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100cm2

이선하 개인展   2006_0812 ▶︎ 2006_0826

이선하_89100㎠_캔버스에 유채_170×330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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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812_토요일_06:00pm

호기심에 대한 책임감 서울 종로구 부암동 254-5번지 Tel. 011_9991_1701 www.curiosity.co.kr

이 그림들은 나의 피부의 특정한 부위들을 직접 바라보면서 유화 물감으로 그린 것들이다. 먼저 예전에 그려 놓은 나의 왼쪽 팔뚝 부분을 그린 100호 사이즈 그림을 전시장 벽면의 중앙에 걸고 벽의 나머지 부분을 측정해서 5개의 캔바스들을 벽에 딱 맞게 만들었다. 그 다음 그 캔바스들 위에 나의 손등, 허벅지 안쪽, 팔등, 종아리를 계속 뚷어져라 보면서 그 피부들을 그렸다. 피부의 특정한 부분을 계속 바라보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피부는 마치 햇빛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풍경처럼 고정되어 있지 않아 나의 그림들은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처럼 세세한 결이나 디테일들이 담겨 있지는 않다. 대신 그림을 그리는 동안의 온도, 빛, 눈의 피로, 나의 감정 상태에 따라 떠오르고 가라앉는 미묘한 변화들의 흔적이 아주 느린 과정을 통해 중첩되어 있다.

이선하_21912㎠_캔버스에 유채_132×166cm_2006
이선하_13888㎠_캔버스에 유채_56×248cm_2006

· 21912cm2 - 전시장 정면. 중심에 놓인 가장 첫 번째 그려진 피부. · 13888cm2 -다른 부위의 피부를 그려 이어 붙이다. · 17548cm2 - 이 부위는 나의 넓적다리이다. · 15416cm2 - 한조각의 피부를 완성하는 동안에도 나의 피부는 계속해서 변화한다. · 13612cm2 - 피부는 점차 증식되어 벽 전체를 채운다. · 6724cm2 - 피부들은 다음 전시장의 더 큰 벽으로 계속해서 확장 되어 갈 것이다.

이선하_17548㎠_캔버스에 유채_214×82cm_2006
이선하_15416㎠_캔버스에 유채_188×82cm_2006

풀숲을 헤치며 물컹거리는 바닥을 조심스레 밟아가며 천천히 발을 내딛는다. 발밑은 노랗고 붉고 푸르스름하기도 한 얼룩덜룩한 카펫처럼... 그러다 햇살을 받으면 눈부시게 빛나며 다시 그 안에서 천만가지의 색상들이 나를 괴롭힌다. 다시 구름이 해를 가리면 잠시 괴롭힘이 끝나는 듯싶다. 하지만 햇살의 영향으로 나의 눈이 여전히 어지럽다. 해가 지기 시작한다. 붉은 태양은 주위를 더 붉게 물들인다. 붉은색은 보라색을 일으켜 깨운다. 서서히 어둠이 찾아오면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뜬다. 어두움 깊숙이 희미한 달빛이 낮에 광선을 머금은 대지를 간지럽힌다. 그러면 눈은 다시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천천히 새벽이 오고 있다. 이제 모든 피곤함이 사라지고 발밑은 에메랄드 색으로 반짝이기 시작한다. 모든 바람과 별과 공기와 한숨이 계속해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낸다.

이선하_13612㎠_캔버스에 유채_82×166cm_2006
이선하_6724㎠_캔버스에 유채_82×82cm_2006

노랗고붉고검고가늘고희미하고한참을다시뚜렷하게보라빛핏빛붉은아니검붉은가는때론푸르스름한얇고굵은길현기증무더운안으로계속밖으로헤엄치다구역질투명한짠물노란쓴물광합성삼투압끈적끈적한천천히흐르다밖으로 ■ 이선하

Vol.20060812d | 이선하 개인展