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미술의 시작 : 못 먹는 것은 눈에 보인다

김계현 개인展   2006_0805 ▶︎ 2006_0815

김계현_못 먹는 것은 눈에 보인다 - 과일-위 / 제작과정-아래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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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805_토요일_06:00pm

부대행사_오프닝 퍼포먼스-플라스틱 비키니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

노암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Tel. 02_720_2235 www.noamgallery.com

8월 5일(토)부터 11일간 노암갤러리에서 『김계현 개인전 : 조립미술의 시작 - 못 먹는 것은 눈에 보인다』전을 갖습니다. 김계현 작가(1965~ )는 독일에서 쿤스트 아카데미 뒤셀도르프에서 로제마리 트로켈 클라세 마이스터 쉴러 학위를 받고, 현재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갖는 첫 번째 개인전이라는 것과 '조립미술(construction art)'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조립미술이란, 자체 개발한 플라스틱 블록을 다양한 형태로 조립하여 설치하는 형식으로서 작가가 창안한 새로운 미술 개념입니다. 마치 장난감 같은 조립 블록들은 예술작품을 삶과 감성의 장난감, 시대와 소통의 장난감, 체험의 장난감으로서 만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현대 산업사회의 특징인 대량 생산적 메커니즘을 수용하여 현시대를 반영하면서도 예술을 즐거운 놀이 환경으로서 연출하려는 작가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1전시실에 총 30여점의 조립조각이 전시될 것이며, 2전시실에서는 관람객들이 플라스틱 블록으로 표현하고 싶은 형태들을 조립할 수 있도록 '조립조각 놀이터'를 운영할 것입니다. ■ 노암갤러리

김계현_못 먹는 것은 눈에 보인다_플라스틱 블록_2006
김계현_오감을 위하여_플라스틱 블록_2006
김계현_플라스틱 비키니 - 퍼포먼스_모델과 함께 서있는 작가-좌

조립미술의 시작 - 못 먹는 것은 눈에 보인다. ● 나는 내가 오랫동안 연구해서 디자인한 플라스틱 블록으로 작품을 생산한다. 돌을 깎는 것도 아니고, 청동으로 주조한 것도 아니고, 자연물을 그대로 놓는 것도 아닌, 조립해서 만들어진 조각이다. 나는 이것을 '조립 미술(Constrution Art)' 이라고 부를 것이다. 어린 시절 나는 자전거상을 운영하신 아버지와 함께 시장통에서 자라 왔다. 그리고 시장의 터줏대감격인 어르신들께서 말씀하신 "장사는 3년을 망할 각오로 해야한다" 라는 소위 시장통 철학을 들으면서 자랐다. 그 당시에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예술가의 길을 걷고 있는 지금은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다. 10여 년 전 독일로 유학길을 오르면서 예술에 대한 고민을 할 때마다 항시 떠오르는 말이었다. 어르신들의 시장통 철학은 나에게 '나의 가게를 갖자'라는 결심을 하도록 하였다. 어느 가게에도 종속되거나 영향을 받지 않는 나의 가게를 갖는 것이 예술가로서의 나 자신의 목표가 되었다. 어느 가게, 즉 서구의 여타 장르에서 자유롭고 '경쟁 없는 경쟁'이 가능한 나만의 가게가 나의 예술이다. 이를 위해서는 독창적인 표현 양식이 필요했다. 우선, 남달리 강한 나의 표현의지를 실현하기 위해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형식이 필요했다. 기존의 조각 형식들은 작품을 생산해 내는데 있어서 속도의 제한이 많았고, 표현주의 회화처럼 하루에 두세점의 작품을 제작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나는 생산 속도를 극복하고 싶었고, 그래서 조립이라는 방식을 미술에 끌어들이고자 했다. 조립을 하기 위한 플라스틱 블록을 고안하는데는 정확히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김계현_바퀴의 발견_플라스틱 블록_2006
김계현_바퀴의 발견_플라스틱 블록_2006
김계현_속도의 발견_플라스틱 블록_2006

2년이라는 기간 동안 많은 시행착오 끝에 내 의지대로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는 플라스틱 블록을 발명할 수 있었고, 나의 이름을 세겨넣은 플라스틱 블록을 공장에서 대량생산할 수 있었다. 나는 이렇게 만들어진 블록들로 내가 표현하고 싶은 많은 형상들을 속도의 제한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게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경제적인 논리에 따르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시대에 나의 작품 또한 대량으로 생산되어서 대량으로 소비되길 바란다. 이렇게 나의 예술활동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사회에 기능하기를 원한다. 고국에서 처음으로 갖게 되는 나의 첫 번째 전시이자, 조립미술의 시작을 알리는 나의 전시의 주제는 "못 먹는 것은 눈에 보인다" 이다. 자전거 상을 하셨던 아버지께서 유년기시절 지병으로 돌아가시고, 어머니께서 가게를 이어받아 과일장사를 하신 덕에 나와 형제들은 할머니께서 보살펴 주셨다. 시력이 좋지 않으신 할머니께서 지어주신 밥에는 머리카락이나 돌이 자주 발견되었고, 그 때마다 할머니께서는 우리에게 "못 먹는 것은 눈에 보인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나의 조립미술은 장난감과 예술의 경계에 있는 듯하다. 나의 작품이 머리카락이나 돌처럼 '못 먹는 것'이 되어 관객에게서 외면을 당할지도 모른다. 3년을 망할 각오로 새로운 형식을 선택했다. 그리고 나는 나의 창작물들이 '못 먹는 것'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나는 관객의 판단을 따르겠지만, 관객이 나의 작품을 외면하지 않는다면, 나의 조립미술은 삶과 감성의 장난감, 시대와 소통의 장난감, 체험의 장난감이 될 것이라 믿는다. ■ 김계현

Vol.20060806a | 김계현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