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로의 초대

서울대학교 미술관 개관展   2006_0608 ▶︎ 2006_0819

서울대학교미술관 모아(MoA)

초대일시_2006_0608_목요일

베르나르 브네_김기린_유영국_모리스 루이스_프랭크 스텔라_리차드 롱_최인수 이우환_김환기_노상균_로스 블랙크너_서세옥_앨런 맥컬럼 댄 플래빈_로버트 라우센버그_백남준_제니 홀저_솔 르윗_문범_피터 핼리_이상남_엄태정 조지 시걸_요셉 보이스_안젤름 키퍼_게오르그 바젤리츠_요르그 임멘도르프_마르쿠스 루퍼츠_A.R.펭크

전시설명 프로그램_평일_11:00am, 02:00pm, 03:00pm, 04:00pm / 토요일_03:00pm 어린이 전시감상 프로그램_매주 수요일_02:00pm, 04:00pm 20명 인원제한_1일 전까지 신청 이메일_edu@snumoa.org / 전화_02_880_9504

서울대학교미술관 모아(MoA)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산56-1번지 Tel. 02_880_9504

서울대학교미술관 개관전 '현대미술로의 초대'는 난해하거나 딱딱하다는 인상을 주는 현대미술을 일반인에게 보다 친숙한 대상으로 만들고자 그 배경과 발단, 표현 및 해석 등 다각도의 검토를 시도하였다. 서울대학교미술관은 대학미술관의 첫 번째 임무가 교육이라는 점을 숙지하여 일차적으로는 학생과 지역, 나아가서는 공중의 미술분야와의 접점으로서의 역할을 중요한 목표로 설정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개관전시에서는 관례화된 예술전문용어와 현학적인 설명으로 가득 찬 해설에서 가능한 한 해방되어 눈앞에 펼쳐진 이미지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직설적이고도 정통 미술사적 시각에 바탕을 둔 감상의 실마리를 전시장 내의 모든 작품에 제공하였다. "왜 이게 좋은 작품이라는 거지?", "이런 것도 작품인가?" 하는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질문들에 조금이나마 답변해 나가려고 한다. ● 국내외 주요 현대미술작품 총 29점을 선보일 이번 개관전에서는 연대기로 이어지는 기존 미술사의 직렬적 전개를 극복하여 각 작품들을 그 시각현상을 중심으로 네 가지 소 주제로 분류하여 재구성하였다. 형식주의적 추상(Formalist Abstraction), 반복의 심리(Repetition Compulsion), 기계적 미학(Machinic Aesthetic), 재현의 충동(Representational Urge)으로 나뉘는 소주제들은 외형적으로는 시각적 표현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면으로는 정치, 사회적 역학관계를 내포하는 구분이 된다. ● 형식주의적 추상이라는 소주제 하에는 베르나르 브네, 모리스 루이스, 프랭크 스텔라, 유영국, 김기린, 최인수, 리차드 롱의 작품들이 포함되며, 반복의 심리에는 이우환, 김환기, 노상균, 로스 브랙크너, 서세옥, 앨런 맥컬럼, 세번째 기계적 미학에는 댄 플래빈, 로버트 라우센버그, 백남준, 제니 홀저, 솔 르윗, 문범, 피터 핼리, 이상남, 엄태정, 그리고 마지막 재현의 충동에는 조지 시걸, 요셉 보이스, 안젤름 키퍼, 게오르그 바젤리츠, 요르그 임멘도르프, 마르쿠스 루퍼츠, A.R.펭크의 작품들이 포함된다.

모리스 루이스_뉴(Nu)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62.9×431.8cm_1961
프랭크 스텔라_각도기의 변형Ⅵ(Protractor Variation VI)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52×305cm_1968
리차드 롱_San circle_한국 화강암 58개_직경 360cm_1993

A.형식주의적 추상: 모리스 루이스, 유영국, 프랭크 스텔라, 김기린 등 ● 네 개의 소주제 중 첫 번째는 형식주의적 추상(Formalist Abstraction)의 양상을 보여주는 작품들로 이루어진다. 현대미술에 있어서 형식주의란 미술작품을 그 내용에 관한 것과 드러나는 매체에 관한 것으로 나눴을 때, 내용보다는 매체에 더 중점을 두고 매체의 특성을 탐구하는 방식을 말한다. 1950년대 이후 현대미술의 이론적 배경 성립에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한 미국의 평론가 클레멘트 그린버그는 바로 이 미술의 매체에 대한, 구체적으로 말하면 캔버스에 대한 형식주의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본 전시에서는 이러한 미술사적 의미를 내포하면서도 작품을 통해 서술적 내용을 풀어 설명하기 보다는 작품에 사용된 재료, 즉 캔버스와 물감을 비롯한 돌, 기계, 철판 등의 순수함을 이끌어내는 작품을 묶었다. 이렇게 제작된 추상작품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작품에서 사용하는 질료에 대한 연구가 엿보이며 시각적으로는 순수한 매체의 사용과 서술적 내용의 배제에서 오는 뚜렷한 조형감각이 느껴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 모리스 루이스 (Morris Louis, 1912-1962) ○ 루이스의 화면에 나오는 날개 같은 색동의 줄 무늬는 무엇을 의미하며 어떻게 그려진 것일까. 1960년에서 61년 사이에 제작된「펼침(Unfurled)」연작에 속하는 이 형식은 작가가 그의 짧은 평생을 통해 제작한 세가지의 작업양식 즉 「베일 (Veils)」,「펼침(Unfurled)」,「줄무늬(Stripes)」중 가장 유명한 양식이다. 프랭크 스텔라와 비슷한 시기에 작업을 했으며 클레멘트 그린버그라는 유력한 비평가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루이스의 작업은 이 시대 미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현대적 회화(Modernist Painting)'라는 개념과 맞물려 있다. 그가 사용하는 캔버스천은 아무런 바탕 보조제가 칠해지지 않은 날 천의 상태로서, 그 위에 유화나 아크릴 물감을 칠하면 물감이 층을 이루지 않고 천으로 흡수된다. 따라서 가장 평면적이고 입체감이 없는 화면을 이루는데 있어서의 마지막 장애물이던 물감층이나 덩어리마저 제거한 그의 작품은 순수한 색상만이 남은 평면화된 회화의 극치라고 불렸다.

노상균_For the Palm Readers_캔버스에 시퀸_198×264cm_1997~8
이우환_점에서(From Point)_캔버스에 안료_194×259cm_1978

B.반복의 심리: 노상균, 김환기, 이우환, 로스 블랙크너 등 ● 두 번째의 소주제는 반복의 심리(Repetition Compulsion)로서 하나의 단순한 행위를 무수히 반복한 결과가 전체 화면을 이루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같은 동작을 무심코 반복하는 사람의 심리란 결코 남이 생각하는 것만큼 '무심코'가 아니라는 것이 심리학자 프로이드의 해석이다. 프로이드는 줄 달린 장난감을 커튼 뒤로 던졌다 다시 끌어당기는 놀이를 혼자서 반복하는 아이의 행위를 대상의 사라짐 또는 부재라는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스스로를 해방시키려는 노력으로 해석한다. 예술가들의 고집스러운 반복이라는 행위도 창작이라는 고뇌와 시대적 트라우마(trauma)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몸부림으로 해석될 수 있다. 흰 백지나 캔버스를 앞에 놓고 채워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 피 말리는 시간을 경험하는 것은 비단 화가들뿐 만 아닌 모든 예술가들에게 공통된 운명일 것이다. ● 노상균 (Noh Sang Kyoon, 1958-) ○ 노상균은 캔버스를 지지체로 사용한다는 점에 있어서 여타 화가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나 그는 물감 대신 패션 액세서리로 쓰이는 시퀸(sequin)으로 화면을 채운다는 점에서 특수한 제작 방식을 고수한다. 화가들이 물감 색을 정하고 팔레트와 붓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듯이 그는 패션전문점에서 마음에 드는 색의 시퀸을 대량으로 구입하고 수백 호의 캔버스에 접착제를 이용해 시퀸을 촘촘하게 붙인다. 밤무대 의상을 연상시키는 번뜩이는 화면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반복적이고 순환적인 작가의 작업에 대한 공포감을 순간 일소시키기에 충분할 만큼 매혹적이다. 하나의 단위를 무수히 반복하는 작품의 양식은 일견 미니멀리즘적 성향과 연관지을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노상균의 화면에 드러나는 것은 미니멀리즘의 무미건조함과는 전혀 다른 강한 물신적(fetishistic) 욕망과 유혹의 세계이다.

댄 플래빈_무제 (타틀린을 위한 기념비) Untitled (Monument for V. Tatlin)_ 형광등, 고정기구_244×70×11.5cm_1990
피터 핼리_무제 (Untitled)_아크릴릭, 롤러텍스, 데이글로, 합성수지등을 캔버스에 롤러로 밀고 찍기_ 127×61.5cm_2001
이상남_Arcus + Spheroid.1008(seoul)_패널에 옻과 아크릴_380×200cm_2006

C.기계적 미학: 댄 플래빈, 제니 홀저, 백남준, 이상남, 문범 등 ● 세번째 소주제는 기계적 미학(Machinic Aesthetic)으로 이 주제에서는 2차 대전 이후 찾아온 대량생산, 대량소비 문화에 촉발된 듯이 규격화된 형태를 공장의 기계로 끝없이 재생산해 내는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한 일차적인 발언들을 다루고 있다. 이 작가들은 기계로 찍어낸 물품의 완벽한 조형질서, 견고한 형태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여 자연에 대한 감상적인 노스탈지아를 배제한 이지적 형상들을 창출해 낸다. 비교적 잘 알려진 미술사조인 팝아트나 미국의 현대미술을 대변하는 미니멀아트등의 등장 배경에는 기술, 기계, 생산, 유통, 소비라는 극히 사회적이고 일상적인 근원들이 존재한다. 그 이후 컴퓨터 세대가 기계 세대를 잇듯, 몇몇 최근의 작품들에서는 아날로그 형상의 기계미학을 떠나 21세기의 디지털화된 환경에 있어서의 가시적 기호들이 표출된다. ● 댄 플래빈 (Dan Flavin, 1933-1996) ○ 댄 플래빈은 형광등 구조물로 유명하다. 1962년부터 전기 조명을 소재로 사용하기 시작한 그는 이듬해부터는 미국의 전기가게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형광등 튜브만을 이용해 작업을 전개한다. 그는 형광등을 사용한 작업들을 통해 도대체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어디까지가 상품인지, 예술가의 손길은 더 이상 예술작품의 필수조건이 될 수 없는지, 등 현대미술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아직도 도대체 왜 벽에 걸린 흰색 형광등이 중요한 예술품이라는지 궁금하게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전형적 미니멀리즘 조각의 감상법을 권한다. 작품 내부에서 무엇인가를 읽어내려는 시도보다는 현재 놓인 작품과 자신의 상황, 즉, 어둡게 가려진 이 공간과 인공의 빛, 미술관내의 온도, 습도, 심지어는 주변의 관람객의 존재까지 포함한 작품과 자신과의 관계를 재인식 할 때 비로소 플래빈의 작품 감상이 시작된다.

조지 시걸_러시 아워 (Rush Hour)_청동_183×244×244cm_1983
안젤름 키퍼_멜랑콜리아 (Melancholia)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 납, 유제_190×280cm_2004

D.재현의 충동: 게오르그 바젤리츠, 마르쿠스 루퍼츠, 요르그 임멘도르프 등 ● 마지막 소주제는 재현의 충동(Representational Urge)이다. 여기서 말하는 재현이란 인물, 배경 등 구체적인 도상의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이른바 구상(具象) 작업이다. 한가지 추상에서 또 다른 추상으로 흐르는 20세기 미술사에서 간간히 재현의 역할이 재발견되는 대표적 예로는 달리의 초현실주의와 독일 표현주의, 팝아트 등을 꼽을 수 있다. 미술사에서 구상작업이 활발히 나타나는 때는 대부분 그 바로 이전까지 지배적이던 추상적 형상에 대한 반발일 경우가 많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예 없거나 잘 읽혀지지 않는 추상미술은 전반적으로 이해, 또는 수용되기 어려우며 이는 자연히 미술구매자들의 구매욕구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바꾸어 말하면 사회혼란, 정치불안 등으로 미술이 적극적으로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할 때 구상회화로 회귀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게오르그 바젤리츠 (Georg Baselitz, 1938-) ○ 동양여자 이 그림은 잘못 놓인 것이 아니다.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인물화에는 종종 거꾸로 매달린 인물들이 등장한다. 익숙치 않은 구도를 만났을 때 관람객들은 작품이 무엇을 나타내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좀더 오랜 시간 관찰하게 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일반적인 인물화보다 작품의 세부, 물감이 묻은 모양이나 붓자국, 또는 순수한 색채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분석할 기회를 갖게 된다는 것이 작가의 의도인 것 같다. 바젤리츠는 80년대 이후 독일을 중심으로 성장한 신표현주의 화파로 분류되는데 이들은 2차대전 이전에 활약하던 막스 베크만을 비롯한 독일 표현주의자들의 계보를 잇는 실험적이기보다는 전통회화를 표상하는 작가들이다. 바젤리츠는 물감의 질감과 강렬한 색채로 화면을 가득 채우는데, 색채, 구도, 표현이 좋은 그림은 90도로 돌리든 180도로 돌려 걸든지 간에 여전히 좋은 그림으로 인식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 서울대학교미술관 모아(MoA)

서울대학교미술관 모아(MoA)
서울대학교미술관 모아(MoA)

Vol.20060626a | 현대미술로의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