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gurative/Unfigurative Images

이호섭 회화展   2006_0802 ▶︎ 2006_0808

이호섭_One Day-Abbey Roa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62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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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802_수요일_06: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Tel. 02_734_1333

고요한 추상적 질서, 리드미컬한 형상과의 만남-이호섭의 『Figurative/Unfigurative Images』전에 부쳐 ● 작가 이호섭의 평면은 기하학적 형태의 반복과 그 이면에 드리워진 형상적인 실루엣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색감과 리드미컬한 운동감을 그 특징으로 한다. 지난 2004년 첫 번째 개인전『Rising Memories』전에 이어 두 번째『Figurative/Unfigurative Images』전에서 작가는 보다 오차 없는 채색과 구획된 그리드로 차가운 기하학적 추상의 공간과 내면의 기억, 일상의 장면, 감정의 흔적 등이 녹아든 형상의 공간을 더욱 섬세하게 결합시키고 있다. 작가의 이와 같은 작업 양식은 대학시절 작품의 규격화된 도시나 점멸하는 불빛의 이미지에서 그 기원을 발견할 수 있다. 역시 명확하고 빈틈없는 채색으로 마감되었던 초기 작업들에서 간략하게 기호화된 이미지들은 기하학적 모티프들과 접목된 다양한 풍경을 그리고 있었다. 이처럼 초기의 작업 스타일에서 부각된 선적이고 면적인 분할이 강한 형태감이나 도식화된 형상이미지들은 현재까지 작가의 표현적 특성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 하나하나의 공간으로 들어가 보자.

이호섭_Melancholy Ma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62cm_2005
이호섭_Melancholy Ma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62cm_2006

먼저 작가의 그리드로 드러나는 추상공간은 형식적 완벽함에 도달하고자한 작가의 이성지배적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보다 엄격하게 분절된 삼각형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증감하고 이들이 십자형으로 마주하여 완성되는 사각형의 프레임은 하나의 단위가 되어 화면 전체의 균질한 반복을 거듭하고 있다. 즉 형태들의 분절과 통합의 연쇄와 반복은 철저하게 작가의 의도적 과정인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이들은 의사 텍스춰적 효과를 자아내는 옵티컬한 반응을 불러일으킴으로써 고요한 율동, 리드미컬한 조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이들 형태 전체는 세포의 증식이나 분열과도 같은 일정한 패턴의 규칙적 반복을 속성으로 하여 차가운 지성적 공간을 완벽하게 구축해 놓은 것이다. 그러나 형태가 만들어내는 이 차가운 지성적 공간은 다채로운 색감으로 인해 정서적 이완 작용을 구가하게 된다. ● 무엇보다도 작가의 이러한 형식적인 완성도에의 진수는 색채에 있다. 형태들이 그리는 추상적 패턴아래 녹아든 색채는 대상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표현성과 작가의 예민한 감수성이 만나는 지점인 것이다. 작가의 다음과 같은 언급에서 이것은 보다 명확하게 드러난다. ●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색채의 감각적 질이나 조화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깊은 곳에서 불러일으키는 '울림'이다. 때문에 색채들의 병치나 색과 색이 충돌하여 생기는 떨림으로 색의 이동, 교환, 뉘앙스의 반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하였고, 마침내는 그것들의 통일체를 만들어내고자 하였다."(이호섭)

이호섭_WORD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3cm_2005
이호섭_One Da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62cm_2005
이호섭_GO on Forev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7×162cm_2005

말하자면 작가의 내면적 감정들은 색을 매개로하여 투영하여 메아리치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채색의 과정은 미묘하고 예민한 감정의 추이들을 색감의 내재적 운율로 표출한 것이라 요약할 수 있겠다. 나아가 작가의 평면에는 이러한 내면적 울림을 보다 구체화하여 강렬한 기호로 드러낸 형상의 공간이 자리한다. ● 작가에게 형태가 이성적 공간이고, 색채가 정서적 공간이라면, 형상은 현실의 공간이다. 질서정연한 추상적 공간에 오버랩 되어진 이들 유기적 형상은 작가의 일상에서 경험되어진 기억의 단서들이다. 즉 자신을 포함하여 자신이 즐겨듣던 비틀즈라는 추억의 팝스타,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의 새, 해지는 창가, 흔들리는 커튼 등으로 이미 현실에서 관계 맺어진 것들이다. 문득 떠오르는 기억의 파편들로서 경험의 구체적 기호인 이들 형상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회화적 형식 내부에 그 주체로서의 자신과 그 삶을 내용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작가의 이번 『Figurative/Unfigurative Images』전은 이처럼 추상의 리드미컬한 반복 과 질서, 내면적인 정서의 색채 그리고 그 안에 유기적 형상의 실루엣이 공존하는 세계를 드러내고 있다. 고도의 섬세한 색채와 정밀한 형태적 질서 그리고 기호화된 현실 이미지가 이뤄내는 향연의 이 전시는 작가가 도달하려한 형식적 완성에 이미 근접해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이제 머지않아 작가는 이 형식적 완성에의 매혹으로부터 벗어나 또다른 세계를 꿈꾸게 될 것만 같다. ■ 박남희

Vol.20060802a | 이호섭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