재의 근원적 시공간을 포착해 표현한 정헌조의 전시는 바쁘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테크놀로지시대에 우리의 삶을 한 템포 멈추게 하며 본질을 깨닫게 하는 울림의 장이 될 것이다. ■ 김미진

Vol.20051215a | 정헌조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