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꿈 Dream of Hwasung

이민숙 사진展   2006_0621 ▶︎ 2006_0630

이민숙_반다잌_브라운 프린트, 한지_44×106cm_2006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갤러리 카페 브레송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6_0621_수요일_06:00pm

갤러리 카페 브레송 서울 중구 충무로2가 고려빌딩 B1 Tel. 02_2269_2613~4 www.bresson.co.kr

내가 잃어버린 구름이 / 하늘에 떠있구나.(정현종) ● 이민숙의 「화성의 꿈 」 은 자신의 집 가까이 있는 수원화성을 소재로 실경 풍경이 아닌 마음 속에 비춰진 풍경으로 전환시켜 찍었다. 작가는 역사의 뒤안길에 밀려있는 화성을 아침.저녁으로 오르내리면서 흘러간 시간과의 대화를 나누듯 사진을 찍고 있다. 당쟁에 휘말려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뒤주 속에서 생을 마감한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원혼을 달래면서 강력한 왕권정치에 대한 정조대왕의 염원을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끄집어내듯 사진 속에 풀어내고 있다. 정조대왕의 이루지 못한 미완의 꿈을 반추하듯이 프레임을 겹치기도 하고 지나간 역사에 대한 회한을 재현하듯이 화면 곳곳에 빛바랜 자국을 남기기도 한다. 때로는 거대한 성곽이 중첩되어 스펙터클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 사진들은 분명 현실 공간의 일부분으로 잔재하고 있는 화성에서의 일상의 모습이 아니며 유네스코에 등재된 문화유산에 대한 도큐멘터리도 더욱 아니다. 작가에게 있어서 수원화성은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는, 동양 성곽의 백미등과 같은 수식어가 붙어 있는 문화재로써의 예배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또한 오래된 건축물이 지니고 있는 미적 가치나 조형성에 시선을 주지 않기 때문에 가슴 안에서 느껴지고 지각한 것들만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을 다른 매체보다도 현실의 적확한 유사물이라는 특권적 관계맺음 속에서 성장한 매체라고 보았을 때 작가는 사진의 본성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거나 뒤집어 보여주는 재능을 지니고 있다. 이민숙에게 있어서 사진의 특성이라 일컬어지는 재현적 리얼리즘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이다. 특히 비은염유제(VanDyke Brown Print)를 바른 한지에 이미지를 재현함으로써 일반 인화지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함을 나타내고 있다. 드러내어지고 한편으로는 소멸되어가는 대상의 속성이 한지의 질감 속에서 풀어지듯 부드러운 감촉으로 재현되고 있다. 때로는 다소 부족한 한지 특유의 물성이 잃어버린 꿈을 환기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민숙_반다잌_브라운 프린트, 한지_36×90cm_2006
이민숙_반다잌_브라운 프린트, 한지_37×90cm_2006
이민숙_반다잌_브라운 프린트, 한지_39×90cm_2006

수잔 손택의 말처럼 무엇을 기록하든지 카메라는 드러내는 것이다 지각 불가능한 것, 한 순간의 움직임, 육안으로는 인식할 수 없는 질서, 고양된 현실, 띄엄띄엄 바라본 현실 그 무엇이든지 간에 드러낸다. 또한 사진은 이미 존재하는 현실을 묘사한다면 할 때 카메라는 그 현실을 드러내 보이며 그리고 이 드러난 현실은 카메라로 그 현실을 찍은 개인의 기질을 보여준다는 손택의 지적처럼 작가는 적어도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 두 번씩은 봤을 친숙한 수원화성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낯선 변방의 잡초 속에 묻혀있거나 소멸되어가는 역사적 증거물로 전환시켜 보여주는 나름대로 탁월한 기질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화성이 눈앞의 거기에 있었기에 찍은 것이 아니다. 단지 거기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하나의 대상물로써 성곽과 성루, 성벽이지만 작가에 의해 새롭게 발견되고 지각되면서 또 다른 풍경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 시선은 대상을 해체하고 해석한다는 말이 있듯이, 이민숙의 「화성의 꿈」은 해체하여 드러내어지고, 드러내어짐으로 인해 지각되어진 새로운 풍경인 것이다. ■ 김남진

이민숙_반다잌_브라운 프린트, 한지_43×60cm_2006
이민숙_반다잌_브라운 프린트, 한지_42×60cm_2006
이민숙_반다잌_브라운 프린트, 한지_34×90cm_2006
이민숙_반다잌_브라운 프린트, 한지_38×90cm_2006

내가 사는 도시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있다. 조선 제22대 정조대왕이 즉위 13년만에 부친 사도세자의 고혼을 위로키 위해 묘를 수원으로 옮기고 성곽을 축성하였는데 18세기 군사 건축물을 대표할 만큼 고도로 발달된 과학적 특징을 고루 갖추고 지금도 수원 땅을 지키고 있다. ● 늘상 눈에 들어오는 화성은 이젠 내 안에 또 하나의 고향이 된 듯... ● 추억이 쌓여가는 만큼 정겨움도 크다. ● 묵묵히 역사를 안고 있는 성곽을 따라 걸으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여행자가 되어 정조대왕의 염원이 깃든 화성을 떨리는 마음으로 담아 보았다. ● 촬영은 플라스틱 토이 카메라 홀가를 사용하였고 한지에 반다이크 브라운 인화 처리하였다. ■ 이민숙

Vol.20060622e | 이민숙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