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맥주달력

조문기 개인展   2006_0722 ▶︎ 2006_0729 /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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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725_화요일_06:30pm

GUEST_불나방스타소세지클럽 공연 기획_대안공간 미끌

관람시간 / 12:00pm~07:00pm / 월요일 휴관

대안공간 미끌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7-22번지 에이스빌딩 3층 Tel. 02_325_6504 www.miccle.com

마초Macho는 에스파냐어로, '남자'를 일컫는 말이다. 물론 여기서 '남자' 라는 두 글자의 낱말 속에 '성적 매력을 물씬 풍기는', '정력이 센', '우월한' 이라는 수식어가 내재되어 있음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통용되고 있는 바이기도 하다. 작가 조문기는 자신의 회화 장치 속에 바로 이러한 남성-마초Macho 상을 등장시킨다. 이국적 색채로 가득 찬 그의 회화 작품 속에는 꼬부라진 콧수염과 부드럽게 곱슬거리는 가슴털, 적당히 솟아오른 배와 반듯하게 옆가르마를 탄 중년의 신사들-국적이 불분명해 보이는-이 그 주인공으로 그려진다. 작가는 자신의 상상력을 토대로 만들어낸 다양한 공간과 에피소드 속에 이들을 다양한 캐릭터로 분하여 등장시키고 있는데, 언뜻 보면 평화로운 풍경에 다름 아닌 이 화면 속에는 실은 민망하고 서늘하며 심지어 잔혹하기까지 한 드라마가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현대사회 질서의 철저히 규격화된 틀 안에서 억눌리고 거세당하여 성자처럼 고요해진 페니스 속에 잠재된 극도의 성적 욕망과 폭력성을 그려내고자 하는 것이다. 비정상적으로 숨겨진 마초 증후군Macho Syndrome에 시달리고 있는 중년의 신사들의 야릇한 시선은 어린 아이들과 처녀, 심지어 모유 수유 중인 아기 엄마에 이르기까지 그 성적 욕망의 대상들을 면밀하되 조심스레 탐색하고, 상상 속에서는 무한한 범죄를 일삼지만 언제나처럼 일상은 고요하기 이를 데 없다.

조문기_이발_캔버스에 유채_72.7×53cm_2006
조문기_이발_캔버스에 유채_116.8×91cm_2006
조문기_머리감기_종이에 목탄_45×30cm_2005
조문기_분홍상자의 귀항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9×72.7cm_2006
조문기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4.8×24.2cm_2005
조문기_버스정류장_캔버스에 유채_116.8×80.3cm_2002
조문기_수박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0.9×72.7cm_2006
조문기_鐵腕女中生Z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6.8cm_2005
조문기_鐵腕女中生Z_종이에 먹, 담채_50×60cm_2005

작가는 특히 '이발소'나 '목욕탕', '술자리' 등을 작품의 주 무대로 자주 등장시킨다. 그리고 이 곳에서 중년의 마초Macho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서로의 남성성을 상처 내고, 억압하거나 또는 차갑게 응시한다. 때로 그들은 서로의 목을 조르고, 피를 난자하고 싶지만 이 역시 상상에 불과하다. 우리는 오늘날 여성들에 대해 '약자'나 '소수'라는 칭호를 통해 그들이 억눌리고 차별되고 비하되어 왔다는 평가와 함께 여성을 '보호'의 대상 나아가 '주체'로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 겉으로는 뚜렷한 이견을 찾기 힘들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 전반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남성들에게 무릇 '남자'라는 기득권 자체를 완전히 포기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지 모른다. (웹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체제 속에 더욱 광범위하고 기형적으로 퍼진 여성성에 대한 극단적 비하의 발언들을 보라.) 그러나 조문기가 그려내는 이 마초Macho들의 풍경은 사실상 그리 성적 매력을 물씬 풍기지도, 우월하지도, 정력이 세 보이지도 않는다. 어쩌면 사회 규범에 종속하는 대부분의 남성들은 오히려 약자에 가까우며, 그들의 상상 속에서나 일어날 만한 성적 욕망과 폭력적 성향에 대해 처벌을 내리는 것은 너무나 가혹할 지 모른다. 그러므로 작가가 원하는 것은 이들 마초Macho들의 감추어진 변태성을 고발하거나 처벌하고자 함은 아니다. 그는 자기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남자'로 태어나 '남자'로 살아가며 겪은, '남자'가 바라보는 '남자'에 대해 짓궂지만 솔직하게 그려낼 뿐이다. 작가는 온라인 상에서 블로그를 통해 이러한 작품들을 매거진 형식으로 공개하여 네티즌들과 소통하며, 이 과정에서 얻은 아이디어들을 통해 새로운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나간다고 한다. 우리는 작가 조문기의 회화 작품들을 통해 한 젊은이의 마초 증후군Macho Syndrome 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사가 온/오프 상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소통되는 과정 속에서 어떠한 관점의 변화를 겪어 왔으며, 또한 이 민망, 잔혹, 서늘한 드라마들의 다음 이야기는 과연 어떠한 양상을 띠고 전개될 것인지 흥미를 가지고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 유희원

Vol.20060722c | 조문기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