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t Dream - and his wistful eyes

박지훈 개인展   2006_0609 ▶︎ 2006_0624

박지훈_The Wet Dreamer_비누, 염화칼슘수용액, 스테인리스 스틸_22×24×33cm_2006

초대일시_2006_0609_금요일_05:00pm

그로리치 화랑 서울 종로구 평창동 462-1번지 Tel. 02_395_5907

Wet Dream - and his wistful eyes ● 한 남자가 샤워 안에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젖은 나체를 바라본다. 그에게 자신의 벗은 몸은 생체학적 혹은 미학적으로 어떤 품질을 지닌 '몸짱'으로서의 육체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태생을 근원을 역 추적할 단서인 배꼽도 쳐진 뱃살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다른 여느 중년 남성의 몸과의 유사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American Beauty"라는 영화에서 주인공 남자 레스터는 딸의 친구 안젤라에게 매혹되고 그녀와의 불경하고도 부적절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보기 흉하게 부푼 뱃살을 줄이는 노력을 시작한다. 종국에 죽음을 맞이하는 이 주인공 남자의 자유와 행복을 향한 경주는 멜랑콜리아(Melancholia)로부터 생겨난 슬픈 몽상이며 이며 "Wet Dream"이다. 물론 그 Wet Dream이란 10대의 소년들이나 경험하는 간밤의 몽정(Nocturnal emission)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리라. 박지훈의 전시타이틀 "Wet Dream"은 작가가 보여주는 작업의 내용과 방법론만큼 다층적이고 중의적이다. 우선은 문자 그대로 '젖은 꿈'이란 불가능한 상태를 그의 작품 이곳 저곳에 개입되어 있는 많은 양의 물들이 한 작가의 '전시'란 제도(Institution)와 장치(Apparatus) 안에서 '가시' 와 '효능'의 문제로 읽혀지게끔 유도해낸다. 문장의 구조 안에 성(gender) 수(number) 격(declension)이 있듯이 박지훈이 보여주는 오브제들에도 이러한 것들이 부여되어 있다. 끊임없이 'HE'의 시점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그의 작품들에게 정말로 'SHE'라는 가치를 단순히 대치시킨다면 아마 무의미한 충돌만을 일으키고 말 것이다. 실제로 이 안에서 벌어지는 문제의 논점은 충돌이 아닌 자기부정과 자기기만 그리고 유희의 문제를 통해서 풀어가야 한다.

박지훈_Close to you_비디오_00:02:45_2006

본 전시는 세상이 남성을 바라보는 개인적, 인식론적, 사회학적 시각을 '욕망의 조건과 그 반영'이란 조형언어로의 환기를 통해 남성이란 기표(signifier)뒤에 숨어있는 새로운 언어의 조합들을 찾아낸다. 남성성(Masculinity)의 복잡함은 이 사회가 비로소 여성의 소외와 불평등, 소수자로서의 제3의 성을 바라보기 시작하고 더 나아가 문화적 아이콘으로서 하리수, 이준기의 역할과 의미가 무엇인지를 살펴보기 시작할 때 응시의 당위성을 찾는다. 전시를 통해 보여질 입체와 설치, 그리고 실험적 영상 등은 다중적 인칭 시점을 가지고 한 개인의 문제와 다수의 문제간의 해석체(Interpretant)적 교환과 전이를 실험한다. '나'의 문제는 '우리'의 문제로, '우리'의 문제가 '그녀'의 문제로 이동을 하면서 복잡하지만 흥미로운 문제의 발화기점 변화와 수용주체의 인식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 그 동안 비디오를 매개로 하여 심리적, 감각적 게임의 룰을 가진 작품을 소개해 온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촉감(Tactility)의 문제에 대한 그의 관심을 보여준다. 그의 이 '의외의' 조각작업들에 나타나는 물질과 오브제들간의 부조리한 조합, 중력과 압력, 균형의 문제들은 결국 다시 그의 과거의 비디오 작업들에 나타났던 모호함(Ambiguity)의 정체성으로 그 괘도를 연결 짓는다. 어차피 언어의 논리나 감각의 명쾌함이 해결하지 못하는 육감(六感; Gut feeling)의 차원이 가지는 문제가 작품들간의 형식적 개연성이나 자연스러운 서술구조를 확보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전제한다면 그의 작품들이 만들어내는 관계구조는 좀 더 섬세한 기호학적, 인식론적 분석이 필요하거나 혹은 애초에 분석이라든가 해석의 시도를 달리해야 할지도 모른다.

박지훈_Fist Semiotics_디지털 프린트_각 11×45cm_2006
박지훈_Fist Semiotics_디지털 프린트_각 11×45cm_2006
박지훈_Fist Semiotics_디지털 프린트_각 11×45cm_2006

작가는 스스로 비논리적 사고를 즐긴다고 자기모순적 고해성사를 한다. 그는 의식의 임의적이고 무의식적인(Spontaneous)상태라던가 사람과 사람간에 만들어지는 관계의 기묘한(Odd) 느낌 등이 그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재료라고 설명한다. 지독한 실용주의(Pragmatism)적 교육을 받았고 기호학적 관계 항들에 관심을 가지는 이가 그런 불분명한 상태를 좋아한다는 것은 틀림없이 이상한 일이다. 그리고 세상엔 간혹 이런 이상한 생각을 만드는 이들이 있어서 재미나고 흥미로운 일들도 만들어지는 것 같다. ■ 그로리치 화랑

Vol.20060611d | 박지훈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