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속의 지도

경현수 개인展   2006_0707 ▶︎ 2006_0725 / 월요일 휴관

경현수_map in space-서울시 주요도로_종이, 나무에 채색_120×50×48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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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707_금요일_06:00pm

후원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팩토리 서울 종로구 창성동 127-3번지 Tel. 02_733_4883 www.factory483.org

2006년 7월 7일부터 7월 25일까지 갤러리 팩토리에서 개인전을 여는 작가 경현수는 도시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는 지도를 이용한 작업을 한다. 지도의 수치와 평면적으로 재현된 지형 속의 길의 모양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그 형태를 이어나간다. 재현된 형태는 공간의 바닥을 점유해 나가면서 이어 붙여지기도 하고 공중에 매달린 채 3차원 공간 속에서 얽히면서 오브제로서 구현되어진다. 그의 작업은 도시의 모습에서 모티브를 가지고 오며,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도시의 모습을 읽는 자료이며 지도와 여행을 통한 지표들의 인식이다. 공간은 작가의 기억과 객관화된 지도의 데이터를 인용한 채 재구성되고, 재구성된 공간은 전시가 이루어지는 공간을 그의 작품이 존재하기 위한 환경으로 바꾸어 나가게 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하여 작가는 본인이 그려놓은 새로운 대지 위에 작가가 오려내어 해체한 지도를 이어 나간다. 이번 전시에서 사용되는 재료인 종이는 현실을 가변적인 모습으로 변화시키는 상황을 표현하는데 적절한 요소로 보여진다. ● 대안공간으로 청와대 앞에 자리한 갤러리 팩토리의 공간은 1층과 2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1층에서는 서울시 전도로부터 뽑아져 나온 이미지로 구성된 서울시 도로 프로젝트(평면작업과 입체작업)가 설치된다. 이 작업에서는 지도의 모습에서 발견되는 길과, 길 중에서도 작가의 시선을 따라 읽혀지는 선들이 선택되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또한 일제시대에 제작된 서울시의 사대문 내의 지도가 전시에 인용되어 프로젝트화 된다. 2층은 이제껏 작가가 해 왔던 설치 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작은 소품들이지만 거기서 뻗어나오는 선들의 연결은 실재 공간 속에서 새롭게 방향성을 가지는 공간을 형성하고, 천장으로 벽으로 향하면서 부유하고 있는 선들의 얽힘은 작가가 실재 존재하는 길의 모습을 재구성하여 만들어낸 새로운 공간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경현수_map in space-경성시가도 1927 (조선총독부 발간)_종이, 나무에 채색_47×56×111cm_2006
경현수_map in space-경성시가도 1927 (조선총독부 발간)_종이, 나무에 채색_47×56×111cm_2006

끝없이 순환하는 이야기 ● 경현수의 작업 속에서 도시의 모습이 순환한다. - 출발은 지구 저편에서 도시를 찍은 인공위성 사진이다. 가장 정확하고 방대한 자료일 것 같지만 멀리서 바라본 지구의 한 부분은 추상적인 무늬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서 있는 도로의 폭이 아무리 넓다한들 위성사진으로는 1mm도 안 되는 가느다란 실처럼 보일 테니까 말이다. 그것을 더 정확하게 보기 위해 확대하여 만들어진 지도는 역시나 현실세계의 풍경과는 동떨어진 이미지이다. 지도는 평면위의 기록이며 입체로 표시되지 못하는 것을 숫자로 기록하며 정확한 모양보다는 모든 것이 기호화 되고 상징화 되어 암호를 해독하듯 읽어 나가야 한다. 눈으로 해독한 지도를 머릿속에 넣고 바로 그 거리로 들어섰을 때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분명 지도의 기호와는 다른 세상이다. 하지만 저 세상을 기호가 아닌 그 무엇으로 객관적인 설명이 가능하단 말인가? 우리가 사는 도시를 표현하기 위한 가장 객관적이고 정확한 자료의 집합체인 지도라는 평면은 전철이 지나다니는 길, 기차가 지나다니는 길, 고속버스가 다니는 길, 사람만이 다닐 수 있는 길 등을 따로 표기하는 여러 가지 형식의 지도로 분류된다. 지도에서 추출된 가느다란 선들-길의 기호들-을 따라가며 작가는 오려낸 길을 허공속에서 이어 붙인다. 자신이 살고 있는 주변 환경은 추상화되고 기호화된 채로 2차원 평면 속에서 표현되었던 정보들을 그 각도와 방향과 길이를 복재하여 3차원 오브제로 재생산 된 것이다. 이 구불구불한 선들이 점유한 공간 속에서 이 작품을 읽어내려면 다시 작품의 기원을 되짚어가는 수밖에..... 게다가 그 기원은 어디서부터 출발하더라도 언급한 과정들과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출발은 사실 원래 그 자리에 있어왔던 바로 여기, 현실세계이기도 하며, 작가의 작품으로 드러난 해체된 지도 조각들의 얽힘 속에서이기도 하며, 얽힘의 전 단계인 지도 읽기에서부터라고 해도 될 것이다. ● 경현수의 작업을 한마디로 단정 짓기 힘든 것은 작업의 결과물 자체가 오브제로서만 받아들여지는 것이 무리이기 때문이다. 그의 작업을 재미있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도 단순한 무의식적인 선들의 연결이 아니고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여 자라온, 그리고 자라나가고 있는 생물체의 일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기도 하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모를 순환의 혼란 속에서 그 기원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흐르고 있는 순환 속에 경현수라는 작가가 뛰어 들어가서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운 것이다.

경현수_map in space-용산구, 과천시_종이, 나무에 채색_84.5×24×18cm_2006
경현수_map in space-서울시 주요도로_종이, 나무에 채색_120×50×48cm_2006

그의 작품을 보고 있는 나는 의식의 순환을 경험한다. -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그의 이 복잡하게 얽힌 입체작업은 지도를 펼쳐놓는데서 시작한다. 아니다. 그 지도가 그려져 있는 지역을 탐구하면서라고 할 수 있다. 그 지역의 탐구는 다시 지도에서 눈을 떼면서 시작되는 것이고 지도는 지역의 탐구에서 결과물로 나온 기록의 집합체이다. 거기서 결론이 나지 않는다. 도대체 어디서 기원이 되었는지, 이것은 어디까지 뻗어나가고 있는 것인지 들여다보게 되면서 또 다시 다음 단계를 생각한다. 그래서 다시 그의 작업으로 돌아왔다.

경현수_map in space-서울시 주요도로_99.6×108.2cm_2006
경현수_untitled_나무에 채색_36×32×34cm_2005
경현수_untitled_나무에 채색, 매거진 콜라쥬_59×37×36.5cm_2005

그리고 작가도 순환을 경험한다. - 그는 지하철 역의 벽면에 부착된 지도를 바라보며 눈으로 그 길을 따라 여행을 시작한다. 그의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 가장 짧은 거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서 갈아타서 방향을 전환해야하는지, 그 주변의 길은 어디까지 갔다가 돌아올 수 있는지... 그는 지하철을 탄다. 직접 그 순환의 고리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전철 속에서 주변에 연결된 도로들을 바라보고 다시 눈으로 또 다른 방향을 좇는다. ■ 갤러리 팩토리

Vol.20060712c | 경현수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