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친구들 My little friends

갤러리 도올 초대 이영수 수묵채색展   2006_0111 ▶ 2006_0125

이영수_작은 변화_한지에 수묵채색_130×160cm_2005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이영수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6_0111_수요일_06:00pm

갤러리 도올 서울 종로구 팔판동 27-6번지 Tel. 02_739_1405 www.gallerydoll.com

1... 우리가 늘상 지나다니는 길은 아무것도 없는 깨끗하고 반듯반듯한 길인 것 같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 만도 않다. 무슨 용무인지 알 수는 없지만 끊임없이 구멍 속을 들락 달락 하는 개미들, 가을이면 하늘을 빙빙 돌며 날아다니는 잠자리들, 알록달록 무당벌레, 비온 후 나타나는 느릿느릿 달팽이 그리고 보도블록과 시멘트 사이를 비집고 나온 이름모를 작은 식물들이 알 수 없는 몸짓과 언어를 구사하며 도시에서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작은 친구들의 움직임은 일상이 바쁜 도시의 어른들에게는 눈에 띄지 않기가 쉽다. 왜냐하면 그들은 또 다른 그들 세계의 경쟁과 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발밑의 작은 친구들을 돌아 볼 여유가 없는 것이다. 설령 본다 하더라도 그냥 일상적인 무심한 시각으로 지나치는 존재인 것이다. 이들과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은 그들을 경이롭게 바라볼 줄 아는 천진한 어린아이들과 세상을 관조할 줄 아는 노인, 아니면 덩치만 어른이 되어버린 사회 부적응적인 존재 즉, 좀 모자라거나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는 일부의 성인들 뿐이지 않을까? 매일 매일을 바쁘다고 소리치며 사는 사람들에게 이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아니, 드러내어져 있지만 보이지가 않는다. 만약, 이 친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면 당신은 지금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한숨 돌리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고, 그들을 보고 미소 지을 수 있다면 아마도 당신이 마음의 여유를 얼마간 되찾은 것은 아닐까? 자! 이제 주위를 둘러보고 친구들에게 말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이영수_이젠 쉬어야 해_한지에 수묵채색_67×86cm_2005
이영수_꼬마영수와 맨드라미와 벌_한지에 수묵채색_49×86cm_2005
이영수_대추소년과 잠자리_한지에 수묵채색_67×86cm_2005
이영수_만져봐도 되니?_한지에 수묵채색_160×130cm_2005
이영수_뭐라고?_한지에 수묵채색_67×86cm_2005
이영수_내 친구 무당벌레_한지에 수묵채색_46×63cm_2005

2... 전통 회화양식이 현시대에 타 장르의 미술과 비교해서 그 위상이 미약해진 것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지 못하고 수구적인 태도를 지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옛 그림에는 사상과 메시지가 있었지만, 현재는 사상이 부제하고 형식만을 답습하는 안일함으로 침제를 자초했다고 본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단절된 전통을 복원하고자 전통으로의 회귀를 주장하기도 하고, 낡은 전통의 파괴만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전통으로의 회귀나 극단적 파괴보다는 취할 것과 버릴 것을 선별하여 작가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요소를 선택하여 모색해 나아가는 것이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맞는 적절한 변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전통적인 지필묵의 가치와 가능성을 신뢰하는 바탕위에 자연에 대한 관찰과 묘사 여린 동심 등을 동화풍의 수묵점묘화로 재현함으로써 나만의 양식을 모색하고 있고,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길을 찾아가는 동료들을 보면서 전통회화가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 이영수

Vol.20060111a | 이영수 수묵채색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