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_2006_0628_수요일_06:00pm
서웅주_손경화_신가영_오수진_오재우_최인지_홍성재
관람시간 / 11:00am~10:00pm
갤러리 눈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7번지 미림미술재료백화점 2층 Tel. 02_747_7277
어느날 갑자기 회사원들을 공격, 넥타이 부대들에 대한 폭력이 가해졌다~!! 평범함에 대한 공포가 성실한 이 사람들을 공격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특별한 삶을 꿈꾼다. 하지만 언제나 그것을 바꿔보려 하기도 전에 길이 정해져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걸어온 길. 그 길을 이제 내가 만들어 볼 시기가 되었다. 그때 나타난 강력한 적. 바로 안정된 직장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대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수료한다. 그렇게 6년짜리, 3년짜리, 또 3년짜리 그러다 4년짜리 교육을 마치면 남은 청춘을 다 바칠 직장이 기다리고 있다는 공포감이 들었다. 모두 같아 보이는 개성 없는 넥타이 부대의 유니폼을 공격하고 성실함을 비꼬아 보고 싶었다. 일상의 진부함에 질려 있던 나에게K-1과 Pride선수들은 특별함 삶을 살고 있는 선배들이자 강한 남자였다.
그들은 사회에 또 다른 모습들이란 생각을 했다. 그들은 야성적이며 잊고 있던 전투본능을 되살리고 있다. 이 작품은 표범의 무늬 인데 자세히 보면 그 안에는 길들여진 동물 그 중에서도 사람들에 의해 창조된 도베르만이 들어있다. 개는 사람과 친숙하다, 인간을 따르고 복종한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움직인다. 우리는 개에게서는 강함 이란 것 을 느끼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이미 정복한 대상이기 때문이다. K-1과 프라이드의 선수들은 우리 세계에서의 소수의 맹수이다. 우리는 이들에게서 평소에는 느껴보지 못한 야성을 느낀다. 오직 맨손과 최소한의 규칙으로 그들의 승부를 낸다. 한번에 승부에 모든 감각이 동원될 것 이다. 이 작품에서 대비되는 것은 야성의 맹수와 개이다. 그들이 대중에게 보여지기 까지 위해 많은 길들여진 것들을 이기고 그것을 훈장으로 새로운 맹수가 되었다. 우리는 문명으로 인해 잊고 있던 맨손 전투를 그들의 격투에서 대리만족하고 있다. 다수의 길들여짐을 가지고 있지만 그걸 짊어지고 이빨과 발톱을 날카롭게 갈고 새롭게 먹이사냥을 나가는 맹수들이 바로 그들이 아닐까...
자취생에게 필요한건 요령이다. 남은 음식을 맛깔나게 요리조리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엉뚱하게 뭉친 오브제들로 자취생들의 색다른 끼니를 말해보고 싶었다. ■ 홍성재
k-1이나 프라이드 경기에서 선수들의 격렬한 몸동작과 발차기 시원한 펀치를 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열광한다. 링 위에서의 두 선수는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인다. 결국 승리자는 한 사람일 수밖에 없고 우리는 오직 그 승리자만을 기억한다. 패배자를 어느 누구도 바라보지 않는다. 카메라 화면에도 담겨지지 않고 오직 승리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진다. 우리는 화려한 조명과 선수들의 날렵한 몸동작 뒤의 선수들의 고통과 패배자의 아픔을 모른 채 경기를 즐긴다. 이와 같이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K-1, 프라이드 경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한 부분과 동일하다. 나는 세상에는 소수의 강자와 다수의 약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 소수의 강자가 되기 위해 우리는 경쟁한다. 절대 뒤는 돌아보지 않는다. 모든 것들은 승리자, 강자들의 관점에서 판단된다. '즐겁고 화려하게 보이는 것들이 정말 화려한 것들인가? 그 이면에는 누군가의 희생이 없었을까?' 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나의 치아들과 치아 교정 보조 장치들은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내 삶에서 24 시간 중 20시간을 함께하는 나의 친구들이다. 내가 어느 곳을 가든 함께 하는 이 장치들은 나의 지난 10년 동안의 추억을 기록하는 일기장과 같다. ■ 손경화
우리 젊은이들의 자취는 많은 것이 어설프다. 음식쓰레기가 되어버린 반찬들이 뒹구는 냉장고와 곰팡이 핀 빨래들, 나뒹구는 잡다한 만화책들과 먼지 쌓인 책상. 며칠 만에 집에서 밥을 먹으려 반찬을 살폈더니 먹을 만한 것이라고는 멸치 몇 마리. 그래도 이것이 서글프지만 부끄럽지 않은 나의 재미있는 이야기.
사람들은 누구나 남들보다 자신이 뛰어나다는 것을 시험하고 증명하고 싶어 한다. 축구든, 태권도든, K-1과 같은 경기들 모두 자신이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승부욕에 불타오른다. 어린아이들의 공놀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순진한 아이들도 놀이에서 이기기 위해 자신의 의지를 불태운다. K-1에서 폭력은 경기의 겉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폭력을 위해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승부를 위해 싸운다. 시합을 통해 상대방을 누르고, 내가 우위에 서고 싶어하는 마음으로. 누군가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어찌 그들에게만 있겠는가? 사실 모든 사람은 어릴 때부터 K-1을 하고 자라나며, 지금도, 또 앞으로도 싸우는 것을 그치지 않을 것이다. ■ 신가영
나의 집은 옥탑이다. 서울의 삼층 건물에 '공중에 떠있는 방' 옥탑방! 난 옥탑에 살면서 옥탑방 특유의 개방성에 항상 잠정적인 시선을 느낀다. 실재로 마주칠 수 없는 사람들 사이에 난 잠정적으로 이어지는 시선을 느낀다. 나의 무기력한 노출성과 익명의 누군가의 관음증이 결합된 공간. 폐쇄된 집들 사이로 느껴지는 실체없는 인간들의 시선이 날 노출된 공간에 가두어 버린다.
우리의 존재는 충분히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우리가 태어나서 정말 고유한 자기로 존재 할 수 있던 순간이 있었던가? 태어나지는 순간부터 우린 사회의 틀 속에 누구로 규정 되어 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리고 그러한 폭력과 규정이 개인을 존재하게 해준다는 아이러니도 성립한다. 난 이러한 폭력들을 통감하지만 이러한 폭력들 속에서 살아가면서 일체 저항 할 수 없는 나를 발견한다. 끔찍한 각성의 순간에도 나의 존재는 무력하다. 또 나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나의 어떠한 의지와도 상관없이 타인에게도 내가 가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우리의 만남 이라던지 어떠한 관계에서도 각자의 존재를 스스로 설 수 있게 하는 일은 불가능함을 깨닫는다. 사람이란 존재가 만나게 되면 서로에게 피할 수 없는 폭력이 가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폭력은 물리적인 폭력 또는 일반적인 의미의 해악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폭력이란 존재와 존재 사이에서 발생하는 교감이나 전이들을 포함한 광범위한 개념이다. 이러한 것들은 매우 당연한 사회화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사실 각 존재의 성립에는 불가분하게 존재를 그 자체가 아닌 다른 쪽으로 유도해 내기 때문이다. 난 우리가 폭력적이라 흔히 일컫는 K-1이나 프라이드에서 나타나는 폭력성이 아니라 우리 실생활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자 개인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표현한다. 누군가의 만남 속에서 그리고 현대 사회의 수많은 광고들과 상품들이 가하는 폭력은 또 얼마나 우리를 가볍게 만들고 그 틀 안으로 이끌어 가는가? 눈에 보이지 않게 암암리에 존재하는 그 무지막지한 폭력들. ■ 오재우
대학초년생들에게 자취란 부모와 가족들로부터의 달콤한 해방을 의미한다. 자취방을 채워나가는 나의 물건들은 더 이상 가족 공동의 소유가 아니다. 하나 둘씩 사 모으던 개인적 취향을 고스란히 반영한 핑크색 기타 잡동사니들은 어느 순간에선가 보호색 화 돼버린다. 화장실 슬리퍼마저도 개인적 일수밖에 없는 자취생활은 '혼자' 라는 자유가 주는 특별함으로 지극히 사적이며 가장 독창적인 공간으로 변모해나간다. 이 작은 자취방은 힘든 하루로부터 매일 밤 단잠의 꿈을 제공하는 핑크색으로 둘러쌓인 도피처이다.
우리는 매일같이 여지없이 삶의 링 위에 오른다. 나뿐만이 아니다. 전쟁 같은 일터의 부모님도 입시를 치르는 동생도 매순간의 삶이 링 위의 싸움처럼 고난과 상처로 힘겹다. 그런 삶의 링 위에, 가공할 삶의 폭력으로 링 바닥에 넘어져도 함께 싸워줄 수 없고 대신 싸워줄 수 없는 게 우리의 삶이다. 가족일원의 홀로 된 싸움을 링 밖에서 지켜보며 다시 일어나 싸우기를 간절히 기도할 수밖에 없다. 기도는 싸움의 허기진 외로움과 지켜봄의 안타까움을 달래는 작은 위로다. 부모님은 오늘도 기도하며 어린동생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친다. ■ 오수진
상하의 프레임, 자막이미지 등 텔레비전의 다큐멘터리 이미지를 빌려 그림의 사실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여타의 회화가 담고 있는 fine art의 세계를 넘어 좀 더 현실에 가까운 세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자취를 주제로 한 이 그림은 본인의 실제 생활모습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종격투기경기의 단적인 이미지들을 강렬한 색과 거친 필치로 표현하였습니다.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였으며 특히 종이박스의 외곽테두리를 종이끈으로 엮었고 정사각형에 가까운 프레임과 탄력을 가진 박스의 질감은 경기장의 이미지를 표현합니다. ■ 서웅주
아직도 많이 어린 나에게는, 잊혀지지 않고 문득 문득 나를 휩싸는 기억들이 있다. 그리고 자취방은, 그리고 자취라는 상황은 나의 그런 추억들이 가능하게 한 것들이다. 22살의 나는 그 자꾸만 더 아름다위지고, 자꾸만 더 사라져 가는 추억을 잡아두기 위해 노력한다. 이 작품은 그러한 나의 마을을 솔직히 나타낸 것이다.
때때로 모든 것과 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우매함, 나의 나약함, 나의 욕심... 그리고 타인의 억압등등... 인간과 인간이 키스를 한다. 왜 키스를 할까. 왜 인간이 서로 만지고, 서로를 안을까. 모든 것과 사우면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접촉은 또 다른 싸움이자, 해소이자, 안식이다. 그리고 그것뿐이다. ■ 최인지
Vol.20060727c | K-1, 프라이드와 자취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