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그리기

박윤경_정경희展   2006_0607 ▶︎ 2006_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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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607_수요일_05:00pm

노암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Tel. 02_720_2235 www.noamgallery.com

정경희, 박윤경의 그림으로 나누는 대화 ● 노암갤러리에서 정경희, 박윤경의 『이어그리기』전을 기획하였습니다. 두 작가는 형식이나 소재, 스타일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약간 의아한 기획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가 이번 기획에서 중요한 점이 될 것입니다. ● 「이어그리기」라는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주제나 소재 등 서로의 작업 내용들을 이어서 그린 작품들이 전시됩니다. 트랙을 도는 선수들이 바톤을 통해서 이어지는 이어달리기와 같은 방식으로 말이죠. 하나의 대상이 동시에 동일한 곳에서 보여질 수 없듯이, 우리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 다양한 견해를 갖고, 같은 현상에서 다른 개념을 갖기도 합니다. 화가들은 이러한 차이를 자신의 스타일을 통해 화폭에 풀어내는데, 이렇듯 그 방식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어그리기』전의 정경희, 박윤경 작가는 달리기 선수들이 바톤을 이어받는 순간에 서로 호흡을 맞추듯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호흡을 전해주는 대화를 즐겁게 나누고 있습니다.

박윤경_Self-portrai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80cm_2006 정경희_기억너머_캔버스에 혼합재료_116.8×72.7cm_2006
박윤경_위풍당당 하이힐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100cm_2006
정경희_기억을 날리다_캔버스에 혼합재료_80.3×130.8cm_2005

박윤경은 팝아티스트로서 광고나 상품이미지 등 주변의 모든 사물들을 화사한 색과 경쾌한 드로잉을 통해 유쾌하게 그려내는 작가이고, 정경희는 이미지의 연상작용이 갖는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서 기억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을 시도하기 때문에 색이 억제되면서 엄숙한 느낌으로 화폭을 채웁니다. 박윤경의 작품세계를 영화에 비유한다면, 정경희의 그것은 시에 비유해볼 수도 있습니다. 작품세계에서 이렇듯 극명한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이번 기획을 통해서 동일한 소재나 대상을 다르게 그리거나, 하나의 개념을 다르게 풀어내고, 한 작가가 그린 이미지를 보고 연상되는 것들을 다른 작가가 이어서 그리면서, 그린다는 행위가 어떻게 보여질 수 있는지, 또는 어떻게 연관될 수 있는지 등을 시도해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고 즐거운 일이 될 것입니다. 『이어그리기』전의 구성은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연상작용 일으키기' 로서 박윤경의 그림에서 연상되는 것을 정경희가 그리고, 그 이미지를 이어받아 박윤경이 그린 작업들, 둘은 '동일한 이미지 그리기'로서 코카콜라 병같은 일상적인 사물들을 자신의 스타일로 그린 작업들, 셋은 '공동작업'으로서 정경희의 잠자리날개가 그려진 벽에 박윤경의 잠자리를 그린 캔버스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박윤경_달리기, 얼룩말처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9.4×130.3cm_2005 정경희_얼룩木_캔버스에 혼합재료_190×45.5cm_2006
박윤경_Painting Forev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100cm_2006 정경희_점, 선, 면 =apple_캔버스에 혼합재료_100×100cm_2006

「이어그리기」라는 주제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예술을 통해서 개인들의 감성적 소통을 이끌어냄으로써 자신, 타인, 그리고 세계와의 보다 근원적인 만남의 즐거움을 찾고자 합니다. 매체가 발달하면서 감성적인 교감이 부족해진 현대에 예술의 기능을 굳이 찾는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요. 상상력과 표현의 자유로운 유희를 실현하고 있는 정경희, 박윤경, 이 두 예술가들을 통해, 자의식과 개성이 강하면서 자신의 표현방식에 대한 아집도 강한 개별자들의 감성적 소통 가능성을 확인하고, 나아가 관객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진행함으로써 표현의 즐거움 또한 공유하고자 합니다.

박윤경_꽃보다 아름다워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0×50cm_2006
정경희_맴,맴,맴_캔버스에 혼합재료_50×130cm_2006

"재능있는 선수는 열심히 뛰는 선수를 이길 수 없고, 열심히 뛰는 선수는 즐기면서 플레이하는 선수를 이길 수 없다." 우리의 월드컵 스타인 이영표 선수가 한 말입니다. 전혀 다르게 보이는 두 작가가 공통된 생각과 공통된 이미지를 공유하고, 서로의 그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번전시를 통해 두 작가의 은밀한 대화를 엿볼 수 있을 것이며, 이 둘이 만나는 지점에서 관객들은 즐거움을 같이하게 될 것입니다. ■ 박순영

Vol.20060612a | 이어그리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