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sync

김안 녕_이상영_이은종_이파람_주형국 사진展   2005_1226 ▶︎ 2006_0103

김안녕_곤지암리_디지털 컬러 프린트_20×24inch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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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5_1226_월요일_05:00pm

참여작가_김안녕_이상영_이은종_이파람_주형국

공화랑 서울 종로구 인사동 23-2번지 Tel. 02_735_9938 gonggallery.com

보는 것(seeing)은 우리의 일상이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고, 환한 하늘을 보며, 바쁘게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본다. 거리에 난잡하게 걸려있는 간판을 보고, 현란한 이미지로 가득 찬 잡지를 본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같은 것을 본다고 해서 똑같은 느낌과 기억을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보는 것(seeing)은 전적으로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안녕_신대리_디지털 컬러 프린트_20×24`_2005
이상영_판교_디지털 컬러 프린트_80×100cm_2005
이상영_수원_디지털 컬러 프린트_80×100cm_2005

맹인모상(盲人摸象). 6명의 장님이 각자 코끼리를 만져보고 서로 다른 코끼리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모양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자. 과연 코끼리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가. 멀리서 보건 가까이서 보건, 아무리 눈을 부릅뜨고 살펴보아야 결국 우리는 코끼리의 일부를 볼 수밖에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게다가 만약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이 추상적인 무엇이라면 상황은 더 모호해 질 수 있다. 결국 모든 것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시각에서 보고 느낄 수밖에 없으며, 이는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이은종_U studio-painting_디지털 컬러 프린트_107×133.5cm_2005
이은종_U studio-photo_디지털 컬러 프린트_107×133.5cm_2005
이파람_정전 2002_디지털 프린트_50×75cm_2002
이파람_종묘 2002_디지털 프린트_50×75cm_2002

여기 5명의 젊은 사진작가가 있다. 이들은 카메라를 들고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일상의 장면들을 필름에 기록한다. 마치 고지도(古地圖)처럼 사방으로 펼쳐진 고궁. 이파람은 자신의 기억을 토대로 고궁의 모습을 재조합한다. 갖은 집기가 널려있는 예술가의 작업실. 이은종은 지극히 사적인 공간을 극명하게 드러내며 그곳을 점유하던 인물의 흔적을 따라가도록 한다. 희미한 화면 속에 드러나는 익명의 인물. 주형국은 TV 속 이미지를 차용하여 허구와 실제, 문명적 삶의 허구성을 고민한다. 잡초가 무성한 들과 그 안에 자그마한 한사람. 김안녕은 들판에서 꽃으로 혹은 천으로 길을 내는 자신을 필름에 옮기며 자아(自我)를 탐구한다. 자갈밭 위에 어색하게 자리 잡은 사각의 건물. 이상영은 도시도 시골도 아닌 위성도시의 모호함을 이렇게 표현한다. 고궁, 작업실, TV, 들판, 건물. 이들이 다루는 작품의 소재는 분명 우리가 쉽게 보는 생활 속에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제각기 다른 이야기를 자신들 만의 조형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주형국_touring, running_디지털 프린트_100×45cm_2005

이러한 맥락에서 그들은 스스로를 「unsync」라 명명하였다. 「unsync」는 "아니다"라는 의미의 접두어 "un"과 "sync"의 합성어로 작가들이 만들어낸 용어이다. 본래 "synchronize"는 "동시에 일어나다"라는 의미로 사진에서는 "셔터와 플래시를 동조시키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즉 "unsync"는 서로 동시에 같을 수 없음을 뜻하는 것으로, 같은 시대와 공간을 공유하는 자신들이지만 각자의 이야기는 하나로 같을 수 없으며, 더 나아가 서로 같지 않음을 추구하고자 하는 그들의 모토(motto)인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unsync"가 단순히 작가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 관객, 작품과 관객 사이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같은 작품을 감상하더라도 관람자가 가지는 감정과 느낌이 모두 똑같을 수는 없기 때문인데, 이러한 점에서 이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 또한 "unsync"의 일원이 된다. ● 우리에게 너무나도 가까운 주변과 일상에 대해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5명의 사진작가. 어쩌면 이들의 전시는 장님과 코끼리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그렇다 해도 무엇이 문제인가. 본래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세상이 바로 그러한데 말이다. 이들의 작품을 통해 생활의 단면을 볼 수 있고, 그것을 이해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 고홍규

Vol.20051226a | unsync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